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학회 '암극복 수기공모' 대상에 백경혜씨
- 정시욱
- 2004-06-01 09: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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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중 유방암 선고 불구 암과 출산 모두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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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는 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암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지난달 1일부터 20일간 진행됐다.
대상을 수상한 백혜경 씨는 임신 중 유방암 선고를 받았지만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성공적으로 암을 이겨낸 수기를 발표했다.
남편에게 수기 공모에 참가했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는 백경혜 씨는 "이제 막 암을 진단받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나의 사연이 힘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공모전은 짧은 공모기간에도 불구하고 백경혜 씨와 같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암을 이겨낸 행복한 암환자들의 사연이 줄을 이었다.
유방암과 전이성 폐암을 얻고 천당과 지옥을 몇 번씩 넘나들었다는 어느 수녀의 이야기, 난소암 아내를 2년 동안 끔찍이 보살펴온 경찰관 남편의 간병기 등 수많은 '행복한 암환자'들이 암극복 수기를 통해 감동과 희망을 전했다.
소아암을 이겨낸 17세 소년부터, 70세 할아버지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특히 암 부위별로는 유방암 환자의 사연이 압도적으로 많아 눈길을 끌었다.
심사에 참가한 대한암학회(심사위원장: 박찬일 이사장) 측은 "환자들이 보내온 사연을 접하며 암에 대한 그들의 해박한 지식에 놀랐고 한결같이 다른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글을 쓴다는 수기공모자들의 따뜻한 마음에 다시한번 놀랐다"고 말했다. 심사는 1차, 2차 심사를 거쳐 7편이 최종 심사에 올랐고, 대상 1편, 가작 2편이 결정됐으며 학회 측은 희망을 전할 수 있는 수작들을 추려 수기집으로도 발간할 예정이다.
올해 서른 여섯의 백경혜씨. 그녀는 현재 한 남자의 아내이자, 여덟살, 세 살 두 아이의 엄마다. 그녀가 자신의 몸 안에 새 생명과 암세포가 동시에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3년전, 둘째 아이를 임신한지 12주가 막 지난 후였다. 첫째 아이를 낳고 5년을 애타게 기다린 둘째 아이. 그러나 둘째를 가졌다는 기쁨도 잠시, 그녀는 어느날 한쪽 가슴이 커진 것을 발견하고 병원에 들렀다가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는다. 유방암 2기. 왼쪽 가슴은 물론 힘겹게 얻은 아이까지 한순간에 잃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하고도 살 수 있다고 100% 보장할 수 없다. 하늘을 원망하며 가슴에 멍이 들도록 울고 또 울었다. 임신 16주를 지나 뱃속의 아기가 꼼지락 꼼지락 자신의 존재를 알리던 어느날 그녀는 일단 아이를 유산시키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수술날짜를 잡기 위해 병원을 찾은 그녀는 주치의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유방암 조직은 임신중기에 부분 절제술로 제거하고, 출산 후 항암치료를 받으면 아이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반대는 수그러들 줄 몰랐다. 그러나 그녀는 주치의를 믿기로 하고 마음을 정한다. 살기로. 아이와 함께 살기로. 그리고 2002년 2월, 임신 5개월의 몸으로 3시간에 걸쳐 암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뱃속의 아이를 위해 진통제 없이 버터냈다. 잉태되는 순간 암 덩어리를 둘러싼 또 다른 덩어리를 만들어 제 어미의 몸 속에 암의 존재를 알려준 아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생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모정.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준 의료진. 그렇게 모아진 사랑의 힘은 그녀에게 건강한 사내아이를 선사했다. 고마운 아기에게 모정은 한 달 반동안 젖을 물리고 나서야 미뤄둔 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4번의 항암치료와 30회의 방사선치료. 희망을 놓지 않는 그녀의 투병의지와 가족들의 헌신 속에서 그녀는 무사히 모든 치료를 견뎌냈다.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 자리로 돌아왔다. 백경혜씨는 암과 싸우던 그 시절을 이렇게 회고한다. "나는 연애할 때 보았던 착한 남자를 다시 얻었다....몸은 비록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가족들의 사랑안에서 오히려 전보다 조금더 행복했었음을 고백한다." 백경혜씨는 여전히 유방암 환자다. 그렇지만 왼쪽 가슴에 수술 흉터를 가졌고 병원에 좀 자주 드나드는 것 외에 일반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암이 다시 재발한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 남들이 모두 고개젓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길어올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란다. 암은 그녀를 강하게 만들었고, 겸손을 배우게 했으며, 다른 이들의 아픔을 돌아보게 했다. 그래서, 암에 걸렸던 경험을 그녀는 선물이라고 표현한다.
백혜경 씨 수기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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