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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젼 CEO| "최고의 품질은 '투명경영'에서 나오죠"

  • 전미현
  • 2003-01-27 00:04:26
  • 요약
  • 김영진 대표이사 부회장(한독약품-아벤티스파마)

데일리팜에서는 2003년 신년 기획특집으로 차별화되고 독특한 경영전략을 펼쳐 우수기업으로 이끌거나 어려움을 극복한 의약관련 산업체 CEO 10명을 선정, 회사 경영 노하우와 2003년 비젼을 들어보는 특별 인터뷰 'Vision CEO'를 연재합니다.

전체 산업을 다합쳐 국내 상장기업중 가장 오래된 합작기업으로 성공적인 모델케이스를 만든 기업이 제약업계에 있다.

내년이면 반세기의 제약역사를 기록하는 한독약품이 그 주인공.

한독약품-아벤티스 파마로 2000년 체제를 전환한 이 회사 김영진(48) 대표이사 부회장을 만나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첫 질문을 던졌다.

"64년 훽스트와 합작한 이래 지금까지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투명경영에 기초한 상호간의 신뢰였다"

투명경영. 그것은 많은 기업대표자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하나도 새로울게 없는 경영철학에 지나지 않는 단어였다.

그렇다면 투명경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가 중요해진다. 김 부회장의 답변을 통해 왜 한독약품이 남다른 기업으로 평가 받아야 하는지 알아 낼 수 있었다.

"최고 품질의 의약품을 만드는 것은 회사가 양보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이자 원칙입니다. 이는 투명경영을 실현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즉, 제품에 대한 어떠한 결함이나 하자까지도 투명하게 오픈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죠."

같은 맥락에서 조직 프로세스에 기초한 임직원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노사간의 협력과 화합, 고객지향 영업과 마케팅 등 회사활동 전 분야에 김 부회장의 '투명경영' 의지는 스며들어 있었다.

우선 투명경영을 위한 시스템상 인프라 구축은 제약산업계에서 한독약품이 최초로 선보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부터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인 ERP도입을 위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해 98년 업계 최초로 물류, 회계, 영업, 생산, 품질보증, 관리 부분에 SAP의 R/3시스템을 가동, ERP시스템을 구축했다.

얼마전 한독약품의 한직원이 사석에서 기자에게 "우리회사 사람들은 한독약품을 진심으로 사랑해요"라며 은근한 자랑을 한 적이 있었다.

김 부회장이 생각하는 '화합과 협력의 노사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여러대목에서 그 직원의 자랑이 사실로 확인됐다.

먼저 한독약품은 노조설립이래 35년간 한번도 노사분규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노동조합과 정기적으로 미팅을 갖고 경영실적을 설명하고 근로복지 등 사항을 협의해 나가는 한편 사원들과 인트라넷, 직통전화, 부서별 간담회, 집단 및 개인면담 등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 김 부회장의 소신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800명의 전체 직원중 20년이상 장기근속자가 100여명을 넘어서고 있는 점 또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사원의 직장생활 만족도가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경영철학아래 지속적으로 전사원에게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며 다양한 복리후생을 제공하고 그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라 하겠다.

이 회사 HR팀은 지난해 이직했던 회사원들에게 전화리서치를 했다. 결론은 "나와보니 한독이 좋았다는 걸 알겠더라"였다.

이 리서치결과를 전해들은 김 부회장은 속으로 흐뭇해하면서 내부직원들에 대한 협력과 지원의 강도를 높였을 터이다.

최근 매주 회사 식당(기자가 가본 중 최고의 식단과 시설임이 인정되는)에서 갖는 '호프데이'도 그 일환. 각부서가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으며 다채로운 행사로 선의의 경쟁까지 한다는데 분위기가 그만이라고...

그러나 한독약품의 이같은 상승무드는 처음부터 약속돼 있던 탄탄대로의 자연스런 성과는 아니었다.

김 부회장이 독일 훽스트 파견근무를 마치고 경영조정실 이사로 근무하기 시작한 86년 회사의 경영실적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해 매출실적 291억원으로 그가 한국을 떠나던 84년 284억에서 옆으로 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언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92년 과거 상봉동 공장부지를 과감히 정리하고 현재 역삼동본사로 이전하면서 한독약품의 역사는 다시 시작됐다.

이와함께 국내 최고의 공장을 충북 음성에 완공함으로써 아시아 전진기지로써 이미지 메이킹을 새로이하던 95년, 회사는 매출 800억원대로 치고 나가 상승무드를 이어갔다.

"더 이상 내려 갈 곳이 없었다. 바닥을 쳤을 때 시작했기 때문에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를 할 수 있었고 그 시련의 시기가 오히려 우리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며 그 시절을 회고했다.

그의 역설적인 '겸손'에 비하면 한독약품의 매출규모는 그가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86년에 비해 지금 무려 6배나 커졌다.

한독약품은 단독으로 지난해 1,900억원의 매출을 시현했으며 아벤티스파마까지 합치면 2,669억원으로 다국적제약기업 중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독약품-아벤티스파마는 올해 매출목표를 3,250억원으로 전년대비 20%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기존 '아마릴', '탁소텔','트리테이스' 등 매출의 극대화와 지난해 출시 신제품인 '테베텐', '안제메트','케타스'의 조기 정착화, 올해 출시 예정인 '아라바', '악토넬', '가티플로'의 성공적인 발매로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또 약국사업부를 본부로 확대개편하고 사마귀치료제 '와트너', 손발톱무좀치료제 '로푸록스 겔', 피부외용제 '캄비손 소프트' 등 신제품의 성공적 발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지난해 대한약사회와 공동으로 소화제 훼스탈플러스의 판매금액 중 일부를 적립, 1억원상당의 쌀을 불우이웃에 전달한바 있는 '사랑플러스캠페인'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올해 최고경영자로써 김부회장이 중점 실천할 목표는 '공정한 평가와 보상제도 확립', '사내커뮤니케이션 확대', '즐거운 직장만들기' 이 세가지라고 한다.

매출확대를 위한 다른 어떤 전투적 슬로건보다 훨씬 매력적이지 않는가.

그는 알고 있다.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들이 많을수록 회사의 경쟁력이 커지며 직원들이 회사의 경영철학에 반하는 불투명 영업에 손도 대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고객만족을 위한 자발적 영업 마케팅을 펼치리라는 것을...

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서려는 기자를 다시 앉히고 김 부회장은 몸을 앞으로 숙여 비장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안타까운게 있어요. 외국기업들과 국내기업들이 너무 빨리 '빠이빠이'를 한 것은 결국 국내산업에 이득이 될게 하나도 없어요. 일본만해도 아직 많은 기업들이 합작관계를 유지하며 기술이전 등 이쪽이나 저쪽이 모두 해피한 상태에서 결별을 해요. 그러니 일본 국내 제약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해질 수밖에요.

그리고 요즘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있는 외자기업들의 노사간 불협화음은 좋지 않은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거에요. 게다가 우후죽순 자라는 도매상의 숫자불리기는 선진 유통경향과 거꾸로 가고 있는 추세에요. 모두 유통업계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옳은길인지 생각해봐야 해요.

다른 이야기지만 생동성시험 문제는 확대를 위한 정책이 또다른 시비를 낳지않도록 품질관리 차원의 강화책이 함께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김 부회장은 회사경영뿐만 아니라 제약산업 전반의 문제의식을 통찰하고, 걱정하고 있는 건강이 넘치는 CEO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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