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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칼럼] 서비스와 세일즈콘텐츠, 약사와 소비자들

  • 정석원 이사
  • 2023-04-04 14:31:48
  • 정석원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데일리팜=정석원 이사 기자] 사라 페너의 소설 '넬라의 비밀약방'(원제: The Lost Apothecary」에서 약국장 넬라는 ‘남편을 죽이길 원하는’ 여자를 위한 약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누구를 죽이고 싶어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지난 20년간 완벽하게 갈고 닦은 나의 본능이 그녀의 요구에 가장 적합한 처방은 바로 마전자(근육경련을 일으키는 독성의 나무) 씨앗을 주입한 달걀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어느 일요일 아침, 홍대앞에 위치한 나이키 매장 앞에는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젊은이들이 아침부터 길게 줄지어 서 있습니다. 근처 애그 드랍 앞에는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다양한 피부색의 여행객들이 좁은 길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낡은 건물에 주차장도 없고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이비인후과에는 대기 환자들이 아래층 복도까지 줄 서 있습니다.

‘임대 문의’가 붙은 공실 상가가 많은 요즘 제 눈길을 끌었던 인상깊은 매장들의 모습입니다. 나이키, 애그 드랍, 이비인후과 매장은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명확히 파악하고 제공했습니다.

나이키는 한정판 제품을 원하는 나이키 팬들의 구매 니즈를, 에그 드랍은 홍대근처를 방문한 여행객들의 아침식사 후 필수 인증샷이라는 니즈를, 그리고 4층 이비인후과는 일요일에도 문을 열어 환자들의 휴일 치료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줬습니다. 이러한 소비자 만족은 판매(Sales)와 수익(Profit)으로 이어집니다.

이 내용을 약국에 한번 적용해 보겠습니다. 먼저 약국을 찾는 소비자의 특성을 생각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약국(약사)의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는 일반적인 소비자와는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 이들은 반건강인에 속할 확률이 높습니다. 반건강인이란 일본의 ‘건강과 영양식품협회’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분류한 유형 중 하나로서, 건강상태는 보통이나 관리는 부족한 편이고, 만성적이진 않지만 때때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의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즉, 현재의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으나 관리하지 않으면 장래에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인 것입니다.

둘째, 이들은 의약품에 관해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al asymmetry)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소위 ‘소비자 무지’로 인한 소비와 가격에서의 비시장적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경제행위의 두 당사자 중 한쪽은 객관적인 사실을 알고 있거나 상대방의 행위를 관찰할 수 있는데 반해 다른 한쪽은 이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특히 의료서비스의 경우 이러한 ‘소비자의 무지’가 두드러짐을 알수 있습니다.

위의 두 가지 특징을 종합한다면 약국을 방문하는 소비자는 명확한 목적성(니즈)은 있지만 해결방법을 모르는 소비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약국을 ‘잘’ 경영하기 위해서는 약국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맞추어 세일즈와 수익이 발생되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러한 콘텐츠를 ‘세일즈콘텐츠’ 즉, 지역약국에서 ‘실질적인 세일즈’를 일으키는 ‘구체화된 콘텐츠들의 조합’이라고 정의해보겠습니다.

친절하고 전문적인 약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약국이어도 세일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해당 약국의 약료 서비스는 ‘세일즈콘텐츠’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세일즈콘텐츠는 단순히 ‘좋은 서비스’를 넘어서는 ‘매출’을 일으키는 그 약국만의 ‘강력하고 구체적인 콘텐츠의 조합’입니다.

성공적인 지역약국의 세일즈콘텐츠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스웨덴의 보르다포테케트 약국은 독특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통해 세일즈콘텐츠를 개발했습니다. 약국의 실내 디자인을 신체 내부기관으로 형상화하였고, 알록달록하고 비비드(vivid)한 컬러를 사용함으로써 일러스트레이션이 징그럽게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이는 약국에 들어온 소비자들의 눈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였고 또한 약국을 찾는 소비자에게 활기찬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또한 독특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약국내 공간을 상품 구매의 공간과 약사와의 상담 공간으로 나누어 보이게 하여 소비자의 편의를 제공하였습니다. 보르다포테케트 약국은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함으로써 지속적인 고객의 방문과 세일즈를 유도한 사례입니다.

“나는 여자들만 도와주었다. 여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이자 치유의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자신의 병을 솔직하게 말하고 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넬라는 다짐했다.”

소비자의 비밀스러운 니즈를 알아채고 그에 맞는 해결책(치명적인 독)을 제공하는 넬라 약방!

소비자의 상황에 맞는 상담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는 넬라 약방!

소비자가 편안한 시간에 항상 문을 열어주는 넬라 약방!

지역약국을 찾는 소비자는 자신의 건강을 회복, 유지하기 위한 ‘약’을 원하지만, 넬라 약방을 찾는 소비자는 자신이 반드시 죽이고 싶은 사람에게 사용할 ‘독’을 원한다는 면에서 상반된 니즈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약국의 소비자도, 넬라 약방의 소비자도 자신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주는 약국을 좋아한다는 면에서는 같습니다. 비록 판타지 소설 속의 약국이지만, 넬라 약방의 소비자들은 반.드.시. 구매를 하고 돌아갑니다. 넬라의 약방에는 ‘특별한 세일즈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약국에는 어떤 세일즈콘텐츠가 있습니까? 아니면 어떤 세일즈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필자 약력

- 고려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졸업

- 논문: 지역약국(Community Pharmacy) 활성화를 위한 세일즈콘텐츠 개발 연구

-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 서비스 콘텐츠 및 헬스 커뮤니케이션 등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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