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 슈퍼판매 허용했나
- 데일리팜
- 2004-08-29 21: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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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이 아닌 슈퍼나 구멍가게 등에서 의약품이 유통돼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작금의 실태를 보면 심각한 수준인 것은 고사하고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의약품 슈퍼 유통량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취급 의약품이 더욱 다양해지고 그 양이 크게 늘고 있으니 일반약 슈퍼판매가 허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약을 팔면 현행 약사법상 엄연히 불법이고 판매업자는 응분의 처벌을 받는다. 약을 유통시킬 수 있는 의약품 도매상이나 수입업소에서는 약사가 상근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처벌이나 벌금형을 받는다.
그럼에도 슈퍼나 구멍가게 등은 약을 판매할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약사도 없는데 의약품 판매가 이상할 정도로 자유롭다. 아니 사후관리 울타리에서 벗어나 한마디로 단속의 사각지대가 돼 버렸다. 그렇다면 의약품의 슈퍼유통을 ‘관행’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고 뭔가.
서울 관악구약사회가 최근 슈퍼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을 압수한 결과를 보면 놀랍다. 약의 종류만 봐도 슈퍼가 약국으로 둔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감기약, 두통약, 소화제, 간장약, 드링크 등을 두루두루 갖췄다. 거기다 90% 이상의 슈퍼들이 이들 드링크나 의약품들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우리는 의약품의 슈퍼유통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음에도 방치되고 있은 것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요인이라고 보고 정부가 반드시 대책을 마련해야 함과 동시에 강력한 단속을 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그 이전에 슈퍼유통이 활개 치는 원인을 차단해야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약국의 ‘낱알판매’ 금지조항이라는 점을 적시하고 싶다. 정부는 현행 약국의 낱알 또는 개봉판매 금지조항을 없애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환자들은 약국에서 박스째 약을 사야 하지만 슈퍼에서는 낱알로 의약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약을 상비약으로 구입해 가정에 비치하려는 의도가 없는 한 약국 보다 슈퍼에서 약을 사기가 편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약국이 법을 지키는 사이 의약품의 슈퍼유통이 힘을 받아 활개치고 있다. 약국이 낱알판매를 못하는 마당에 슈퍼가 낱알판매를 버젓이 하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 있을 수 있는가. 정부는 낱알판매 금지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이참에 슈퍼에도 약사를 상근시켜 슈퍼의 낱알판매 단속을 해야 할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는가. 도대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약의 슈퍼유통은 물론 약국에도 분명 책임이 있다. 슈퍼에서 유통되는 약의 대부분이 약국에서 흘러나왔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물론 환자가 약을 달라고 하는데 안줄 수 없는 환경인 것을 안다.
하지만 슈퍼유통 약들이 대부분 저마진 제품이라는 점에서 이들 의약품을 고의적으로 슈퍼에 유통시키는 약국이 없지 않다. 또한 슈퍼로 유통되는 줄을 알면서도 모른 체 약을 판매하는 약국이 적지 않다. 특히 드링크를 ‘차떼기’로 판매하는 약국은 아예 내놓고 ‘슈퍼장사’를 하고 있음을 뒷받침 한다. 그 중심에는 약사사회 내부에서도 골칫거리인 카운터들의 전횡이 있기에 카운터 추방을 위한 자율정화 운동은 그래서 중요하다.
환자들이 슈퍼를 즐겨찾고 일부 약국들이 자의반 타의반 이를 거들고 있는 사이에 의약품의 슈퍼유통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여기에 정부도 전혀 대책을 내놓지 않고 단속조차 하지 않고 있으니 국민들은 의약품의 슈퍼유통이 가능해진 것이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가 됐다.
한국인은 유독 약을 좋아하고 많이 먹는다. 아무리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이라고 해도 다량 또는 무분별하게 복용하면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음에도 한국인은 그렇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약을 먹는다. 그래서 슈퍼유통은 더욱 철저히 단속돼야 한다. 슈퍼가 약의 유통경로로 확대되고 또 방치되고 있는 것은 국민에게 위협적인 일이기도 하거니와 약사직능이 곤두박질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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