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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식약청 인사 신중해야 한다

  • 데일리팜
  • 2004-08-12 06:04:42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조만간 페닐프로판올아민(PPA) 파동으로 대규모 인사 회오리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청장은 이미 사퇴한 마당이고 나머지 주요 포스트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후속인사가 큰 관심거리다.

특히 문책성 인사가 과연 어느 선까지 이뤄질지가 매우 주목되는 부분이다. 복지부가 업무처리를 태만히 하거나 소홀히 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력히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식약청 공무원들에게 태만이나 실책이 있다면 응당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과연 식약청 공무원들만 뭇매를 맞아야 하는지를 따져보면 아니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상급 정책부서인 복지부는 과연 책임이 덜 한 것인지 아니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평소에는 별 관심이 없다가 일이 터지면 사람을 갈아 치우는 것으로 상급부처의 역할을 다했다고 하면 착각이고 오산이다.

일례로 복지부는 식약청이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요청한지 1년이 지나도록 묵묵부답이었다. 그 사이 담당 공무원이 왜 네 번씩이나 바뀌었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식약청의 개정요청 내용은 더욱이 '의약품의 안전사용'과 관계 깊은 낱알식별표시제 도입,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의무화 등이었다.

식약청이 복지부와 업무협조가 얼마나 안됐으면 현재 추진중인 약사법 개정을 정부입법이 아닌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려 했겠는가. 복지부는 이런저런 상황으로 식약청이 일종의 ‘항명’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 좀 하려고 하는 하급자는 뒷짐 지고 있는 상급자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노느니 차라리 항명하는 것이 낮다고 본다. 복지부가 지금에 와서 식약청 인사를 마음대로 주무르면 식약청 내에 소신을 갖고 일 해 왔거나 일 하고자 하는 공무원들은 아마도 꼭꼭 숨어버릴 상황을 맞는다.

복지부는 이번 PPA 파동이 공무원들의 안일한 업무자세로 발생됐다며 인사조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런데 언급된 공무원이 식약청 공무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책임자는 면피도 하고 사람까지 갈아 치우게 됐으니 좀 유별난 특혜를 가졌다.

식약청 후속인사가 가급적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니면 복지부부터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면 식약청 인사가 이해될 일이다.

가칭 ‘의약품안전정책심의위원회’를 복지부 내에서 설치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잘못이다. 복지부는 이 위원회를 통해 안전성 관리를 하겠다고 했지만 난센스다. 복지부가 이 위원회를 통해 식약청을 통제한다는 것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할 식약청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과 같다.

식약청은 복지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본부로 분리된 후 청으로 승격된 기관이다. 지금에 와서 외청으로 만든 의미를 반감시키려는 정책은 국민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오판이자 거꾸로 가는 행정이다.

안전정책심의위원회는 향후 권한을 행사하려 할 것이고 그 권한의 중심에는 인사권이 차지하게 된다. 인·허가 및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소신은 자리가 불안하면 지켜지기가 어렵다. 옥상옥이 될 안전정책심의위원회의 설치는 재고해야 하고 굳이 설치한다면 식약청장 직속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또 하나 우려하는 것은 식약청 차장을 복지부 인사로 하겠다는 것과 복지부가 식약청의 현안업무를 매주 보고받겠다는 내용이다. 복지부가 식약청 수족을 붙잡아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발상은 잘못이다.

식약청이 굳이 감시를 받아야 한다면 일반인이나 시민단체 등이 주체가 돼야 맞다. 막강한 권한을 행사는 식약청 공무원들은 복지부 눈치를 보는 것 보다 국민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옳다.

복지부가 식약청에 지나친 감시와 통제를 하고 무리한 칼질을 한다면 청내 공무원들은 줄서기와 눈치보기가 더 급급해질 수 밖에 없다. 복지부는 식약청을 식물청으로 만들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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