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씨 '좌파분업론' 속내 밝혀야
- 데일리팜
- 2002-04-14 2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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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이달초 대선후보 출마연설에서 여당을 좌파적 정권으로 규정, 정치권의 뜨거운 이념공세를 촉발시켰다.
이 후보는 이어 최근 텔레비젼 후보토론에 나와 여당이 추진한 의약분업도 그 연장선상에 다름아닌 것으로 언급하는 충격적인 발언을 남겼다.
우리는 이 후보가 토론회에서 발언한 요지를 들여다보면 본인은 의약분업을 사상적 측면에서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를 보면 사상성이 다분히 내포돼 있음을 보게된다.
이회창 후보는 이부영 후보가 "김대중 정권을 좌파정권이라 했는데, 이 정부는 좌파정권이라서 실패했다고 보나"라고 질문하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이 정권은 교육개혁이란 이름으로 하향평준화를 만들고, 의약분업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빅딜이란 이름으로 기업을 여기저기 떼어 붙였다. 자유보다는 평등을 지향하는 정책이었기에 잘못된 것이다."
그러자 이부영 후보는 "의약분업을 좌파적이라고 보나"라고 응수했다.
이에 이회창 후보는 "좌파적이라는 것은 하향평준화쪽으로 가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의약분업은) 감당키 어려운 고통을 국민에게 강요했다.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불편을 줬다는 것이지 사상 면에서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론내용을 보면 이회창 후보의 '좌파발언'은 누가봐도 '하향평준화'라는 의미다.
이 후보는 의약분업도 자유보다는 평등을 지향하는 정책이었고 국민에게 불편만 안겨주었다고 했다.
이는 현 정권이 의약분업도 하향평준화(국민불편)를 한 것에 다름아니라는 철학이 담겨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의약분업이 현 정권의 좌파적 정책의 연장선에 숨어 있다는 속내가 담긴 발언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의약분업을 좌파적 연장선상에 놓고 발언한 이회창 후보의 분업철학에 심히 우려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 후보는 의약분업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 2000년 6월 24일 긴급 영수회담을 갖고 약사법 개정안을 7월중으로 처리하는데 의견을 같이한 바 있다.
개정내용은 의료계가 장기파업 등을 벌이면서 강력히 요구한 약사의 임의조제 및 대체조제를 금지하는 내용이었다.
의약분업은 이처럼 이회창 후보 자신도 직·간접 관여돼 시행에 들어간 제도이다.
우리는 차제에 어떠한 정치적·사상적 편견을 일체 배제하고 이회창 후보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라면 의약분업이 국민들에게 하향평등화 한 제도이니 만큼 전면 백지화 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는 것인지 확고하게 답변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이 후보에게 의약분업이 정치마당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 자체가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의약분업이 시행된 것도, 의약분업이 변질돼 온 것도, 의약분업이 연착륙을 못해온 것도 모두가 본질적인 책임은 정치권에 있음을 삼척동자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계의 치열한 공방전이 가열되자 정치권은 '몸통'을, 주무부처 공무원들은 소신을 갖지 못한 채 '깃털' 역할을 해 왔음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제와서 의약분업을 누구의 책임으로 몰아붙이는 행태는 분업이 여전히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물론 현 김대중 대통령이나 여당이 의약분업에 관한한 기본적이고도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
그런 탓인지 김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3월에는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8월에는 광복절 축사에서 분업과 관련해 3번씩이나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대선후보들은 이제 과거를 물고 뜯을 것이 아니라 난국을 풀어나가야 하는 해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의약분업을 전면 백지화 하는 것은 결코 해법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분업을 전면 백지하 한다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를 또다시 100년 거꾸로 가게하는 일이다.
어렵지만 해법을 찾아내고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이 진정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임해야 할 행동철학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이번 발언의 진의가 의약분업을 전면 백지화 할 의도가 있는 뼈있는 발언인지 아닌지를 국민앞에 명쾌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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