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민간의보, 현 실손형 형태 부적절"
- 최은택
- 2006-05-23 07: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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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보험과 공존방안 토의...'사회적 책임 강화돼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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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의료보험이 국민건강보험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한층 강화하고, 공보험의 보충보험으로서 범위와 역할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료계 단체들은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간보험사와의 질병정보 공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건강보험공단 이평수 상무는 22일 보건정보정책연구원과 서울대보건대학원H.P.M총동문회 공동 주최로 열린 '상반기 보건의료정책세미나'에서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공존방안'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이 상무는 민간의료보험이 현 상태에서 활성화될 경우 “가입자와 공급자의 비용부담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해 보험재정의 비정상적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불필요한 재정증가는 보장성의 완성을 저해하고 결국 공보험 제도의 붕괴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험업체는 기왕증을 가진 국민들의 가입을 꺼리는 역선택을 하게 마련이고, 이는 건강 및 의료보장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보험상품은 보험업체의 이윤동기에 따른 것으로 업체의 수익증가가 사회전반의 효율성 제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사회적 효율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이어 두 보험이 공존하기 위한 방안으로 양자간 역할분담을 명확히 하고, 민간의료 보험 상품 및 관리방안 정비, 민간의료보험의 가입자 보호 제도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강보험은 보장성 강화를 위한 로드맵을 갖고 급여범위와 보장성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민간보험은 이런 공보험의 보충보험으로서 공보험의 재정증가 요인 및 제도발전 저해요인을 배제한 상태에서 상품의 합리성과 사회적 책임성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는 것.
지정 토론자로 나온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석 교수도 “민간의료보험은 공보험의 보장성 보완과 산업정책적 효과를 고려해 상품의 합리성과 사회적 책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영역과 역할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민간의료보험의 새로운 역할 설정 하에서는 실손형 상품은 비현실적”이라면서 혁신의료기술, 고급의료, 편의서비스, 소득손실 등에 대한 실손보상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정액형이 현실에 맞는다“고 밝혔다.
의협 “민간의보, 도입취지 무색...대폭적인 개선 필요”
이와 관련 의료계도 이 상무와 이 교수의 진단과 제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토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세미나에 출석하지 못한 의사협회 박효길 부회장은 미리 작성한 토론문에서 “의료에 대한 다양한 국민의 욕구가 나날이 증가함에 따라 민간의료보험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과의 갈등관계를 야기하는 한편 민간의보 활성화의 주된 근거였던 신의료기술 개발촉진,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등의 산업정책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대폭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부회장은 제도 개선 방향으로 사회적 책임성 제고와 관리감독의 강화, 접근권 보장 시책 마련, 보장영역과 보장방식의 재설정 등을 제시했다.
한의사협회 정채빈 보험이사도 “민간의보 활성화를 논의하기에 앞서 공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민간의보와 건강보험이 공존하려면 공보험의 순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민간의보의 기능을 재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치과의사협회 전민용 치무이사는 “미국이나 미국식 민간의보가 주된 역할을 하고 있는 남미의 주요국가에서 국민의 건강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사례 등을 볼 때 민간의보 도입과 확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보험의 보장성은 평균 61.3%에 불과한 반면 국민건강보험은 재정지원 등에 힘입어 108%나 된다는 점을 감안, 민간보험에 일정한 보장률을 강제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와 질병정보 공유, 심각한 부작용 낳을 것”
전 치무이사는 아울러 “공단이 확보한 의료정보를 민간보험사와 공유할 수 있도록 건보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국가기관에 의한 국민의 정보유출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향후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가입대상에서 배제하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박효길 부회장도 “민간보험사가 환자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개인진료 정보 유출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편 인제대 이기효 교수는 “민간의보의 영향을 부정적으로만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서 “민간의보가 국민건강보장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있는 현실적 필요성과 존재 의의를 인정할 때 합리적 연계방안을 비로소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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