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약사 죽이기식 최저가제
- 이지명
- 2003-05-15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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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 특수가 끝난 현 시점에서 제약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최저실거래가제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최저가제 사후관리에 대한 중간집계가 이뤄지면서 제약업계가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제약업계와 도매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약가조사로 인한 최저실거래가 적용 대상 의약품은 화이자의 노바스크, 한독약품의 아마릴 등 대형품목을 비롯해 최소 80여개 국내외 제약사의 350품목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같은 위기의식에 공감대를 형성한 KRPIA와 제약협회는 시장경제 논리를 무시한 최저가 약가인하에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을 시사했고, 얼마전 제약협회 이사장단사는 김화중 복지부장관을 만나 최저가제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무엇보다도 이번 최저가제 시행은 A라는 100원짜리 의약품 100개중 99개를 100원에 팔고 1개를 50원에 팔았을 경우, 100개의 의약품 모두가 50원으로 인하된다는 점에서 국내사와 외자사, 상위사와 중소형사 할 것 없이 모든 제약계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화중 장관은 최저가제의 불합리한 점과 제약업계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제약사들이 의·약사에게 제공하고 있는 관행적인 리베이트를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약가거품을 근절할 수 있는 투명성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경우엔 최저가제 철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물론 제3자인 기자의 시각에서 보면 제약업체와 복지부 양측의 입장은 모두 이유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약사법에 제시된 약사들에 대한 부당행위 과징금을 비롯해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의사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제약사 죽이기식의 현 최저가제 취지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리베이트를 바라는 의·약사들의 타성이 바뀌지 않는 한 약자인 제약사에 대한 정책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약가거품이 제거되리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제약업체들은 막무가내로 최저가제를 없애달라고 때를 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의·약사에 대한 처벌이 함께 이뤄지는 한 최저가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일방적인 억울함을 재고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정말로 약가거품을 제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제약사에 대한 최저가제 시행에 발맞춰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의·약사에 대한 처벌도 함께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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