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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산지수 최종보고서 거부할 명분 없다"

  • 최은택
  • 2005-10-31 06:47:13
  • 31일 공동기획단에 제출...수가협상, '샅바' 싸움

중간보고 결과를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위). 27일 열린 연구진 전체회의장.(사진아래)
|월요진단|수가협상, 대타협 이뤄질까

환산지수 최종보고서가 제출되는 31일부터 올해 수가협상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공단과 의약5단체는 될수록 11월15일까지 대타협을 이뤄내자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올해 협상도 그리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작년 합의 때부터 최근까지의 경과를 점검하고 과연 계약이 성사될 수 있을 지를 짚어봤다.

수가협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상대가치점수 단위당 단가인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이 작업은 요양기관 입장에서는 1년 농사의 수확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연중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다.상거래에서와 마찬가지로 공급자는 더 많 이문을 남기고 싶어 하고 구매자는 될수록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협상에 있어 갈등구조가 형성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또 수가의 적정보상이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줘야 하는 지가 쟁점의 한 가운데에 있음은 부연할 필요도 없다.

이런 가운데 올해 수가협상의 경우 여느 해와는 달라, 분업이후 최초로 당사자간 계약이 이뤄질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건정심에서 수가지불제도 개선을 위한 소위를 구성하고 공단과 의약5단체가 10억원짜리 공동연구를 진행, 양자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합리적인 협상을 이뤄내자고 합의했기 때문.

그러나 환산지수 연구 중간보고서가 제출된 뒤, 공단과 의약5단체의 대타협 가능성에 균열조짐이 비춰지고 있다.

환산지수·종별계약 공동연구 "시작은 순조로웠는데..."

공단과 의약5단체는 지난해에도 계약시한인 11월 15일까지 협상을 타결 짓지 못하고 건정심에 공을 넘겨줬다.

제각각 다른 방법론과 데이터로 연구를 수행, 도출된 결과물로 협상에 임했으니 애초부터 계약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았었다.

공급자단체와 가입자단체, 공단은 건정심 내에서 보름여동안의 공방 끝에 12월 2일 마침내 환산지수 2.99% 인상, 보험료 2.38% 인상, 1조5,000억원 급여확대 등에 합의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공급자단체와 공단이 올해 수가협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키로 했다는 점이었다.

곧 이어 공동연구기획단이 구성되고 공동 연구과제를 선정하는 등 일은 순차대로 착착 진행됐다.

의약단체와 공단이 추천한 연구진으로 무려 25명의 전체 연구진이 꾸려져 지난 6개월여간 작업을 벌였다.

중간보고 결과 의약단체 ‘희비’...공단도 ‘당혹’

환산지수 공동연구는 지난 14일 공동연구기획단회의에 보고됐다. 환산지수의 경우의 수가 무려 780가지에 달해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결과물로 의약단체는 희비가 갈렸다. 공단도 겉으로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는 후문.

그도 그럴 것이 2004년도 비용·수익지표를 통해 나타난 환산지수를 보면, 먼저 원가기준에서는 의원 64.1원, 병원 62.9원, 치과 68.5원, 한의 61.8원, 약국 59.9원으로 모두 플러스 값을 나타냈다.

그러나 잔여원가기준에서는 의원 62.0원, 병원 49.1원, 치과 51.0원, 한의 45.8원, 약국 59.6원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경영수지분석에서도 62.8원, 55.0원, 56.2원, 60.1원, 62.2원으로 종별간 차이를 드러냈다.

잔여원가기준에서 종별간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은 종별 비급여 비중이 의원 3.27%, 병원 21.93%, 치과 25.54%, 한의 25.88%, 약국 5.00%로 폭이 불균등했기 때문.

따라서 치과와 한의 등은 비급여 비중과 의원원장 813만7,000원, 치과원장 737만7,000원, 한의원원장 729만원, 약국장 476만원으로 적용된 인건비에 대한 보정을 강력 요구했다.

공단을 당혹케 했던 부분은 연구진이 급여행위대응 원가기준으로 산출된 의원 64.1원, 병원 62.9원, 치과 68.5원, 한의 61.8원, 약국 59.9원을 적정 환산지수로 제시했다는 것.

이는 단체계약을 전제로 전체 합의 평균값을 제시할 경우 63.44원 8.25%의 환산지수 인상안에 해당되는 것이다.

최종보고서 환산지수 대폭 수정될까 ‘촉각’

의약5단체들이 이미 종별계약 방식을 제 끼고 단체계약으로 입을 맞춰 올해 협상은 사실상 단일인상폭을 두고 예년처럼 밀고 당기는 샅바싸움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공급자단체들은 매년 3%선에서 올랐던 인상폭이 올해는 5%이상까지 끌어올리느냐가 초미의 관심인 반면, 가입자단체들은 매년 수가를 올려줘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따라서 계약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적정원가 보전이라는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약5단체는 중간보고에 대해 비급여비중과 인건비, 자본비용 등에 대한 추가 보정을 요청했지만, 전체적으로 환산지수가 크게 변동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간보고 결과로 단체계약을 밀어붙일 경우 더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

공단 측은 그러나 환산지수에 반영된 계정항목들에 대한 전반적인 보정을 원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제시한 안이 수용하기에 너무 높은 데다 가입자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입장에서 무턱대고 높은 수치의 인상안이 도출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

공단측은 따라서 연구의 가장 기초인 표본의 대표성에서 부터 자료의 신뢰성, 자료의 처리기준 및 방법, 지표의 종류 등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특히 대형병원은 설계표본이 초과된 반면 중소병원은 미달됐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문제 삼았다.

또 자본비용을 반영한다면 자본투자로 인한 이득부분도 고려돼야 한다는 점, 보장성강화에 따른 급여증가율과 비급여감소율의 근거와 타당성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27일 열린 연구진 전체회의에서 공단과 의약5단체가 제기한 보정요구안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수용됐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31일 공동연구기획단 회의에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면 연구진의 칼질수위가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가입자단체들과 불협화음이 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단은 의약5단체와는 달리 최종보고서의 대폭 수정을 내심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10억원 가치 챙기려면 계약 이뤄내야

공단 이사장과 의약5단체장의 첫 회동을 앞두고 31일 열리는 공동기획단 회의는 올해 수가협상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보고서가 협상에 있어 의약5단체나 공단 어느 쪽에 유리하도록 보정될지는 알 수 없으나, 양측모두 최종보고서를 거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번 공동연구는 작년도 합의사항이었던 데다 10억 원이나 되는 공동기금을 조성해 진행됐다.

특히 예년의 경우 각 단체들이 독자적인 연구결과를 가지고 나와 협상에 임해 접점을 찾기가 어려웠던 데 반해 올해의 경우 동의를 하든 그렇지 않든 단일한 보고서가 협상텍스트로 제시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양측 모두 건정심으로 공을 넘기지 않고 될수록 계약을 이끌어내고 싶은 의욕도 강하다. 공급자측은 중간보고를 근거로 가정한다면 최고 65원 정도 수준에서 단일안을 제시해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3%를 넘어 5%수준에서만 계약을 성사시켜도 협상명분을 갖게 될 수 있다.

반면, 공단측은 가입자들이 여전히 종별계약과 동결 또는 소폭인상안을 감안하고 있어 최종보고서가 크게 변화지 않는다면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

공동연구결과를 거부할 수도 없고 가입자들의 요구를 묵살할 수도 없는 처지. 그러나 이번에도 환산지수가 연구방법에 따라 다양한 분포도를 나타낼 것이기 때문에 협상전술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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