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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의료체계 기반속 北장점 통합해야"

  • 박지호
  • 2002-05-05 22:06:00
  • 요약
  • 문옥륜교수 "南-공공의료 강화, 北-점진 민영화" 시급

통일을 대비한 각 사회영역간 통합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의 경우 남한의 체계를 기반으로 하되 양쪽의 장점을 결합해 점진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는 4일 의협종합학술대회 '남북통일과 의료' 세미나에서 "무상의료체계에 익숙한 북한주민들의 처지를 고려, 점진적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며 "의사담당구역제 등 북한의 일부 체계는 현 남한의료체계에 흡수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교수는 먼저 5세 이하에 사망할 확률이 남한의 10배에 가까운 북한의 낙후된 보건의료현실을 언급했다.

자료에 따르면 남한의 평균수명은 男 69.2세, 女 76.3세인 것에 반해, 북한은 각각 58.0세, 60.6세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지난 97년 대홍수로 298개의 의료기관이 완전 붕괴되는 등 현재 북한의 보건의료현실은 최악의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교수는 "남한의 보건의료체계는 현재 세계 58위이며, 북한은 167위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최근 탈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 가족의 25%가 질병 등으로 사망했다는 통계가 도출된 바 있다"고 북한의 현실을 전했다.

그는 "북한체제붕괴 등 급진통일을 가정할 경우 현재 남한의 자유개원의 제도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의 의료체계가 급격히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가능한 단계별 통일과 함께 의료체계 또한 점진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문교수는 "급진통일의 경우 동독 의료인들이 모두 서독으로 이주하는 바람에 의대생들이 진료를 시행해야 했던 통일 독일의 예를 들며, 북한의료인의 남한이주를 일정기간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정부차원에서 기존 북한 진료체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의료보호대책을 시행하고, 영유아 예방사업 등을 지원하며, 제도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반면, 문교수는 단계별 통일의 경우 결핵약 등 응급약품·종합병원 건설 지원 등을 통해 북한의 의료현실을 끌어올린 후 안정적인 통합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북한의 의료자원을 사유화하되, 중국 농촌의 협동의료체제(CMS)가 붕괴된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인민병원급 이상은 당분간 국·공영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자원부족으로 인해 의사만을 중점 양성하고 있는 북한체계의 모순을 극복할 방안모색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교수는 북한의 무상의료제도를 점진적으로 유상치료제로 전환하되, 남한의 본인일부부담제도 또한 경감시켜 양측의 약점을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 "의사 1인당 주민 1000여명을 담당하는 북한의 의사담당구역제는 주치의제도가 취약한 남한체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북의 제도를 흡수해 주치의 등록제도를 확립하는 정책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세의대 해부학교실 박형우 교수는 "최근 북한 최고 의료기관인 평양의대 교수가 3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국시에 합격한 사례가 있었다"며 "하지만 남한 의사라도 10년 이상 개업생활을 한 의사나 교수가 다시 국시에 응시할 경우 합격이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북한의 의료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니다"라며 "향후 운영방식에 차이가 많은 양체계의 통합을 고려한 합리적인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교수는 통일의료법과 의학용어 과정 이수를 기본으로 하고, 정규 의대 졸업후 중앙급 이상의 병원에서 근무경험이 있는 북한 의사의 경우 남한 의사와 동등하게 인정하되, 나머지 의사들은 의사 국시를 통해 의사면허를 발급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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