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재단 의원 전격 폐쇄..보건당국 '팔짱'
- 홍대업·정웅종
- 2006-01-13 06: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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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차질 불가피, 환자들 "약 선택권 달라"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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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희귀질환 환자들의 의사 불신이 결국 병원패쇄로 이어지면서 환자의 진료차질이 불가피해졌지만 보건당국의 대응이 미흡해 환자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지난 9일 특정 제약사의 약을 강요한다는 이유로 혈우재단의원 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혈우병환자 및 가족들이 갑작스런 의료기관 패쇄로 진료차질을 빚고 있다.
혈우재단의원은 12일 오전 8시 혈우재단의원 휴진공고를 내고 환자들에게 타 의료기관 이용을 권고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의원에 부착했다.
혈우재단, 환자농성으로 의원 문 닫아
혈우재단의원측은 휴진 안내문을 통해 "의원장은 지난 10일 오후 병가를 신청하고 대진의사를 섭외하려 했지만 환자농성과 섭외에 따른 어려움으로 대진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원환우의 안전보장과 대진의 섭외 등 문제해결때까지 12일부터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 같은 혈우재단측의 의원 패쇄와 사무국 운영중단으로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700여명에 이르는 전체 혈우병 환자들의 70% 남짓을 담당하는 혈우재단의원의 휴진으로 응급환자들의 타 병원으로의 전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3일째 의원장 퇴진 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코헴회측은 "사전에 통보도 없이 오늘 아침 8시 기습적으로 의원휴진 결정통보문을 붙여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유기영 의원장이나 사무국 직원 누구하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유기영 혈우재단의원장은 이날 성북구의 한 의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져진 가운데 일절 연락두절 상태를 보였다.

혈우재단의원의 갑작스런 휴진결정으로 환자들의 진료차질이 생기자 해당 보건소가 긴급조치를 취하는 등 응급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혈우환자 1700명 진료공백 우려...일시 의원급으로 전원조치
서초보건소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혈우재단측을 방문, 코헴회측의 입장을 전달받고 전원문제 및 의원의 조속한 개원을 촉구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갔다.
서초보건소 관계자는 "의원장에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통화가 되고 있지 않다"며 "대진의를 속히 국해 의원 문을 열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단 급한대로 구로에 있는 의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해당 의약품 공급도 차질이 없도록 했다"며 "현재 상황에서 휴진에 대해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답답해 했다.

이들 농성단은 오후 2시 서울을 출발, 경기도 용인 소재 녹십자를 항의방문했다.
코헴회측은 녹십자 항의방문 이유와 관련 "혈우재단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유기영 원장의 퇴진을 종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이들 농성단은 오후 3시부터 1시간 남짓 녹십자 사옥 앞에서 집회를 갖고 혈우재단의원 원장 퇴진을 요구했다.
환자 및 가족들은 오후 4시 10분께 녹십자 사옥 앞으로 진입해 한때 녹십자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환자들은 "진료는 의사, 약 선택권은 환자에게 있는데 의사가 보다 안전성이 높은 유전자재조합제제를 못쓰고 기존 특정제약사의 혈액제제를 쓰도록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혈우재단의원의 휴진결정과 한국코엠회 소속 혈우병환자들의 항의집회에 대해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의원급 의료기관과 환자들간의 문제에 대해 복지부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진료거부라고 주장하는 한국코엠회 회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환자들의 항의집회와 물리력 행사가 진료의사에게는 진료행위 방해로 비쳐질 수 있고, 환자들 입장에서는 진료거부로도 해석될 수 있는 탓이다.
복지부 "개입할 사안 아니다"...진료속개가 최선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휴진을 한쪽도 그렇지만, 시위를 통해 진료를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하는 환자측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공문을 통해서는 진료공백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다만 혈우재단의원의 휴진이 고의성이 내포된 것이 확인될 경우 적절한 행정처분 절차를 밟을 수 있고, 휴진기간이 1개월간 지속될 경우 폐업신고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혈우재단의원의 경우 휴진안내 등의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현재로서는 별다른 방안을 제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혈우병 환자들이 적정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인근병원과 대학병원 등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혈우재단의원 유기영 원장이 빨리 진료를 개시하는 방안이 양측의 가장 적절한 해법이라는 게 복지부의 시각이다.
복지부의 또다른 관계자는 "혈우재단 고위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통해 사태해결을 종용하고 있다"면서 "하루속히 진료가 시작되는 게 양측이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코엠회측은 12일 오전 복지부 의료정책팀, 의료자원팀, 질병관리팀 등에 조속한 치료가 속개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지난 9일부터 병가를 내고 소재파악이 안되던 유기영 원장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한 끝에 연락이 닿았다. 유 원장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지만 퇴진의사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유 원장과의 일문일답. -환자들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본인의 생각을 밝혀달라. =퇴진 문제는 내가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혈우재단에서 결정할 문제다.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없다. -환자들은 유 원장이 특정 제약사의 약만을 고집하고 처방변경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안전성과 효과성으로 판단기준이 나의 처방기준이다. 특정제약사나 재단에서 어떤 약을 처방하라 마라 얘기한 적도 없다. 내 스스로 판단한 약 처방은 옳다고 생각한다. 다만, 환자들에게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한 부분 때문에 오해가 생겼다. -의원휴진으로 환자들의 진료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언제 출근할 계획인가. =당장 출근 못할 것 같다. 환자들이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갈수는 없다. 비록 물리적인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지만 언어적 폭력 등을 당하며 환자진료에 전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혈우재단의원 유기영 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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