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약사대회를 우습게 봤나
- 데일리팜
- 2005-01-24 00: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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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여약사대회가 폐지위기에 내몰렸다가 논란 끝에 존속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자칫 불미스러운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 봉합된 것이라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여약사들의 제전이자 화합의 한마당인 여약사대회를 굳이 폐지하고자 했다면 명분이 정말 그럴듯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약사사회의 단합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 행사를 전국약사대회로 승화·발전시켜야 한다는 명분은 그럴듯해 보였다. 여약사들의 휴면면허가 많아지면서 여약사들만의 ‘이벤트성 잔치’는 약사직능 제고에 도움이 안된다는 비판여론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여약사들의 뽐내기 행사에 불과하다는 비아냥거림이 틀리지 않은 것으로 비쳐지기도 해 여약사대회는 그렇게 폐지대상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대한약사회는 전국여약사대회를 폐지할 상황인가를 자문해 봐야 하고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가를 성찰해야만 했다. 여약사들의 면허소지 비중이 62%에 이르는 것은 차치하고 약대 여학생들의 비중이 무려 80% 이르는 현실을 단순히 숫자로만 보고 있는가. 약사사회의 도도한 물결과 그 무게중심은 이미 여약사들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마이너 행사’로 치부돼 온 전국여약사대회는 이제 명실상부 ‘메이저 대회’다. 이벤트나 일회성 잔치가 아닌 약사들의 미래를 좌우할 행사가 되어 가고 있기에 약사회가 열거한 폐지명분들은 희석돼 있다는 뜻이다. 전국여약사대회는 싫든 좋든 전국약사대회 못지않은 약사사회의 중심에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무게까지 얹어져 있는 상황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언급하자면 차기 대한약사회장 선거를 대비하기 위해 전국여약사대회 폐지론이 나온 것이 사실이라면 통탄할 노릇이다. 대한약사회장을 학교나 지역 또는 서울시약사회장과의 나눠먹기 카드식으로 해 온 지나온 역사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야바위꾼들이 약사회 주변에 여전히 맴돌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2003년에 약사회장 선거가 직전세로 치러졌고 최대지부인 서울지부와 2대지부인 경기지부에서 여약사 회장이 등극해 사실상 수도권을 여약사 사령탑들이 거머줬다. 충남과 강원 등지에서도 여약사회장이 당선돼 차기 선거에서는 더 많은 여약사지부장들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대한약사회장 자리까지 바라보게 될 판세다. 차기 주자들이 혹시 이를 경계하는 차원에서 여약사대회 폐지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지나 않는지 염려스럽다.
약사사회는 오래전부터 선거 때만 되면 정치판 보다 더한 권모술수가 기선을 잡아 왔고 정치판 보다 못한 선거꾼들이 활약하는 것이 당연스럽게 치부돼 왔다. 이를 주도한 사람들이 여약사들이라고 그리고 여약사대회라고 할 수 있는가. 순수한 대회로 치러져 온 여약사대회가 그래도 낳은 행사라고 여겨진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여약사대회가 향후 정치 세력화 하는 것에 있다. 약사사회의 잘못된 ‘세몰이 관행’들이 여약사대회로 옮겨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다. 여약사대회가 약사사회의 총화(總和)와 약사직능을 제고하기 위한 행사로 승화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리다툼의 대결장이자 선거꾼들이 활약하는 뒷마당이 돼서는 곤란하다.
여약사대회는 전국약사대회 못지않은 행사가 될 것으로 본다. 뒤 이어 여약사대회는 불가피하게 전국약사대회로 통합되는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여약사들의 지위가 커지면서 여약사들이 해야 할 몫이 동시에 커진다. 중앙회가 여약사회장은 물론 여약사 임원들이 주가 되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의미다. 여약사대회는 그렇게 업그레이드 되는 미래를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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