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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교수들 과연 제정신인가

  • 데일리팜
  • 2003-10-19 21:19:47
  • 요약

30여년 동안 지리멸렬 끌어온 약대 6년제가 드디어 결실을 눈앞에 보고 있는데 느닷없이 왠 황당한 소식인가. 전국 20개 약학대학 교수대표들이 원칙 합의한 약대 6년제 표준 커리큘럼 방안은 한마디로 기대수준 이하다.

한국약학대학협의회(약대협) 약학교육연구위원회가 이달 말경 복지부에 제출할 약대 6년제 표준 커리큘럼 방안의 골자는 논란끝에 기존 4년제 테두리 안에서 결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기존 학제에 임상약학이나 실험실습 등을 단순 보강하는 커리큘럼을 만들겠다고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물론 임상약학 등이 보강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기존 4년제의 틀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약대교육을 개혁하고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한심한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단순히 2년이라는 시간만 늘려놓고 몇몇 교과목을 보충하는 식의 커리큘럼이 약대 교육의 질적 향상을 가져온다고 믿는지 묻고 싶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만 대폭 늘려놓고 교육의 질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약대는 비인기학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약대 6년제 표준 커리큘럼은 기존의 4년제 틀을 먼저 개혁하는 것이 급선무고 당연한 수순이다. 어려운 길을 피해가고 쉬운 길만을 가려한다면 약대 6년제는 왜 하려 하는지 의문이다.

현재의 4년제 커리큘럼에서 과감히 뺄 것부터 정리하지 못한다면 표준 커리큘럼을 만드는 것 자체는 물론이고 약대 6년제 자체가 무의미하다.

시대에 뒤떨어진 과목이나 새로운 학문조류에 부응치 못하는 과목을 그냥 놔두고 생색내기용으로 일부 임상약학이나 실험실습을 보강하는 것은 금방 무너져 버릴 ‘모래위 돌담쌓기’와 무엇이 다른가.

표준 커리큘럼을 만들고 학교별로 자율적인 커리큘럼을 만들게 하자는 방안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우선 학교별 자율 커리큘럼 비중이 많으면 표준 커리큘럼은 뭐하러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약대 6년제에 걸맞는 ‘옷걸이용’이 필요해서 만든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약대 6년제 표준 커리큘럼이 지금 논의되는 방안으로 만들어진다면 현직 교수들이 후배나 제자들의 미래와 약학발전의 비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난이 무성할 것이다.

제자들은 커리큘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교수들의 사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약대 제자들은 그 상황을 이해하고 있기에 어느 교수가 앞장서서 희생을 하고 양보를 해줄지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대한민국 약대가 세계적인 약학대학이 될 수 있는 비젼있는 커리큘럼이 짜질 것이라고 간절히 고대한다.

약대 커리큘럼은 또 소위 말하는 ‘개국약사 배출용’에만 초점이 맞춰져서는 곤란하다.

개국약사는 그렇지 않아도 포화상태다. 약사들이 다양한 직역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짜여져야 한다.

특히 신약이나 제약 분야 등에서 노벨상 수상과 같은 세계적인 학자가 배출되도록 교과목이 구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위해 약대과목만이 아니고 약학연구에 필요한 주변과목들까지 커리큘럼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이같은 커리큘럼을 짜기 위해서는 절대 기존의 4년제 틀을 놔두고는 불가능하다.

완전히 새판짜기를 해도 제대로 될지 의문인 판에 단순히 ‘덧칠’하는 식의 새판짜기는 말도 안된다.

약대, 약학, 약사가 일거에 도약할 수 있는 너무도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다시는 이러한 기회가 오지 않는다. 약대 6년제가 약대발전에 디딤돌이 되지 못하고 잘못된 커리큘럼으로 인해 비인기 내지 하위학과로 떨어진다면 너무도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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