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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새 약학회장은 약대를 혁신하라

  • 데일리팜
  • 2004-10-03 23:55:36

전국 약학대학의 종주단체인 대한약학회 사령탑이 바뀌었다. 제44대 약학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 해 93%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서울대 약대 김종국 교수는 특유의 뚝심과 배짱을 가진 인물로 안다. 그래서 변화에 더딘 학계 특유의 특성을 변화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

대한약학회는 덕망이나 학식이 있는 교수들이 모인 단체인 탓인지 너무 점잖다. 하지만 너무 체면만 따지다 보면 시대변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한 채 허우적거리게 마련이다. 약학회도 전혀 예외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약학회는 당면한 약학계의 현안들을 혁신해 나가라면 체면을 차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악학대학과 약대교수들은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도 여전히 절반은 사장되고 마는 약사면허를 배출하는데 만족하고 있는 듯 한 분위기다. 약대생들의 사회진출을 제자들 몫으로만 생각하는 고루한 후진성이다.

약학과 약사는 이제 보건의 개념을 넘어서 산업에 적용되는 시대다. 선진국들은 대개 약학과 약사가 국가경쟁력을 떠받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시대가 이처럼 변했는데도 우리의 약대는 근본적인 체질변화가 없다.

변화의 핵심은 능동적인 사회참여다. 가장 우선시돼야 할 사회참여는 신약개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것이다. 약대는 더 이상 학문의 ‘외딴 섬’이 아니다. 약대는 산-학협동의 선구자가 되어 국부(國富)를 축적하는데 실질적 도움을 주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

국부를 떠받칠 신약개발은 제약사들만 해낼 몫이 아니다.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붇는다고 해서 실현된다는 보장도 없다. 약학대학에서 기초학문을 지원하고 광범위한 학문적 기반을 제공하지 않으면 신약개발은 모래위에 성을 쌓은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는 신약입국을 향한 거보를 조금씩 내딛고 있다. 그 기운을 확실하게 피워 낼 몫은 약대와 약대교수다. 약대는 더 이상 약대생을 배출하는 교육기관의 역할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약대는 산업의 언저리가 아닌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약대가 신약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목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약사국시 시험과목을 전면 개편하는 것이 우선이다. 약대학제 6년제도 약계의 숙원사업이지만 시행만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산업일꾼을 키워낼 커리큘럼을 담고 짜고 개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약대는 아직도 과목 이기주로 인해 이러한 개혁과 혁신에 인색하다. 일부 교수는 해묵은 교과서를 바이블 삼아 생색내기용 논문발표에 아까운 시간을 박살내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져 약사제자를 박제처럼 배출하는 것에 만족하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그러한 라이선스의 절반 가까이가 장롱에서 잠자고 있는데도 책임을 통감하는 교수들은 많지가 않다.

새 약학회장은 약대가 신약개발의 산실이 될 수 있는 연구개발 분위기를 진작시킬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약대 내에 수많은 벤처들이 활동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우리나라 약대 졸업생들을 경쟁적으로 채용하려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약대교수들의 몫이다.

약학회는 1년에 서너 번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약학회 회무를 다했다고 하면 착각이고 오산이다. 아니 약학의 미래와 제자들의 앞날을 돌보지 않는 무책임한 행위다. 약대는 행동하는 지성을 할 줄 모르는가. 말 보다는 실천을 중시하는 신임 약학회장에게 변화된 약학계와 약대의 모습을 기대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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