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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약국의 부작용 보고

  • 데일리팜
  • 2004-07-08 09:47:41

의약품을 취급하는 최일선 요양기관인 약국에서 부작용 모니터링 보고가 5월 현재 단 1건도 없다는 지표를 보고 시중에 안전한 약물만 유통된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약국의 부작용 모니터링 시스템이 작동되는지 자체가 대단히 의심스럽다.

병원과 관련업체에서는 같은 기간 중 부작용 보고를 한 실적이 엄연히 있다. 모니터링 보고 비율을 보면 병·의원이 73.5%, 업체가 17.6%, 소비자가 8.8%를 각각 차지한 반면 약국은 ‘제로’다.

부작용 보고는 지난 4월부터 의무화 돼 부작용 사례가 나오면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약국에서는 단 한차례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하니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 약사회에서 모종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긴급 사안이다.

개국가에서는 그동안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면 으레 쉬쉬하며 숨기는 것이 관례였다. 약사의 과실이 조금이라고 있을 경우에는 더더욱 그랬다. 그러다보니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 사례가 덮어지고 있다.

특정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그래도 덜 위험하지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까지 덮어지면 해당약물은 의약품이 아닌 치명적 독약에 다름 아니다. 자칫 생명을 앗아갈 위험성이 있는 약물이 유통되고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나 부작용 모니터링 보고 실태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약국의 부작용 모니터링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일차적으로 약사회에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약학정보화재단을 통해 정부와 공동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는 약사회의 역할이 무색하다. 약학정보화재단이 구축한 부작용 접수 시스템은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있으나 마나한 것 아닌가.

약사회는 부작용 보고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전국 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부작용 보고는 안전한 약물의 유통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약사의 최소한 의무다. 약사가 외면하는 부작용 모니터링 사업은 의미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부작용 보고에 따른 위험부담을 약사가 전적으로 떠 앉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정부는 부작용피해구제 사업을 확대·시행하고 관련 구제기금을 일정부분 약사회에 이양해 관리하게 하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약사들이 다소 과실이 있어도 일정부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부작용 보고는 활성화 된다.

부작용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 책임소재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겠으나 그럴 경우는 사실 극소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책임소재 문제로 인해 부작용 사례가 덮어져서는 안 된다는데 있다.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데 대한 위험의 담보는 인간의 생명까지 무차별적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약사회는 일선 약사들이 부작용 보고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법적, 행정적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 부작용피해구제기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리고 얼마만큼 약사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지 등의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부작용 모니터링은 의약품 허가단계나 허가이후 지속적으로 해당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허가단계의 임상시험이 특정 표본으로 실시되는 제한적인 만큼 부작용 모니터링을 통해 걸러지는 과정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임상시험을 통해 의약품의 모든 부작용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임상을 통해 확인되지 않는 미지의 부작용을 확인하는 것은 결국 부작용 모니터링 사업이다. 그 중심에 약사가 있다.

약사의 부작용 보고가 0%라는 것은 정부와 약사회 그리고 약사 스스로 중요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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