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주역 맡게 된 '전통 한약서들'
- 데일리팜
- 2002-03-17 1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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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이 우리나라 천연물신약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대단히 고무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11종의 기성한약사와 한약조제지침서상의 처방에 대해서는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면제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생약전문가 6명, 식약청 의약품안전국 소속 2명, 독성연구소 1명 등으로 구성된 식약청 '천연물신약 제품화 촉진 태스크포스팀'이 최근 이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제도화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나 결정 자체만으로 천연물 신약개발을 촉진하는 분수령이 될만 하기에 충분하다.
우리의 전통 한약처방에 대해서는 수천년 복용해온 것인 만큼 정부가 특별히 검사·확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래도 국민들에게 안전한 제제임은 물론 효과가 보증돼 있다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한약을 이용한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서양의 복잡하고 어려운 신약개발 '잦대'를 들이대다 보니 천연물 신약개발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웃 중국과 일본 등 동양권 국가들은 수천년간 양의학이 아닌 동양의학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약을 만들어 왔다.
오랜기간동안 사용돼온 한약처방은 그 차체만으로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고도 남는다는 것은 누구도 인지하는 사실이다.
이를 우리의 독특한 노하우로 개발하고 전 세계에도 이같은 천연물 신약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이해시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이미 이웃 일본은 물론 서양권 국가인 독일에서 앞서가고 있다.
우리의 잠재된 신약개발 능력을 우리 스스로 사장시켜서는 안된다.
국내 상당수 제약업체들은 천연물을 통한 신약개발에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데, 법과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너무 역울하다.
SK제약의 관절염치료제 '조인스'정이 국내 첫 천연물신약으로 상품화됐으나 관련법 부재로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동아제약의 위궤양치료제 '애엽', 종근당의 '부자로부터 패혈증치료제', 제일약품의 '오수유로부터 치매치료제'등 다수의 천연물신약들도 현재 임상단계에 진입해 있어 관련제도와 정책의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우리의 가장 경쟁력있는 한약재인 고려인삼의 천연물제제화 연구는 관련법이 있는 선진국에 선수를 빼앗기고 만 경험을 겪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천연물신약 개발 촉진법'이 늦기는 했지만 얼마전 국회를 통과했다.
복지부도 지난해 11월 2010년까지 천연물신약 5종이상, 임상시험 10종이상 개발을 각각 목표로 내걸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정부 8,600여억원, 민간 1,300억원 등 총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이처럼 국회와 정부가 때늦은 감은 있지만 관련법과 환경을 만들고 과감한 예산투입을 한다고 하니 오랜만에 들리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안전성·유효성을 면제하는 보건복지부 고시 12종의 한약서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우리가 개발하고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될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알게된다.
허준의 동의보감을 비롯한 방약합편, 한약집성방, 광제비급, 제중신편, 약성가, 사상의학, 의학입문, 경악신서, 수세보원, 본초강목, 한약조제지침서 등이다.
이들 한약서를 의약품의 헌법이자 바이블이라고 할 '외국의약품집'과 동일하게 인정하겠다는 것은 경험방에 대한 과학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결정이 최종 확정되면 이들 한약서에 담긴 처방으로 안전성과 용량만 결정되면 우선 제품화가 가능하다.
이어 별도의 임상시험을 통해 '적응증'을 허가받으면 신약으로 제조·판매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2종의 한약서 처방대로 제조된 제품은 투여 경로가 동일하면 어떤 형태로든 제형 변경을 자유롭게 하는 방안도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에도 관습법과 성문법이 양존하듯이 신약에도 충분히 과학과 경험이 양존할 수 있다.
아니 관습과 경험의 오랜 축적이 성문법과 과학을 탄생시킨 모태가 됐음을 우리는 지나칠 수 없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천연물 신약개발 촉진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과 정책들을 내놓고 기민하게 실행에 옮겨주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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