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초고가약 보험급여 지체와 환자 생명권
- 정새임
- 2021-07-20 06: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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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6단계가 있다면 미련 혹은 희망이 아닐까. 말기암 환자들은 항암 과정에서 절망과 희망, 부정과 긍정 속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항암 부작용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달고 살다가 증상이 조금 나아지면 희망의 씨앗을 심는다.
신약의 등장은 말기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싹을 틔울 단비와도 같다. 하지만 생각만큼 신약은 쉬이 환자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임상에 참여하거나 재산이 풍족하지 않은 이상 대개 급여라는 산을 넘어야만 비로소 '쓸 수 있는 약'이 된다.
신약이 '눈앞에 있어도 못 쓰는 약'일 때는 그야말로 희망고문이다. 물론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절약하는 입장에서, 회사는 수조원을 들여 혁신 신약을 개발한 입장에서 각자 충실히 역할을 수행한다. 모든 급여 등재의 과정이 그렇고, 또 절차상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잊지 말아야 할 대전제는 '환자의 생명'이다. 정부와 회사가 급여 기준이라는 '수단'에 매몰될 때 '생명'이라는 절대적 가치는 때때로 흐릿해진다.
우리에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초고가'라는 약제를 대비할 시간이.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가 처음 세간의 화제를 일으킨 때는 2017년 8월,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다. 당시 미국에서 1인당 비용이 5억원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정부는 함께 놀라지만 말고 앞으로 닥칠 한국 건보 재정의 미래를 대비했어야 한다. 킴리아를 시작으로 고가 약은 계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되기도 힘든 '현실적 제약'을 거론하기엔 우리에겐 시간이 참 많았다.
말기암 환자들에게 온전히 4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4년은 흔히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5년보다 딱 1년 적은 숫자다. 우리가 4년을 무심히 흘려보내던 동안 이들은 가능한 치료옵션을 부여잡으며 생존하고 있음에 안도했다. 그 기간 건보 재정을 걱정하는 정부에겐 어떤 치열함이 있었나.
고가의 신약이 급여에 등재되려면 충분한 검토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말기암 환자들에게 더 이상 변명거리가 못 된다. '환자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어느 환우회의 말을 진정으로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오늘도 환자들은 부정과 분노와 타협, 우울과 수용을 거쳐 그래도 미련 또는 희망을 찾는다. 참, 6단계의 '미련 혹은 희망'은 어떤 20대 말기암 환자의 공병일기에서 본 내용이다. 지금은 하늘로 떠난 그의 일기에서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모습을 감히 한 줄 발췌해본다.
"만약 6단계가 있다면, 미련 혹은 희망이 아닐까 생각을 해봐요. 여전히 자주 지치지만, 요새는 생각이 날 때마다 긍정적인 생각들을 심어요. 무엇이 되었든 마구 심으면 나중에 그 긍정이 예쁘게 피어나지 않을까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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