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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정가제' 도입 온도차…"필요하다" Vs "시대착오"

  • 김지은 기자
  • 2026-06-29 06:00:56
  • 요약
  • 경기도약, 정책토론회서 일반약 가격제도 개편안 제시
  • ‘정가제’ 필요성 두고 난상 토론…창고형약국 대응 방안으로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창고형약국과 난매 약국 확산으로 일반의약품 가격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경기도약사회가 일반의약품 가격제도 개편 논의를 공식화했다.

다만 토론회에서는 가격질서 개선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정가제 도입 여부와 접근 방식을 놓고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며 적지 않은 온도차도 확인됐다.

경기도약사회는 28일 열린 '2026 정책토론회'에서 '일반의약품 가격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현행 판매자가격표시제(Open Price System)의 한계를 지적하며 일반의약품 정가제 또는 개정형 표준소매가격제 도입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도약사회는 정부 연구용역과 공급가격 실태조사, 공급가 차별 금지 제도 마련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가격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로드맵도 제안했다.

연제덕 경기도약사회장은 가격제도 개편 논의 자체의 의미를 강조했다.

연 회장은 "대한약사회 차원에서도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법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가격제도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 회장은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언론을 통해 정부와 국민을 설득할 책임도 있고 그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서는 도서 정가제가 사례로 제시되기도 했다. 도서도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출판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서정가제가 다시 자리 잡은 사례가 있는 만큼 약국도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주장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표준소매가제도 실패 이유가 뭔가…신중해야"

반면 이날 토론회에서는 일반약 가격을 제한하는데 대한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A분회장은 과거 표준소매가제(표소가)를 언급하며 "표소가 제도가 실패했던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내용을 하위 규정으로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분회장은 또 "도서정가제와 일반의약품 정가제는 성격이 다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성공 가능성에도 의문이 있는 만큼 충분한 숙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가제보다 공급가격 차별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B분회장은 "정가제는 수년에 걸쳐 논의할 사안"이라며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것은 제약사의 과도한 수량 할인과 특별판매, 이중가격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약사회가 약국 담당 부회장들과 제약사 간 소통을 통해 이런 부분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며 "현장에서는 정상적으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사람처럼 비춰지는 현실에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약사는 "정가제 연구용역은 할 수 있지만 정가제 자체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표소가 제도 역시 난매 약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결국 없어졌다"며 "설령 정가제가 실패해 표소가 형태로 돌아간다고 해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제약사들의 공급가격 차별을 없애는 것"이라며 "일부 제약사가 창고형약국과 일반 약국의 납품 조건을 차별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난매 약국이 사라진 것은 동네약국의 경쟁력이 회복됐기 때문"이라며 "대한약사회가 제약사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공급가격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현진 약사들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은 “창고형약국으로 인해 동네약국들이 폭리 프레임이 씌여있는데 이런 프레임 자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며 “약국에서 유명 품목들의 경우 판매가가 30년 넘게 유지되거나 오히려 떨어진 경우도 있다. 이런 업종이 약국 이외 어딨는지 의문이다. 약사들이 먼저 일반약 판매가에 대해 더 당당해지고 이 부분을 더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감대는 형성…해법은 추가 논의"

이날 토론에서는 일반의약품 가격질서가 현재 구조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데에는 참석자 대부분이 공감했다.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가제 도입을 포함한 제도 개편이 필요한지, 아니면 공급가격 차별과 할인 정책 개선이 우선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따라 일반의약품 가격제도 개편 논의는 대한약사회가 추진 중인 연구용역 결과와 향후 정책 논의를 거치며 본격적인 공론화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도약사회는 이날 정책 제안도 함께 내놨다. 우선 정부 차원의 일반의약품 가격제도 연구용역과 공급가격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대규모 수량할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영향평가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공급가격 차별 금지제도를 마련한 뒤 일반의약품 정가제 또는 개정형 표준소매가격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가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대량구매 할인 상한 설정, 공급가격 공시 의무화, 할인율 신고제 등을 통해 공급가격 차별을 최소화하는 대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약사회는 "현재 판매자가격표시제는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도입됐지만 대규모 수량할인과 공급가격 차별 구조 속에서 본래 취지를 상실했다"며 "정부는 일반의약품 가격제도를 소비자 보호와 공정경쟁이라는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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