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50주년 자성부터 해야
- 데일리팜
- 2004-09-19 23: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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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가 창립된 지 올해로 반세기를 맞았다. 대한약사회는 오는 11월 1일부터 7일까지 50주년 행사를 다채롭게 갖는 한편 마지막 날에는 전국약사대회를 통해 화합과 단결을 도모할 계획이다. 행사에는 2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하니 약사직능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듯 싶다.
그러나 50주년 행사가 자칫 미래를 준비하는 자리 보다는 ‘과시’를 위한 자리나 일시적인 ‘자축연’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 약사직능이 과거보다 위축된 것은 물론이고 아직도 도처에는 약사직능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많은 때다. 생일맞이 축포만으로 끌날 행사는 그래서 잘 어울리지 않는다. 50주년 행사는 지난날을 성찰하고 자성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의약분업 이후 약국이 의료기관에 주종관계로 예속돼 가고 있는 심각한 국면에서 열리는 생일맞이다. 축하연도 필요하지만 반세기 동안 전례가 없었던 의료기관과의 주종관계를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약사회 50주년 행사가 지난 행사들과는 분명히 달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자 한다.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 행사가 돼서는 안된다. 약국이 그리고 약사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보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국민과 함께 하는 약사상을 구현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는 겉치레나 과시로써는 실현되지 않는다. 행사내용에 있는 ‘묵힌 약 제자리 찾기 운동’이나 ‘우리 아이 지킴이 발대식’ 등은 매우 의미 깊은 행사다. 하지만 이같은 대국민 캠페인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약사사회 내부의 문제를 치유하려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먼저다.
의료기관과의 담합, 불법적인 처방전 수주경쟁, 전문 카운터 고용, 구입가 미만 판매, 약사면허 불법 대여, 본인부담금 할인 등의 고질적인 약사사회 내부문제를 치유하지 않고서는 대국민 캠페인이 실효를 거둘리 없다. 곪은 문제를 싸 않은 채 겉만 화려한 행사는 국민과 함께 하는 행사가 아니다.
물론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는 한국 약국의 위상 재정립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들이 다양하게 도출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대안들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강령이 있어야 하고 그 강령을 준수하고자 하는 약사들의 하나 된 마음가짐이 행사의 깊은 언저리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국민과 함께하는 약사상 구현’이라는 문구도 좋지만 ‘가장 존경받는 약사상 구현’이 더 좋다. 국민과 함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상투어 아닌가. 국민들로 부터 마음으로 존경받는 약사상을 구현한다면 약사직능의 미래는 탄탄대로다.
존경받는 약사상 구현은 어려운 것 같지만 어렵지 않다. 약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 권위가 지켜지고 존경까지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본업을 게을리 하면서 내부문제를 덮어둔 채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외쳐댄다면 오히려 국민을 멀어지게 하는 것일 뿐이다.
반세기를 맞은 약사회의 위상은 약사들의 몸짓 하나하나, 말 한마디한마디, 손끝 마디마디에 달려 있다. 50주년 행사는 그 몸짖과 언행들에 대해 본분을 다하고자 하는 다짐의 자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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