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골프접대를 어떻게 막나
- 데일리팜
- 2004-11-11 09: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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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심사·승인을 받아 운영중인 공정경쟁규약 중 향응의 범주에 골프를 새로 추가한 것은 의욕만 앞선 신중치 못한 처사다. 골프가 향응이고 접대성이라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지만 제약사들의 골프접대는 당장 막을 수도 없거니와 막을 방법 자체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제약사들의 골프접대는 그만큼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영업의 중요한 축이다. 이를 공정경쟁규약을 위반한 불공정거래 행위로 간주해 감시하고 처벌한다면 그야말로 전체 제약사회가 열외없이 처벌대상이다.
우리는 관행화된 제약사들의 골프접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천에 옮기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골프접대 금지조항은 사무화된 조항이 될 것이 뻔하다. 자칫 이 조항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자율규정’이 정부로 다시 환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공정경쟁규약은 정부가 제약협회와 제약업체들에게 기회를 준 것에 다름 아니다. 공정위 차원에서 칼을 휘두르기 이전에 제약업체들이 스스로 공정한 자율경쟁을 하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해 줬다는 점이다. 그런데 제약사들이 스스로 지키기 어려운 규정을 만들어 보호막을 거두려 하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제약사 모두가 불공정업체들로 낙인찍힐 상황이라면 공정위가 직접 나서서 감시하고 처벌하려 할 것임은 불문가지다. 공정경쟁협의회가 감시기구이기는 하지만 제약업체들에게는 일종의 ‘보호막’이자 ‘울타리’ 구실을 해주었던 만큼 공정경쟁규약이 허수아비가 될 상황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강력하게 골프접대를 못하게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현실을 무시한 억지발언일 뿐이다. 공정경쟁협의회가 가동된 후 지금까지 향응이나 접대로 처벌된 제약업체가 없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약품채택비, 처방사례비, 의국비 등의 고발건수도 전혀 발표된 바 없었다.
공정경쟁협의회가 있으나 마나한 기구이고 공정경쟁규약 역시 유명무실해졌다는 혹평은 그래서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이를 공정경쟁협의회만 모른다고 할 것인가. 정부는 이미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겼지만 그래도 기대를 해 봤는데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에 또다시 골프를 향응의 범주에 넣었으니 공정경쟁규약이 위험한 기로에 섰다.
의약품 영업시 골프접대를 근절시키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라면 응당 없애도록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한꺼번에 되지 않을 사안이라면 서서히 줄여나갈 방법을 찾는 것이 옳다. 골프접대를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하기 이전에 한도를 정해 줄여나가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우리는 앞으로 공정경쟁협의회가 제약사들의 골프접대를 어떻게 감시하고 처리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다. 골프접대가 무성함에도 공정경쟁협의회의 감시활동이 미진하다면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외 학회시즌인 요즈음 공정경쟁협의회의 감시활동을 주목하고 있던 참이었다.
공정위는 올해 의료·제약산업을 포괄적 시장구조 개선대책분야에 포함시키고 눈을 치켜 떴다. 제약업체가 국내외 학회, 제품설명회 등에서 의료인에게 직접지원을 하는 것은 부당고객유인행위일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범법행위임을 주목하자. 골프는 말할 것도 없이 돼 버렸으니 멀지않아 공정위의 칼날이 번뜩이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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