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은 또 온다"…K방역 최전선 40인의 행정기록
- 이정환 기자
- 2026-07-13 06:00:5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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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현직 공직자 뜻 모아 '코리아는 코로나와 어떻게 싸웠나' 출간
- 이기일 전 차관 "훗날 공무원들에 행정 통찰 주는 '삼국유사'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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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아직도 모르면 큰일 나는 약국 신제품 정리 ‘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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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 전환한지 3년이 지났습니다. 이 책은 한 명의 필진이 종합해 집필하지 않고, 40명의 공직자들이 함께 코로나19와 싸우면서 각자 자신이 겪은 경험과 지식에 초점을 맞춰 썼습니다. 신종 감염병, 넥스트 팬데믹은 반드시 또 옵니다. 그 때 정부부처와 공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나라가 코로나 팬데믹 피해를 최소화 하고 승리할 수 있게 뒷받침해 준 국민에 대한 공직자들의 헌사란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지 6년, 펜데믹 종료·엔데믹 전환한지 3년이 지난 현재 팬데믹 대응 최전선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전현직 공직자들이 공동으로 책 한 권을 펴냈다.
책 제목은 '코리아는 코로나와 어떻게 싸웠나'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정부부처 슬로건이었던 '코로나는 코리아를 절대 이길수 없습니다'에서 본 땄다.
12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는 40명의 전현직 공직자들의 코로나19 대응 회고록을 책으로 엮어낸 공동 편저자 4인(권준욱·노홍인·이기일·이진석) 중 복지부 1·2차관을 모두 지낸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원장을 만나 집필 후기를 들었다.
공식 백서에는 담기지 않은 치열한 정책 조율, 의료계를 움직인 파격적인 수가 책정, 그리고 현장의 눈물. 코로나 팬데믹 당시 복지부 제2차관으로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을 맡았던 이기일 원장이 K방역의 숨은 이야기를 한 권에 책으로 펴내는 결정을 내린 이유다.

이 원장이 K방역 기록을 집필하기로 결심한 배경엔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의 만남이 자리잡았다. 서로 분야가 달라 코로나19 대응의 조각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흩어진 퍼즐을 하나로 맞추자는데 의기투합 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이번 책을 시간 순서대로 쓴 정사 역사서인 삼국사기가 아닌,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써내려 간 야사 삼국유사에 비유했다. 코로나19 백서가 삼국사기라면, 이번 책은 백서에서 다 담을 수 없는 실무적인 방역·행정의 역사를 담아내며 훗날 도래할 신종 팬데믹 대응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는 게 이 원장 설명이다.
이 원장은 "이미 복지부, 질병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훌륭한 백서가 있다. 백서가 삼국사기라면, 우린 현장 에피소드를 담은 야사 즉 삼국유사를 쓰기로 했다"며 "전세계 초유 사태였던 코로나 팬데믹을 우리나라 정부부처와 공무원들이 감염병 대응 행정을 수행해 내며 끝내 이겨냈던 서사를 기록한 만큼 다음 팬데믹 대응 때 실질적인 도움과 응원이 될 것"이라고 책의 가치를 압축했다.
코로나19 K방역의 가장 큰 분수령 중 하나는 2020년 3월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였다. 하루 확진자가 폭증하며 기존 '1급 감염병은 무조건 음압병상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원칙이 무너졌다.
이 원장은 당시 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 개념을 도입, 행정에 접목하며 코로나 확산 방지와 치료율 제고에 기여했다. 그 경험이 고스란히 책에 담겼다.
이 원장은 "당시 대구 자체 의료체계만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했다. 결국 '환자는 의료기관에서만 치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했다"며 "의료기관의 법적 정의를 곱씹으며 연수원이나 숙박시설에 의료 인력과 장비를 넣으면 그곳이 곧 의료시설이 된다는 발상의 전환에 나섰다"고 말했다.
생활치료센터의 탄생 배경인 셈이다. 국민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단순한 수용 시설이 아닌 '치료'의 개념을 명칭에 못 박았다.
이후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도입된 '재택치료' 역시 '자가치료'라는 법적 용어 대신, 이미 대중에게 익숙했던 '재택근무'에서 착안해 이 원장이 직접 제안한 명칭이다.

이 원장은 K방역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으로 '과감하고 현실적인 수가 보상 체계'를 꼽았다. 정책은 사람의 선의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확실한 유인책(행동 원리)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하루 확진자가 수십만 명으로 치솟던 시기, PCR 검사의 한계를 직감한 이 원장은 SD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등 진단기기 업체를 직접 돌며 생산 능력을 점검하고 신속항원검사(RAT)를 전격 도입했다. 신속한 수가 신설 행정도 뒤따랐다.
이 원장은 "기존 관행 수가에 감염관리 비용을 얹어 5만5920원을 책정했고, 일정 규모 이상의 검사 기관에는 추가 보상을 반영해 병·의원의 폭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며 "재택치료 수가는 초기 실무진이 제안한 5만7000원을 반려하고, 의료기관의 확실한 책임 관리를 독려하기 위해 8만300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생활치료센터 환자 1인당 하루 소요 비용이 30만원이 넘었다. 병원이 환자를 책임지고 관리하게 하려면 파격적인 유인이 필요했고, 초기에 충분한 수가를 제공해 제도를 안착시킨 것이 주효했다"며 "먼저 제도를 시행해 주시면 수가는 소급 적용하겠다는 약속으로 정부와 의료기관 간의 신뢰를 쌓은 결과"라고 했다.
이 원장은 매뉴얼에만 집중했던 일본과 달리, 한국 특유의 '임기응변'이 코로나 팬데믹 대응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방역을 지탱한 세 축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묵묵히 거리두기와 생업의 피해를 감내한 국민과 소상공인, 3500만 명의 환자를 맨몸으로 받아낸 의료진, 그리고 '국가방역부'라 불렸던 국방부를 비롯해 보건소, 질병청 등에서 헌신한 공직자들이 감사를 전한 대상이다.
그는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다. 반드시 다시 찾아올 '넥스트 팬데믹' 상황에서, 훗날의 정책 담당자들이 '아, 그때는 이렇게 대응했구나'라는 통찰을 단 하나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의 소임은 다한 것"이라며 "코로나는 3년 4개월동안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길 줄 몰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접종, 일상 불편을 감내한 국민들이 있어 코로나에게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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