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용어 ‘쉬운 말’ 전환에 환영
- 데일리팜
- 2004-03-25 00: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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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이 한자나 일본식 표기로 된 건강보험 관련 용어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바꾸는 것은 일각에서 찬반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잘 하는 일이다.
의·약사나 의약계 종사자라면 ‘경구용’, ‘남수진’ 등의 용어를 모르지 않는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외래어도 오래 쓰면 우리말이 되는 것이 아니냐'며 굳이 건강보험 용어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일리가 있기는 하지만 국민들을 생각하면 잘못된 판단이다.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익숙해진 용어들까지 마구잡이로 바꿀 필요는 없지만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용어는 반드시 정비돼야 마땅하다. 아니 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건강보험 용어를 주로 의약계에서만 사용하는데 국민들 때문에 용어를 바꾸느냐는 생각도 잘못됐다.
설사 의약계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라고 해도 국민들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이용하다 보면 이들 용어를 접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국민들이 이해를 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려야 하는 용어라면 당연히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
아주 흔한 ‘경구용’이라는 용어의 경우 대부분 국민들이 ‘먹는 약’이라고 알 것 같지만 의외로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아니 이해를 한다고 해도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들은 많다.
‘남수진’이란 용어는 ‘과다진료’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국민이 드물다. ‘수진내역’이란 용어도 ‘진료 받은 내역’으로 표현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고 자연스럽다.
또 ‘우식증’ 보다는 ‘충치’가, ‘이중검수술’ 보다는 ‘쌍커풀수술’이, ‘장치’ 보다는 ‘임시보관’이, ‘최초사역일’ 보다는 ‘최초근무일’이, ‘채당금’ 보다는 ‘미리 지급한 비용’ 등의 말이 쉽고 이해가 빠르다.
의약분야 종사자들은 이들 용어가 낯설지 않겠지만 국민들은 아예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의약관련 용어가 어렵다고 해서 의사나 약사의 권위가 올라가는 시대는 지났다. 아무리 의약계 내에서 사용하는 용어라고 해도 가급적 쉬운 우리말이나 풀어쓰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 옳다.
이 참에 꼭 당부하고 싶은 또 하나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식 용어는 반드시 바꿨으면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대하(융자), 비목(비용명세), 삭도(밧줄), 시방서(설명서), 조체금(선사용자금) 등이다.
물론 국민들이 웬만하면 아는 용어나 습관화된 용어까지 바꾸는 것은 무리다.
가령 ‘경미한’을 ‘가벼운’으로, ‘반려하다’를 ‘되돌려 주다’로, ‘분만비’를 ‘출산비’로, ‘소요자금’을 ‘필요자금’으로, ‘여백’을 ‘빈칸’ 등으로 바꾸는 것 등은 재고해 볼 사항이다.
일본용어 중에도 가건물(임시건물), 간병(병구완), 견습(수습), 구좌(계좌), 매점(사재기), 주간(낮), 하청(하도급), 추궁(캐물음) 등은 국민들에게 익숙한 말들이다. 이들 용어도 일본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표기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기자들은 기사를 쓸 때 중학생 정도가 한번에 읽고 이해할 정도의 기준을 잡고 쓴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가 잘 쓴 기사이듯이 글이나 문자는 가급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에 최우선 가치를 둬야 한다.
공단은 차제에 의약품 설명서의 내용을 쉬운 용어로 바꾸는 작업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공단이 소관부처는 아니지만 보건복지부나 식약청 등에 강력히 건의해 주기를 바라는 차원이다.
의료기관과 약국은 항상 국민과 함께해야 하고 국민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전문직능인으로써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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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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