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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1위 '염광피부과' 분업예외 취소 임박

  • 정웅종
  • 2005-11-14 06:37:35
  • 대단위 도시형 상권 기대...약국입지 변화는 '한산'

|르포|분업예외 취소 앞둔 건보수입 최고 의원을 가다

의약분업의 적용과 예외는 도시의 팽창과 쇠락으로 그 변화의 모습이 시시각각 달라지게 된다. 더구나 처방의 규모나 방문 환자가 유독 많은 의료기관의 지정취소는 주변 약국입지의 큰 변화까지 초래한다. 대표적인 분업예외 적용 의료기관이었던 경기도 용인시 소재 염광피부과의원. 초기 한센병 환자를 주로 치료했다가 피부질환 전문 의료기관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전국에서 몰리는 환자가 전국 최고 수준인 이 의료기관이 예외지정 취소를 불과 60일 남겨두고 있다. 변화되는 모습이 어떠한지 직접 둘러봤다.

의원급 중 전국 최고의 건보수입를 자랑하는 용인시 동천동 염광피부과의원. 한달 건보수입만 수억원, 연 진료인원 수만명.

의원급 중 국내 최고의 건강보험수입을 올리는 곳은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의원. 다음으로 재단법인 사랑의의원과 경기 용인소재 염광피부과의원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국도 도로변 前일양약품 건물에서 바로 들어서면 동천동(사진 위). 약국과 의원이 몇곳 몰려있고, 가는 길목에 신축빌딩이 들어서 있다(아래).
재단법인 의원을 제외하면 염광피부과의원이 전국 최고 수준의 건보수입을 자랑하고 있다. 그 만큼 분업예외 적용이 끝나는 내년 1월부터 이곳 약국입지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염광피부과의원은 과거 한센병환자촌이 형성된 이 지역 특성을 반영하는 의료기관이었지만 최근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리는 피부질환자 등의 집합소라고 할 만큼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원으로 변모한지 오래다.

주변 지역에 속속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의원과 약국이 들어서면서 내년 1월부터 분업예외적용 지정이 취소된다. 이 의원 인근지역은 그래서 약국입지 변화 관심이 높은 곳이다.

성남시 분당과 용인시 수지에서 차로 채 10분 거리도 되지 않는 가구단지 안에 염광피부과의원이 자리 잡고 있다. 국도변 일양약품에서 가구단지 쪽으로 1.3킬로미터를 더 들어가야 하는 위치다.

입구 초입부터 대로변에서 잘 보이게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 같은 입간판은 들어가는 길 쪽으로 여러 개 발견됐다. 의원으로 가는 길 초입은 동천동으로 이미 현대홈타운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그 주변으로 약국과 동네의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소아과, 통증외과 등 의원 1곳에 약국 1곳 등의 전형적인 동네의원·약국의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의원은 3곳. 약국도 3곳이다. 그러나 약국은 한산해 보였다. 분업예외 지정이 취소되더라도 이들 약국들은 처방수요가 크지 않아 보였다.

의원 주변에 즐비하던 가구단지들이 철거되면서 뼈대를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번잡하고 좁은 도로사정에 마땅한 주차공간도 없어 처방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보였다. 자가용을 이용한 환자가 많고 대중교통 수단이 의원까지 연결돼 있어 분당과 수지 등 인근 대형약국으로 처방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 같은 예측은 의원 앞 정류소에서 버스를 타고 나가는 환자들을 통해서 얼마 안 있어 확인됐다. 의원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분당, 수지, 용인 등 대규모 단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고,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그래서 이곳 약국들은 염광피부과의원의 분업예외 지정 취소를 염두한 것보다는 아파트 단지를 보고 들어선 약국들로 보였다.

분당에서 의원까지 오고가는 버스노선.
이곳 약국에서 염광피부과까지는 정확히 1킬로미터 거리. 그 중간에는 주택도 없고 대부분 가구상점들로 채워져 있었다.

가구상점 들은 거래가 뜸하고 대부분이 '고별무대', '폐업정리' 등의 걸개를 걸어 놓았다. 가는 길 중간 중간에 신축빌딩 몇 채가 건축된 지 얼마 안 된 모습으로 우두커니 길가를 지키고 있었다.

병원과 약국 등 임대 현수막이 커다랗게 걸려 있었지만 거래는 뜸했다. 주변 부동산 관계자는 “염광피부과의원과 이곳 아파트 단지 사이에 대단위 아파트가 또 건설될 것이다”며 “이를 염두해 두고 몇몇 신축빌딩이 지어졌다”고 설명했다.

약국 3곳이 모여 있는 동네와 염광피부과까지 중간에 동천지구의 4,000세대 아파트가 들어선다. 향후 2년간 아파트를 지으면 새로운 상권으로 탈바꿈하게 되면 새로운 의원·약국 입지가 형성될 것이다.

염광피부과의원 앞 주차장에는 이날도 방문한 환자들이 몰고 온 차량으로 빼곡했다. 그러나 주변 건물이 대부분 철거되고 있어 오히려 스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오고 가는 환자들 말고는 지나가는 사람조차 뜸했다.

의원 앞 방범초소에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던 한 지역민은 “2년 동안은 주변에 드러설 수 있는 건 아파트 뿐”이라며 “의원자리만 빼고 모두 철거 된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은 도로가 새로 뚫리고 도시의 모습으로 뒤바뀌면 그 만큼 이곳 지역이 전형적인 상권입지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솔직히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모습이 그려지기에는 주변의 정리 안 된 환경 때문인지 쉬 상상되지 않았다. 마치 사람들이 떠난 탄광촌의 형상이 더 잘 어울릴 정도였다. 올해 12월까지 가구단지 철거가 완료되면 곧바로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시작된다. 2007년이 완공 목표다.

염광피부과의원은 내년 1월 9일부터 의약분업 예외지역 지정이 취소된다. 용인시보건소는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의 해당 의원에 공문을 보내고, 90일간의 예고기간을 공고해 지역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있다.

보건소는 관계자는 “주변의 특수한 환경으로 분업예외기관으로 지정돼 왔으나, 3개 구청이 있는 시로 승격됨에 따라 분업예외 지정을 취소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따라서 이 의원은 내년부터 원외처방을 내게 된다. 단지 입주가 시작되는 2년 후에야 염광피부과의원 주변 입지형태의 윤곽이 분명해 질 전망이다. 아직까지 전국 최고의 건보수입 의원이라는 명성과는 거리가 먼 시골에 외로이 서 있는 의료기관의 모습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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