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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 약화사고 고발 막아야

  • 데일리팜
  • 2003-10-15 20:42:03
  • 요약

일선 개국약사들이 인과관계가 검증안된 약화사고 때문에 무방비로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문제다.

개국약사들은 자신의 오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과실조항에 걸려들면 고소·고발은 물론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고 있다. 과실조항은 사전동의 없는 대체조제, 사후통보(생동성 품목 등) 없는 대체조제, 환자 동의없는 대체조제 등이다.

약사들은 현행 약사법상 규정된 이들 조항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컴퓨터처럼 완벽히 지킬 수 없는 상황들이 있다는데 고민이 많다.

급하게 사전동의를 받아야 할 때 의사와 연락이 안되는 사례 등이 그것이다. 환자들이 막무가내로 조제를 해달라고 하면 안해줄 수가 없는 상황이 간간히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생동성 품목 등 사전동의가 필요없는 대체조제도 사후통보를 하려면 불편한 점이 많다. 처방전에 의료기관의 팩스나 이메일이 없으면 전화통보를 해야 하지만 바쁜 약국업무를 보다보면 깜빡 잊는 경우가 있다.

또한 환자동의를 받았음에도 약화사고가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의 안면을 바꾸는 환자들이 있어 골칫거리다.

잘못된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확실하다면 해당약사는 응당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인과관계가 검증되지 않은 약화사고 때문에 약사들이 피의자 신분이 되고 피해자가 되는 것은 억울하고 불합리한 일이다.

강심장을 갖고 있는 약사가 아니면 대부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약사들은 결국 부지불식중 범죄를 인정해 범죄자가 되거나 적잖은 물적·정신적 피해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약사들은 사전·사후통보를 한다고 해도 케이스에 따라 약사들에게 일정부분 과실이 오기 때문에 이래저래 불안과 공포속에 조제를 하고 있다. 심지어 3년전의 사건이 최근 민·형사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현행 약사법에는 또 약사들을 힘들게 하는 ‘처방전 확인조항’이 있다.

제23조 2항에는 ‘약사 또는 한약사는 처방전의 내용에 의심이 나는 점이 있을 때에는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 또는 수의사에게 문의하여 그 의심 나는 점을 확인한 후가 아니면 조제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는 규정이 있다.

이 조항은 처방전에 의심이 안나면 그냥 조제해도 무방하다는 의미에서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조항은 의심이 나는 처방전임에도 약사가 미처 발견을 못하면 약사책임이라는 무서운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의사의 처방이 잘못돼도 약사가 이를 바로잡지 못하면 약화사고시 약사가 처벌을 받는다.

약사는 환자의 상태를 의사 이상으로 진찰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뜻인가. 아니면 약이 제대로 처방됐는지 100% 검증하기 위해서는 약사가 의사처럼 진찰을 해도 무방하다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약사들은 이처럼 약화사고시 ‘이헌령 비헌령’식의 약점에 노출돼 있어 약사 본연의 조제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대한약사회는 일선 약사들의 약화사고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을 해소시켜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약화사고들에 대해 중앙회 차원의 대책이 없다.

약화사고가 일어나면 분회단위별로 대처하고 있지만 버겁고 힘에 부친다.

중장기적으로는 약사회 차원에서 약사법 개정을 추진해야 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약화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요령 등을 잘 정리해 개국약사들에게 조속히 뿌려야 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일어난 약화사고 사례들을 상세하게 알려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약화사고는 약사의 잘못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러한 유형의 약화사고로 인해 불안에 떨면서 조제를 해야 하는 현 상황은 약사 조제직능을 위축시키는 중대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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