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레이 분업장관'이 돼야 한다
- 데일리팜
- 2002-07-14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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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각을 통해 입각한 김성호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41대 장관이지만 '제5대 분업장관'이란 별칭을 듣고 있다.
차흥봉, 최선정, 김원길, 이태복씨 등에 이은 다섯 번째 분업장관이라는 이야기다.
차흥봉 전 장관이 의약분업의 뚜껑을 연 '산파장관'이었다면 최선정 전 장관은 보험재정적자와 의·약간 대립을 해결할 소임을 부여받고 장관직에 오른 '행정장관'이었다.
그러나 학자출신인 차 전 장관이나 전문 행정가 출신인 최 전 장관은 모두 의약분업이라는 거센 격랑의 회오리를 피하지 못하고 문책성 인사로 물러났다.
청와대는 결국 정치력으로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카드로 3선의원이면서 정치력과 리더쉽을 겸비한 김원길 전 장관을 기용했다.
김 장관은 특유의 리더쉽으로 재정안정화 대책을 강노높게 추진했으나 법인약국 허용, 처방1매 발행, 성분명 처방 도입 등의 직격탄식 발언으로 의·약계를 시끌벅적하게 했다.
김 장관이 정계로 복귀한 뒤 바통을 이어 받은 사람은 노동운동가 출신의 이태복 전 장관이다.
이 전 장관 역시 재정안정화를 위한 일념으로 약가인하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고강도 정책을 펼치다가 밀려나는 상황을 맞았다.
우리는 분업 시행 2년을 맞아 계속 반복되고 있는 복지부 장관들의 원치 않는 수난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학자, 보건복지 행정가, 정치인, 노동운동가, 정통 세무행정가로 이어지는 복지부 분업장관들의 면면을 보면서 언제까지 장관들의 자리바꿈이 계속될지 궁금하기 까지 하다.
국세청 출신 1호 외청장인 신임 김성호 장관은 개혁성향이 강하고 업무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서글서글한 면이 있는 김 장관은 지난해 공공부문 혁신 최우수상 등 각종 업무평가에서 1위를 독차지 해 외모와는 다른 면모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김 장관의 이러한 스타일을 감안했을 때 이태복 전 장관이 마무리하지 못했던 약가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을 것이라는 분석을 하게 된다.
다만 김 장관은 조직 장악력과 융화력도 갖춰 지나친 무리수를 둘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김 장관의 이같은 외유내강형 능력을 보면 임기동안 반드시 의약분업 연착륙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싶다.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비록 만기가 예정된 장관이라고 하지만 현 정권이 분업 호(號)를 출항시킨 만큼 풍랑에 흔들리는 분업을 안전하게 정박시켜야 하는 책임감을 앉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계속되고 있는 의약분업을 더 이상 혼돈의 중심에 있게 해서는 안된다.
학자출신 장관이 벌려 놓은 뒷수습을 보건복지 정통 행정관료도 소화하지 못했고 정치인과 노동운동가 출신도 봉합을 못했다.
그렇다면 보건복지 분야와는 전혀 무관한 세무 행정가 출신의 장관이 뒷수습을 마무리 할 수 있다고 더욱 장담을 못하는 상황이다.
의약계 내부에서 제기되는 김 장관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게 엇갈리고 있으나 사실 우려가 더 많다.
그 우려는 전직 4명의 분업장관들이 이른바 각 분야에서 모두 '고수'들이었음에도 풍랑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무행정에 관한한 역시 '고단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장관이 어떤 묘책을 내놓을 지는 모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학자적 양심, 보건복지 전문지식, 정치력과 리더쉽, 당찬 소신 등이 있었던 전직 분업장관들의 장점 만큼은 소화해 내는 이른바 '멀티플레이 장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의약분업 문제는 이제 히딩크식 멀티플레이 전략이 없이 해결될 수 없는 현안들이 너무도 즐비하다.
문책성 인사로 물러나는 또 한 사람의 분업장관이 나오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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