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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대체 뭘 두려워 하나

  • 데일리팜
  • 2004-01-25 23:37:46
  • 요약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중앙부처 고위직 공무원 32명에 대한 부처간 ‘맞바꾸기 인사’가 단행되면서 보건복지부에도 재경부와 노동부 출신의 국장 2명이 들어왔다.

복지부 내 핵심 포스트라고 할 보건정책국장과 연금보험국장에 이른바 ‘뉴 페이스’가 들어왔으니 분위기가 술렁거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들 두 사람은 복지부 식구들과는 살을 맞대 보지 않은 낯선 인물이기에 그렇다. 최소한의 ‘스킨 십’이 없었으니 기대 보다는 두려움이 더 클 것이라는데 짐짓 이해가 간다.

하지만 복지부 공무원들은 이번 고위급 공무원의 ‘섞기 인사’에 대해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된다. 오히려 변화의 중요한 동인(動因)이 제공됐음을 인식하고 스스로 변화에 앞장설 채비를 갖춰야 함이 올바른 자세다.

보건정책국장은 의료정책, 약무정책, 보건자원, 보건산업진흥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곳이다. 특히 역대 어느 장관도 소신 있게 원만히 조율하지 못한 ‘의약분업’과 관련된 현안을 관장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 과거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재경원 출신의 중량급 인사가 들어왔으니 일단 기대를 해 봄직 하다. 의·약 어느 쪽에도 안면식이 끈끈한 인물들이 없을 테니 그 누구보다도 소신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는 뜻이다.

연금보험국장에도 노동부 정통 관료가 임명돼 기대가 크다. 연금보험국은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강보험 관련 정책·급여·관리 업무와 연금관련 정책·재정 등을 맡는 중요 포스트다. 한해 수십조원의 보험재정과 연금재정을 관장하는 곳이니 그 자리의 책임감이 실로 막중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자고로 ‘곳간’을 제대로 지키려면 고지식한 뚝심과 두둑한 뱃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물며 전 국민들이 매달매달 빠짐없이 꼬박꼬박 내 주고 있는 천문학적인 보험재정과 연금재정을 관장하는 곳이라면 얼마나 막중한 자리인지 거론할 필요가 없다. 이 자리는 그 어떤 청탁이나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특유의 뚝심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우리는 새로 임명된 정병태 보험정책국장과 송영중 연금보험국장이 사실 새 인물이기에 불안감이 없지는 않지만 뚝심과 소신 면에서는 적임자라고 본다.

아직도 흔들거리고 있는 의약분업을 공고히 정착시키고 언제나 불안하기 짝이 없는 보험재정이나 연금재정을 안정화시킬 주역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참신성에 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소신을 지켜줄 인물은 우선 ‘새 사람’이라는 조건이다.

복지부내 공무원들이 이번 국장급 맞바꾸기 인사에 따른 후속 인사태풍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과 청와대 차원의 판짜기로 들어온 새 인물들이 적당히 눈치나 보고 복지부동하는 공무원들을 가만 내버려 두지는 않을 듯 싶기 때문이다.

속된말로 분위기 파악 못하면 후속인사에서 물갈이 대상이 될 것을 인지한 것일까.

청와대는 이번 개혁인사에서 과거와 같이 적당한 인물을 내세우려 한 부처에 강도 높은 ‘훈육’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 만큼 정부수립 이후 가히 새로 쓰다시피 하는 인사개혁에 거는 청와대의 기대는 작지가 않다.

복지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다 소신 있는 부처로 거듭나야 한다.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를 정하면 절대 흔들림이 없는 정책부처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까지 보여온 것 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돛단배 같은 부처가 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두 사람의 국장이 업무파악을 끝내고 모종의 방향을 설정하면 그 다음 불어 닥칠 것은 과장급 및 사무관급에 대한 후속인사일 것이 뻔하다. 사람을 적재적소에 제대로 심는 것은 소기의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사령탑이 해야 할 첫번째 과업인 이유다.

이 과정에서 눈치보기나 줄서기 등을 하는 공무원들이 있다면 이들이 우선 물갈이 대상이다.

우리는 이번 부처간 ‘새 판짜기 인사’ 또는 ‘믹스 인사’가 공무원 사회에서 줄을 서지 말라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줄을 서는 분위기는 편가르기나 눈치보기를 만연케 하고 핵심 현안에서는 몸보신이 최우선이다. 일은 당연히 뒷전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책이나 일이 제대로 될 턱이 없고 끝없는 시행착오와 탁상공론만이 계속될 뿐이다.

실무라인의 최고 사령탑인 두 사람의 복지부 입성은 암묵적으로 장관 이상의 권한을 이양받을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대통령이 이들을 특별히 청와대로 초청해 등을 두드리고 나선데는 뭔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와 같은 줄서기나 텃새를 부리는 식의 몸보신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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