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세라닙 원료 제조소, 'VAI' 분류…재신청 기반 마련
- 최다은 기자
- 2026-07-16 11:58:05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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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L 핵심 사유였던 원료의약품 제조소 리스크 상당 부분 해소
- VAI는 허가 보장 아닌 제조시설 평가…DP 제조시설 대응 남아
- 16년 투자 리보세라닙, HLB 직접 상업화 전략 마지막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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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최다은 기자] HLB가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네 번째 도전한다. 세 번째 보완요구서(CRL) 핵심 사유였던 원료의약품(API) 제조시설의 일반 cGMP 실사가 '자발적 개선 권고(VAI)'로 최종 종결되면서 FDA 재신청 절차에 착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VAI는 FDA가 해당 제조시설의 지적사항을 공식 규제 조치가 필요한 수준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CRL에서 직접 거론된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관련 리스크는 대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VAI는 제조시설에 대한 분류일 뿐 신약 허가를 보장하는 판단은 아니다. 완제의약품(DP) 제조시설 대응과 FDA의 재심사가 남아 있어 실제 승인 여부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최근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으로부터 FDA의 리보세라닙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실사 종료 서한(Close-out Letter)을 전달받았다.
FDA는 해당 제조시설의 일반 cGMP 실사를 VAI로 최종 분류했고, "VAI 분류 자체가 현재 진행 중인 허가 신청에 대한 FDA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FDA의 제조시설 실사 분류는 크게 별도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NAI, 자발적 개선이 필요한 VAI, 공식 규제 조치가 필요한 OAI로 나뉜다. VAI는 일부 지적사항은 남아 있지만 경고장 발부나 수입 제한 등 공식 조치를 취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판정은 세 번째 CRL의 원인이 됐던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문제가 승인 절차를 계속 가로막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제조시설 분류와 품목허가는 별개인 만큼 VAI를 곧바로 승인 가능성의 확정적 상승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HLB는 FDA와 Type A 미팅과 별도로 공식 질의를 진행해 재신청 절차와 일정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HLB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의 FDA 재신청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며, 구체적인 재신청 절차와 일정은 FDA 및 파트너사인 항서제약과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API 제조소 걸림돌 완화…남은 변수는 DP 시설
첫 번째와 두 번째 CRL에서는 병용약물인 캄렐리주맙의 제조·품질(CMC)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세 번째 CRL에서는 항서제약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한 일반 cGMP 실사 결과가 문제가 됐다. FDA는 임상 유효성이나 안전성보다 제조시설 보완을 요구했다.
논란은 항서제약과의 소통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항서제약은 지난 4월 일반 cGMP 실사에서 Form 483을 받았지만, 리보세라닙 허가를 위한 사전승인실사(PAI)가 아니라는 이유로 HLB 측에 이를 공유하지 않았다.
결국 일반 정기 실사의 지적사항이 리보세라닙 허가 일정까지 늦추는 결과로 이어졌고, HLB는 뒤늦게 관련 내용을 전달받아 대응에 나섰다.
현재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은 실사 종료 서한과 VAI 판정을 받으면서 CRL에서 지적된 직접적인 걸림돌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 이번 허가 불발이 임상 유효성이나 안전성보다 제조시설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신청 여건은 이전보다 개선된 셈이다.
다만 완제의약품 제조시설 문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해당 시설도 최근 FDA 실사에서 Form 483을 받았으며, 항서제약은 오는 24일까지 답변서와 시정·예방조치(CAPA)를 제출할 예정이다.
Form 483은 현장 실사에서 확인된 지적사항을 정리한 문서로, 그 자체가 최종 행정처분을 의미하지 않는다. FDA는 업체가 제출한 답변과 개선 조치의 적정성을 검토해 실사를 최종 분류한다. 지적사항의 성격과 CAPA 이행 수준에 따라 서류 검토로 마무리될 수 있지만 추가 자료 요구나 재실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HLB는 DP 제조시설 문제가 허가 절차에 미칠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FDA에 별도 질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는 향후 재신청 일정과 승인 가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DP 제조시설에 대한 FDA의 판단을 꼽고 있다.
FDA가 재신청 이후 어느 범위까지 다시 심사할지도 변수다. 이번 CRL에서 임상 유효성이나 안전성에 대한 새로운 지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를 임상 자료가 최종 확정됐다는 의미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CRL 사유가 제조시설 문제에 집중된 만큼 재심사 역시 해당 보완사항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6년 투자…리보세라닙이 만든 HLB
리보세라닙은 HLB의 성장사를 상징하는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HLB는 2010년대 미국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리보세라닙의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 권리를 확보했고, 기술수출 대신 직접 상업화 전략을 선택했다. 리보세라닙 개발과 상업화에는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됐으며, 현재 HLB의 기업가치 역시 리보세라 성공 가능성을 기반으로 형성됐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 재신청이 단순한 품목허가 재도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최종 허가를 받아야 HLB가 16년간 추진해온 직접 개발·상업화 전략도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HLB는 리보세라닙 재신청과 함께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가장 가까운 후보는 엘레바가 개발 중인 담관암 2차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으로, 현재 FDA 우선심사가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말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는 CAR-T 치료제를, HLB테라퓨틱스 자회사 리젠트리는 신경영양성 각막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이 진행되더라도 현재 HLB의 기업가치와 투자자 기대는 여전히 리보세라닙의 FDA 승인 여부에 가장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VAI로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관련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최종 승인을 위해서는 DP 제조시설 대응과 FDA의 재심사라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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