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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식약청을 마녀사냥 하지 마라

  • 데일리팜
  • 2004-08-05 06:50:55

어떠한 경우에도 부작용이 없는 의약품은 절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페닐프로판올아민(PPA) 파동을 보면서 대한민국에는 ‘의약품’이란 단어가 과연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이런 식이라면 효능 보다 부작용이 많은 대부분의 의약품들은 시장에서 모두 철수해야 맞다. 아마도 치료약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다. 특히 부작용이 효능 보다 심각한 항암제류는 가장 먼저 판매금지 내지는 제조정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잘못된 여론이 문제를 꼬이게 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수십 수백명이 죽어나갈 듯한 용어들이 횡행하고 있다. 감기약에 국한된 것임에도 모든 약들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파문이 확산되고 있으니 심히 걱정이다. 환자들이 의약품을 믿지 않으면 그만큼 치료가 늦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PPA 파동은 의약품이라면 예의 있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인식이 전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이성적이면서 비합리적인 여론몰이가 당연스럽게 치부시되고 있다. 온 나라가 온통 PPA 감기약으로 치를 떨어야 할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 않은가.

의약품 부작용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주무관청이 소신을 갖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부작용은 항상 문제거리가 될 개연성이 높고 모든 의약품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이 부작용 업무에서 소신을 갖고 있지 못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은 의약품이 더 많이 유통될 우려가 없지 않다. 미지의 부작용을 관리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작용 보고가 나와도 대충 행정조치만 하고 인과관계를 연구하지 않는 등 사실상 손을 대지 않는다면 묻힐 수 밖에 없다. 반대로 효과가 우수한 의약품은 조그마한 부작용 때문에 허가가 안 되는 사태까지 맞을 수 있다.

지금의 호들갑은 의약품의 안전관리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 의약품 부작용은 찾아내서 홍보하고 관리하는 것이 요체다. 그러나 앞으로는 부작용을 찾아내면 바보가 될 판국이다. 식약청이 부작용 업무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은 마녀사냥식 뭇매를 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에서 부작용이 관찰됐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무조건 일률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PPA제제의 경우 식약청은 나름대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식약청의 1차 조치로 대부분의 유명 PPA 제품은 생산이 중단됐다. 식약청은 위험한 장막을 거두고 3년여의 연구기간을 통해 최종 판결을 했기에 언론에서 제기한 것처럼 수수방관하지 않았다.

PPA 파동은 마녀사냥의 또 하나 표본이라는 이야기다. 마녀사냥은 앞뒤 안 가리고 희생양에게 무조건 돌을 던지고 욕을 하는 식이다. 희생양이 진짜 희생할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아니면 억울한지를 가리는 것은 두 번째 문제가 돼 버렸다.

지나친 책임론을 따지는 것은 식약청의 일상적 업무를 그만두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상급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나서 식약청을 불신하는 듯한 발언으로 감사니 조사니 하는 것은 그래서 잘못됐다.

상급부처가 외청이 하는 일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복지부는 감사에 나설 것이 아니라 식약청의 조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뒤 그 배경을 앞장서 설명해야 할 입장이다.

식약청은 4년간이나 국민을 사지로 내 몬 추악한 죄인으로 낙인찍혔다. 식약청은 변명의 여지없이 무조건 죄인이면서 응당 죄값을 치를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렇다면 향후 식약청 공무원들은 일을 하면 할 수록 죄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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