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장관은 벌써 자취 감췄나
- 데일리팜
- 2004-07-25 23: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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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醫)-약(藥) 양 단체가 또 다시 해묵은 싸움을 벌이고 나섰다. 서로의 불법행위와 치부를 드러내는 치졸하고 유치한 싸움의 재탕 수준이다. 논할 가치가 없을 정도의 ‘막나가기’식 삼류전이다.
약사의 불법행위를 캠코더까지 동원해 감시하겠다는 의료계나 ‘2배수 고발’로 맞불을 놓겠다는 약사단체나 옹색한 모습들이지만 정작 분통 터지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무책임한 응시다.
역대 최고의 실세 장관이 사령탑으로 앉았음에도 복지부는 여전히 의료계나 약사회가 관련된 일이라면 입을 닫아 버린다.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쳐다보기 조차 싫은 것인지 의중을 모르겠다.
이번 싸움은 그 발단이 약대 6년제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복지부는 그 책임한계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 복지부는 의- 약 대결구도를 중재하고 해결해야 할 책임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해단체의 직능다툼이라고 적당히 치부하거나 대충 넘어가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주무부처가 뒷짐만 진 채 강 건너 불구경 할 작정이라면 복지부는 여전히 이해단체들에게 끌려 다니는 ‘복지부동’ 부처다. 특히 김근태 신임 장관은 파부침주(破釜沈舟)이란 용어를 써가며 정치인이 아닌 행정 각료로써 배수의 진을 쳐 큰 현안들을 과감히 뚫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굴뚝 청소부’가 되겠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보면 의-약간의 대결구도를 이해단체들만의 싸움인 냥 방치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솔직히 의약계 보다 업무파악이 먼저라는 장관의 말은 정치적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장관은 당장 양 단체장을 만나야 한다. 의례적인 면담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의약계가 싸우고 있는 불법행위를 복지부가 조사하고 엄단할 방안을 만들어 놓고 양 단체장을 만나 따로 주문할 내용을 이야기 하라는 뜻이다. 복지부가 중심을 갖고 양 단체장을 리드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세 장관이 입각했으면 ‘실세 복지부’의 위상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 의-약단체가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면서 싸우는 것은 이들 단체에도 도움이 안되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정부 모양이 더 우습게 되는 것이다.
의약계의 치부문제는 정부가 칼을 들이 대는 것이 맞는 방법이고 옳다. 이해단체가 정부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자기들끼리 불법행위를 카메라로 찍고 조사하고 고발하겠다고 난리이겠는가.
지금 보건복지부 현안중 숨조차 쉬기 어려운 현안이 바로 의약분업이다. 여기에 약대 6년제가 의료계의 거센 반발로 질식할 정도의 분위기를 만들어 버렸다. 그 끝이 지금 의-약 양 단체의 막가파식 싸움으로 번졌다.
장관이 정말 돌아갈 배를 침몰시켰다면 가장 건드리기 싫지만 가장 먼저 의-약간의 갈등구조를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국민연금이나 식품파동 등의 현안은 실권이 있다면 정치적으로 해결할 여지가 있다.
업무파악이 먼저라는 말은 시쳇말로 골치 아픈 일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소신 없는 비켜가기에 다름이 아니다. 복지부를 대권가도의 '과외공부' 하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크나큰 정치적 오점이 될 수 있다.
소신은 옳다는 판단이 들면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하는 것이다. 또 실세는 권위를 지키려는 얄팍한 정치행위로는 지켜지지 않고 소신으로 그 실세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결국 실세일수록 더 소신을 가져야 한다.
복지부는 어느 한 단체의 반발이 있다고 해도 소신을 갖고 정책을 밀어붙여야 한다. 정부가 의약분업과 약대 6년제에 관한한 분명한 소신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천명해야 의-약간의 저급한 싸움이 종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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