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 영업사원 길들이기
- 이지명
- 2003-12-25 06: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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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회사 분위기 너무 살벌해 영업하기 정말 힘이 듭니다."
某 제약사 엘리트 영업사원이 기자에게 던진 하소연은 영업사원들의 고충을 실감케했다. 알고 지낸지 3년 남짓 되는 동안 그렇게 힘든 기색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습은 비단 이 영업사원뿐 아니라 현재 대부분의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자화상이다.
한때 스카웃 열풍이 거셀 당시, 돈 몇 푼 때문에 외자사로 이직하는 젊은 영업사원들의 사고를 안타까워하던 국내사들이 이제는 그러한 유혹들을 뿌리치고 회사에 남아 준 영업사원들을 과감히 내치고 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 매출부진과 여러 가지 업무 능력을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겠지만, 국내사 영업사원들은 국내사에 남아있는 가장 큰 메리트인 직장에 대한 안전성이 무너지면서 위기의식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요즘 들어 국내사들 역시 영업을 잘해도 나이든 영업사원을 기피하고 있으며, 매출부진 여파로 실적에 상관없이 전체 영업사원들을 모두 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을 알아서 하게끔 하는 게 아니라, 감시받고 있는 느낌이 들어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이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것.
물론 이 같은 상황을 힘들어하는 영업사원의 푸념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영업사원들에 대한 투명한 평가방법이 없어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데다, 외자사와 다른 국내사 특유의 인간적인 정서마저 깨진다면 결국 젊은 영업사원들은 보다 좋은 조건의 외자사 이직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03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해를 마감하는 영업사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가 않다.
고삐를 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기도 중요하다. 영업사원들이 힘들어하는 요즘, 이미 지난 결과물에 대한 채찍질보다는 새해 새 각오를 다질 수 있는 따뜻한 격려로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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