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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트·창고형 약국이 진짜 두려운 이유

  • 김지은
  • 2025-07-23 18:21:54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난매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어요. 마트니, 창고형이니 그럴싸할 이름을 붙여서이지 대형 난매 약국에 불과하거든요. 그간 지역 약국들은 난매에 대응하며 잘 버텨왔고요. 약사들이 두려운 진짜 이유는 철석같이 믿어왔던 약사법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약사가 던진 말이 인상 깊어 뇌리에 남았다. 최근 몇 달 사이 마트형, 창고형약국을 두고 의약품 저가 판매에 대한 분노와 우려섞인 말만 들어오다 조금 다른 시각의 약사 말을 들으니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한 원로 약사에 따르면 의약분업 전에도, 후에도 대형 난매 약국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암초처럼 존재했고 그런 약국들이 확산되지 못한 데는 지역 약국 약사들의 단결이 있었다.

제아무리 악질 난매 약국이라 해도 모든 품목의 마진을 포기하며 저가로 판매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일명 ‘미끼품목’이라 하는 일부 유명 품목 위주로 마진을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마트형, 창고형 약국들도 예외는 아니다.

다빈도 유명 품목을 중심으로 여타 약국들에 비해 판매가를 낮추는 전략인데 지역 약국들도 관련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일정 부분 조절했다는 것. 그렇게 하니 주민들이 굳이 먼 거리에 난매 약국까지 찾아갈 수고를 감수하지 않았고, 결국 그렇게 약국 생태계는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물론 마트, 창고형약국은 그 시절 난매 약국들과는 조금 다른 특징을 보인다. 대형 자본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온라인, SNS 바이럴 광고에 나서면서 소비 대상을 인근 지역 주민이 서울, 수도권 전역으로 넓혔다는 점이다.

약사사회가 의약품 난매에 집중하며 이들 약국의 흥행, 동일 약국의 확산을 우려하는 사이 ‘기형적 약국’은 일반약 박리다매로 모객에 성공한 이후 또 다른 수입 모델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창고형 약국의 경우 약국과 주차장만 위치한 해당 건물 위층에 약국 개설 전 이미 점포 용도로 의원이 등록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사회에서는 일정 기간을 두고 의원이 입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원 용도가 등록된 해당 층에는 휴게음식점 용도의 점포가 추가로 등록돼 있다.

이번 창고형 약국 개설 때와 같이 관련 약사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의원 개설이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선 마트형, 창고형 약국의 등장과 개설도, 앞으로 진행될 이미 약국이 단독 개설된 건물에 의원 개설이 진행될 상황도 모두 교묘하게 약사법 경계를 넘나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약사들은 당장 대형 난매 약국 한 곳이 개설되는 문제를 넘어 철옹성만 같던 약사법 근간이 흔들리는 현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전에는 법으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던 일들이 법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며 현실이 되는 상황 속 약사사회는 그 다음 펼쳐질 또 다른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약국 경영 전문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약사법으로 막혀있던 둑이 무너지는 순간 약국 생태계에는 큰 변혁이 찾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약사들이 이번 창고형 약국 사태를 두고 그 어느 때 보다 분노하고 우려를 표출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약사사회가 ‘기형적’이라 규명한 이들 약국을 행정부가 더 예의주시 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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