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존심 버린 국내 제약업계
- 이지명
- 2003-12-01 09: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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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약사도 아닌 상위제약사들이 창의적인 제품개발에 모범을 보이기 보다 잘된다 싶으면 타제품 모방하기 바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어느 상위제약사 임원진이 기자와의 만남에서 토로한 씁쓸한 심경이다.
이는 타회사들의 잇단 공격에 따른 불만이겠거니 치부해 버릴수도 있겠지만, 요즘 제약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엄연한 사실임을 아마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어려운 약업경기로 고전하는 대부분의 제약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지만, 수십명에 달하는 개발인력을 거느리고 있는 상위사들까지 자사만의 새로운 제품개발을 뒤로한 채 타회사 모방하기에 혈안이 된 모습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타회사 제품을 모방하더라도 적어도 제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차별화시킨다던지, 자사만의 제품으로 응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으련만 사실 그러한 제약사들의 노력조차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개발인력들은 자신의 의지보다 오너들의 지시에 의해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들을 배제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국내 제약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요즘, 모방제품이나 의약품보다 건강식품 개발을 선호하는 등 쉬운 길을 선택하려는 이같은 풍토에 국내 제약사들의 미래가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데 분주하다. 특히 내년에는 본격적인 건강보조식품법 시행에 발맞춰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건강식품사업을 대폭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돈이 되는 것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제약사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신제품 개발계획에 좀 더 신중을 기해주길 주문하고 싶다.
아울러 결정권을 쥔 국내 제약사 오너들의 자존심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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