'쓰나미' 고아들 잊지 못해요
- 정웅종
- 2005-02-07 0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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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애 약사(일산병원 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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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의 재앙이 휩쓸고간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의료봉사단의 일원으로 11일간 의료활동을 벌였던 한정애(31) 약사는 "한달만에 잊혀진 세기적 재앙에 여전히 구원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우리의 못된 건망증을 질타했다.
시간이 정지한 땅, 반다아체의 기억을 되새기는 내내 그는 당시의 상황이 체감되는 듯 그의 말은 여리게 떨리기도 했다.
"반다아체 인근 사마하니에 있는 난민촌에 들어가 진료를 시작했는데 마치 동남아시아의 다른 장소에 와 있는 듯한 느낌에 불과했어요. 그러나 군병원에 식수를 구하러 가면서 이 같은 안일한 상황인식은 끝났지요".
쓰나미의 첫 느낌을 술술 풀어갔다. 병원 복도에 널려 있는 주검들. 이들에게 풍기는 역한 시체냄새를 맡으면서 '내가 현장에 와 있구나'하고 머리보다 몸이 먼저 느꼈다고 말했다.
"그곳에 도착한 이틀째 되면서 몸이 익숙해졌어요. 모스크사원, 차도르를 쓴 여인들, 하루에 다섯 번씩 올리는 기도 모습 속에서 하루 200여명의 환자를 돌봤습니다".
다행히 모스크 옆 학교건물에 임시진료소를 차릴 수 있었다고 한다. 수동분포기가 있고 전기도 들어와 그나마 조제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의료활동 틈틈히 인근 피해지역을 둘러보았는데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더 처참했다고 한 약사는 전했다.
그는 "그 지역은 강과 바다가 인접해 있었는데 도로 위에 배 한척이 올라와 방치되어 있었다"며 '도로 위에 배'가 매우 낯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로 외상, 피부병 환자가 많았습니다. 물에 잠겼던 사람들이 많아 의외로 호흡기질환인 감기환자도 꽤 있었습니다. 일부 환자들의 경우에는 외상후증후군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를 조제해주기도 했습니다".
몸에 상처 입는 환자들보다 한 약사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부모 잃은 아이들, 바로 고아였다.
"임시 약재부로 쓰이던 건물 창문에 아이들이 하루 종일 매달려 안을 쳐다보는 거예요. 애들은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때론 자기들끼리 쫑알쫑알 이야기를 나눴는데 왜 그 모습이 그리 슬퍼보였을까요".
뭔가 주러 갔지만 정작 준거 없이 얻어오기만 했다는 한 약사는 처음에는 "약사로서 과연 그 곳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한계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랬던 탓에 더 할 수 있는데까지 했다고 한다. 의료진 뒤에서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약사의 한계를 불식하려 했다.
그는 "같이 고생한 민은희 선배 약사와 함께 인터뷰하지 못해 그저 죄송하다"며 "약사는 아픔사람에게 약만 주는게 아니고 그 마음도 함께 주는 사람이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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