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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치졸한 발상 비난받는 '포상금제'

  • 데일리팜
  • 2002-07-24 21:46:00
  • 요약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약분업 및 약사법 위반행위를 신고하는 사람들에게 최고 50만원까지 포상금 또는 상품권을 주는 이른바 '시민포상금안'를 마련했다.

포상내역은 담합행위, 무자격자 조제, 처방전 없는 전문약 판매, 의사의 직접조제 규정 위반 등 총 12개 항목으로 돼 있다.

우리는 이번 시민포상금제를 보면서 정부가 아직도 연착륙을 못하고 있는 의약분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참으로 희한한 발상까지 동원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시민포상금제는 사실 의약계에서는 도입되지 말아야 할 제도이다.

의약계 내부적으로 본다면 외부에 알려지기에는 너무도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정부의 발표를 보면서 의사, 약사들이 얼마나 많이 불법행위를 하고 있으면 저렇게까지 하느냐며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다. 의·약사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존엄한 직종이기에 교통신호 위반자 신고시 포상금을 주는 것과 같은 식의 범법자 감시감독 체제를 운영해서는 무리수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시민포상금제도가 득 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제도 시행방안을 정부가 다시 거두어들이기를 주문한다.

시민포상금제가 당장은 의·약사들의 불법행위를 어느정도 막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부작용이 훨씬 큰 이유에서다.

환자가 의·약사를 신고하는 사태가 잇따를 경우 의·약사와 환자간에는 씻지못할 불신의 골이 깊어진다.

특히 환자가 의·약사를 불신하게 되면 신체적으로 병이 든 상태에서 심리적인 불안요소가 커져 질병치유를 더 어렵게 할 소지가 충분하다.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플라시보 효과'(위약효과)를 반드시 측정하듯이 환자들이 의료인이나 약에 대해 어느정도 신뢰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질병치료 효과는 실제 큰 차이를 보인다.

의·약사들이 아무리 불법행위를 한다고 해도 그들로부터 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감시의 총구를 들이대게 해서는 곤란하다.

이는 확대해석하면 아버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아들에게 아버지의 불법행위를 감시하라고 하는 것과 유사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찌보면 사람의 사는 정리를 인위적으로 갈라세워 적대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의·약사들의 불범행위는 지금과 같이 사법당국이나 감시당국 선에서 감시하는 것으로 끝나야 한다.

자신의 생명을 치료해 주는 의·약사들을 상품권이나 돈 몇푼으로 유혹해 적대적 대치상태에 이르게 하는 발상은 심한말로 치졸한 발상이라는 비난까지 들을 일이다.

오죽했으면 시민포상금제도를 마련했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아이디어도 사람사는 정리와 어느정도는 부합해야 한다.

반대로 의·약사들도 이제는 스스로 불법의 유혹을 뿌리치고 다시는 이같은 발상이 나오지 않도록 뼈를 깍는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시민포상금제는 환자와 의·약사간에 큰 장벽을 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중차대한 문제를 촉발할 수 있음을 꼭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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