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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상 매물이 쏟아진다"...늦기전에 처분

  • 최봉선
  • 2003-07-21 06:10:14
  • 요약
  • 경기불황 장기화…1,300곳 난립 시장상황 한계

의약품 도매업체의 급속한 증가 속에 올 국내 전반의 경기가 불투명해지자 도매상을 팔겠다는 업체가 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1년 규제개혁위원회가 도매상 시설평수 90평을 폐지한 이후 업체수가 1,300곳을 상회하는 초유의 난립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도매상을 매물로 내놓는 곳도 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도매업계의 이 같은 현상은 과포화 상태인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더 이상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리의 경제 성장률을 정부가 당초 5%에서 3%로 다시 하향조정 할만큼 최근 수개월 째 병·의원과 약국을 찾는 환자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요양기관-도매-제약으로 이어지는 매출감소의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신설법인의 한 도매사장은 "지금과 같은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도매업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늦기 전에 넘기고 싶다"면서 "인수할 사람이 있으면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 왔다.

이 업체는 최근 KGSP(우수의약품 유통관리기준) 적격판정을 받았으나 아직까지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다. 매물로 내놓은 업체들은 대부분 3년 이내에 설립된 법인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는 매입자가 비교적 채권 채무에 깨끗한 업체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 S시의 한 업체의 경우 신설법인을 인수하여 영업에 들어갔고, 도매상 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경기도의 신설업체를 인수하여 서울로 이전했으며. 한 제약사 출신인사도 설립 2년 정도의 신설업체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설법인의 경우 소문이 나도 매출이 미미해 제약사 견제 등을 받지 않아 큰 지장이 없으나 기존 업체들의 경우 제약사를 비롯한 거래선과의 채권·채무관계가 있어 들어내 놓고 밝힐 수 없어 대부분 수면아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한 광역시의 수십 년 된 업체는 최근 서울의 한 업체가 지분투자 형식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소개 됐으나 이는 시장상황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사실상 매도를 할 수 밖에 없는 자구책으로 이해하고 있다.

제약사 출신으로 지난해 도매업에 뛰어든 업체사장은 "올 약업경기가 이렇게 나빠질줄 알았다면 봉급쟁이 생활을 좀더 할 걸 후회된다"며 "지금이라도 채권채무를 양도해 줄 사람이 있으면 발을 빼고 싶다"고 토로했다.

다국적 제약사 한 임원 출신은 최근 도매업 설립을 마음먹고 준비 했으나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는 판단에 보류하고 다른 직종을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황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M&A형식을 빌린 인수작업이 가속화되는 등 어떤 형식으로든 지각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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