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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안에 승부"...SNS 1만 팔로워 달성한 두꺼비약사

  • 강혜경
  • 2022-06-15 16:05:49
  • 이재훈 약사(성남 푸른약국)
  • 흔한 질환부터 소화제-파스까지 짧은 시간에 재미있게 설명
  • "약국-제품 홍보보단 건강정보 주려 노력하다 보니 거부감 없어요"
  • 블로그-릴스-카카오뷰-카드뉴스 등 매주 5개 콘텐츠 올리며 소통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입술 포진부터 기침, 여름철 장염, 두드러기, 역류성 식도염처럼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부터 사후피임약, 파스, 소화제 등을 10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찰지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약사가 또 있을까.

릴스를 통해 1만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약사가 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15초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재미있게 현장감과 생동감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릴스가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활용해 동료 약사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과 소통의 폭을 넓혀 가고 있는 '두꺼비 약사'.

푸른약국 이재훈 약사.
7년째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서 푸른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이재훈 약사(40·성균관대 약대)는 약사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인스타 천재'다.

인스타그램 등 SNS계정을 활용해 약국과 본인을 홍보하는 약사들 가운데서도 이 약사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친숙한 동네 약사가 많은 시간이나 큰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라'는 식으로 가볍게 터치해주기 때문이다.

내 약국을, 내 약국이 판매하는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생활·건강 정보를 주다 보니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가령 심하지 않은 변비에 걸렸을 때 변비약이나 관장약을 권하기보다는 아침 공복에 200ml 물 마시기를 권하고, 역류성식도염에도 밥 먹고 바로 눕지 않는 생활습관이 우선이라고 말하다 보니 위화감 없이 빠져들게 된다.

릴스를 통해 연기는 물론 노래실력까지 가감 없이 공개한 그는 의외로 부끄러움이 많아 얼굴을 드러내는 일이 쑥스럽다고 말했다.

SNS를 통해 약국이나 제품이 아닌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나누는 것이 1만 팔로워의 비결이다.
"블로그, 스마트 스토어, 인스타그램 같이 오프라인 약국 외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어요. 모르는 분야는 그때그때 비용을 지불하고 투자해 배워요. 사실 저도 인스타그램도 망해보고 지금까지 맨땅에 헤딩해 보기도 했거든요."

'블로그 인플루언서, 인스타그램 1만 팔로워'가 하루 아침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문가에게 운영 팁을 전수 받고, 그가 가진 재능을 더해 얻게 된 수식어들이다.

"요즘에는 틈이 날 때마다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하는데 자신의 건강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세요. '이런 걸 물어본다고?'할 만큼 기본적인 걸 물어보시는 분들부터, 건강과 약에 대한 궁금증이 무궁무진해서 준비한 걸 다 풀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약국에서 약사들이 좀 안일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오프라인 약국에서는 쉽사리 물어보지 못하는 내용들을 SNS에서 가감 없이 묻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가 '다가와 주기만을 기다리는 약사가 아니었나'라는 자기 반성도 하게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참 동안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후배나 8,9년 전 운영했던 일산 약국에서 우산을 빌려간 적 있다는 팔로워를 만나기도 했다.

그는 다이렉트 메시지인 DM을 통해 건강상담을 요청하는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제 상담의 기본 원칙은 사람 중심, 상담 우선이 돼야 한다는 거예요. 제품이 중심이 아닌 개개인에 맞춘 상담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저는 나이, 키, 몸무게, 앓았던 질환, 먹었던 약, 정면 사진, 측면 사진 등 가급적 많은 정보를 요청하고 2~3일에 걸쳐 한 사람을 연구·분석한 뒤 상담을 해요. 다만 최근에는 두껍코칭으로 인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더라고요."

두껍코칭은 '인스타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을 잘하기 위해 주식을 공부하듯, 인스타그램을 잘하기 위해서는 인스타그램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칭은 일주일에 한 번씩 줌(ZOOM)으로 강의하고 숙제를 내주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1기로는 4명의 약사와 1명의 필라테스강사가 정규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목적이 약국 홍보가 되지 말고, 인터넷에 약국 하나를 더 낸다고 생각하시라고 저는 말씀드려요. 가장 기본적인 팁을 드리자면, 나를 설정하고 너를 설정하고 목표를 분명하게 하는 거예요. 이게 브랜딩이거든요."

내가 어떻게 보여지는 것을 원하는가 모습을 설정하고, 다음은 나의 메시지를 들어줄 타깃층을 명확히 한 뒤 최종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설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30대 어수룩한 동네약사인데 알고 보니 천재. 친근한데 알고 보니 아는 게 많은 사람으로 보여지길 원했고, 들어줄 사람을 아내라고 생각하고 컨텐츠를 구성해요. 제품 소개는 절대하지 않죠, 약사 입장에서는 정보 제공일 수 있지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광고로 보일 수 있거든요. 저는 주로 건강정보에 집중하죠."

얼마나 자주 새로운 피드를 올리는 지도 중요하다. 이 약사의 경우 주 5개 가량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며 소통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루틴이 있어요. 월·화요일은 블로그, 수·목요일은 릴스, 금요일은 카카오뷰와 블로그, 토요일은 인스타 카드뉴스처럼 할 일을 정하고 가급적 계획대로 진행하려고 해요. SNS는 내가 먼저 다가가는 부분이잖아요. 약국에서는 다가와 주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고, 그게 가장 달라진 제 모습인 것 같아요."

이 약사는 약국 방문 환자들에게도 약과 함께 운동, 스트레칭 법을 안내하고 있으며(첫번째 사진), 약국 조제실 한켠에는 셀카봉이 고정돼 있다. 푸른약국은 정형외과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파스를 구비하며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그는 오프라인 약국에서도 꽤나 살가운 약사다. 위층에 정형외과가 있어 상대적으로 나이든 환자들을 주로 상대하다 보니 이 약사는 '아버님', '어머님'이라며 부모를 대하듯 환자들을 대한다. 약국 환자들에게도 약은 물론 스트레칭이나 운동법을 함께 병행해 소개하며 생활 요법을 강조하고 있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닉네임이 '복강홍'이예요. 행복, 건강, 홍익인간의 줄임말인데 제가 추구하는 가치이자 목표이도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경기도에서, 성남에서, 제 약국 인근의 사람들을 한 번 웃게 하는 게 제 목표였어요. 저는 약으로, 상담으로 행복을 구현해 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제가 드리는 약이 약국을 찾는 소비자를, 팔로워를 행복하게 하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 역시 SNS를 통해 깨달은 '먼저 다가가기'의 중요성을 토대로 약사사회에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 기꺼이 다가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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