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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처럼…미리어드파트너스의 '기획형 창업' 도전

  • 차지현
  • 2025-06-05 06:18:17
  • 성상용 미리어드파트너스 대표, 이미나 미리어드파트너스 상무
  • 브랜딩 재정비·모태펀드 GP 선정…"바이오텍 전주기 동반자될 것"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보편화된 창업 모델이 있다. 기획바이오다. 영어로는 'Buy and Build'라고 부른다. 경험 많은 인력과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지속해서 밸류업을 시켜나가는 전략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모더나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컴퍼니빌더형 바이오 창업 모델을 지향하는 조직이 있다. 바로 미리어드파트너스다. 미리어드파트너스는 단순히 유망 바이오텍에 자금을 투자하고 멘토링을 제공하는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터를 넘어, 창업 초기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공동 창업자 수준으로 기업을 함께 만들어가는 전략적 파트너를 자처한다.

설립 9년차를 맞은 미리어드파트너스는 최근 들어 변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사명을 변경하고 신사옥에 입주하는 등 조직 정체성과 운영 기반을 재정비했다. 궁극적으로 바이오텍 창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지원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아시아 바이오 생태계 발전을 이끄는 글로벌 바이오 투자·전략 하우스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신사옥에서 성상용 대표와 이미나 AC본부장 상무를 만나 미리어드파트너스의 비전과 성장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성 대표는 미리어드파트너스 창업자로, 기업 전략, 기술사업화, 지식재산권(IP)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년 이상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이다. 생명과학 산업 비즈니스 개발(BD) 등에 강점을 둔 이 상무는 현재 미리어드파트너스 벤처 액셀러레이터 사업 부문을 총괄 중이다.

(왼쪽부터) 성상용 대표와 이미나 상무
-미리어드파트너스는 어떤 조직인가.

성 대표: 미리어드파트너스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내 기술 기반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전략 자문사이자 액셀러레이터다. 설립 초기에는 기술 가치평가, 글로벌 사업개발, 기술거래, 특례상장 자문 등에 주력했다. 2021년 AC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로는 벤처 투자와 육성에도 본격 나섰다. 지금까지 10곳 이상의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시킨 경험을 보유했다.

-미리어드생명과학에서 미리어드파트너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새 사명에 담긴 의미는.

성 대표: 초기 미리어드파트너스는 생명과학 중심의 전략 자문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했는데 이제는 투자, 액셀러레이팅, 펀드 운용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투자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서 사업 모델도 함께 진화했다. 이 같이 변화한 정체성과 전략 방향성을 반영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 새 사명에는 기술 창업자와 장기적 동반자 관계, 여러 이해관계자와 신뢰 기반 협력이라는 철학이 담겼다.

-이번에 입주한 신사옥 미리어드스퀘어는 어떤 공간인지.

성 대표: 미리어드스퀘어는 사무공간을 넘어, 임직원과 입주 기업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복합적 의미의 공간으로 설계됐다. 내부적으로는 임직원이 일주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체력 관리, 여가 시간 등 삶의 균형을 고려한 환경을 구축하고자 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당사 핵심 역량인 컴퍼니빌딩과 엑셀러레이팅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유망 바이오 기업이 함께 입주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바이오 산업은 기업 하나가 혼자 성장하기 어려운 산업이기에 투자기관, 연구개발 파트너, 액셀러레이터 등의 긴밀한 파트너십과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세미나실, 라운지 등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리어드스퀘어가 바이오헬스케어 창업 생태계의 허브로 기능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오픈 세미나,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도 기획 중으로, 다양한 주체가 자유롭게 드나들며 연결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미리어드파트너스 신사옥 전경 (자료: 미리어드파트너스)
-미리어드파트너스는 컴퍼니빌더형 액셀러레이터를 지향한다. 액셀러레이터와 차별점은.

성 대표: 아직까지 한국에서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자본 투자와 일정 기간 내 멘토링 형식의 프로그램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그 특성상 기술 개발 주기가 길고, 기업마다 처한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지원의 형태가 매우 다르다. 단기간 내 정형화된 멘토링만으로는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컴퍼니빌더형 액셀러레이터는 자금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창업 초기 단계부터 공동 창업자처럼 밀착 참여한다는 점에서 일반 액셀러레이터와 차별성을 지닌다. 미리어드파트너스는 창업 인큐베이팅부터 기술사업화 전략수립,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를 통한 사업개발, 기업공개(IPO) 지원 등, 전주기에 걸쳐 실질적인 성장 실행을 돕는다. 단순히 '투자하고 기다리는' 방식이 아닌, 기획-성장-회수까지의 각 단계에 맞춘 맞춤형 전략과 실행을 지원한다. 특히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에 강점을 갖고 있다.

-바이오산업에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성 대표: 바이오는 기술력 하나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운 업종이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미충족 의료 수요 파악, 시장 트렌드에 맞춘 사업 전략, 의약품 인허가와 시판 역량 등이 모두 갖춰져야 비로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오텍 창업자는 대부분 연구자 출신으로, 본인이 개발한 기술의 우월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기술 그 자체보다, 그것이 어떻게 시장 수요와 맞물리는지가 더 중요하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그에 맞는 전략과 개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액셀러레이터는 기술이 사업화될 수 있도록 초기 기획, 전략, 자금, 인력을 통합적으로 연결,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신약개발 경쟁 환경은 시간에 따라 매우 빠르게 변하는데, 이런 흐름을 파악해 기업이 개발 전략이나 사업 방향을 유연하게 조정하도록 돕기도 한다. 최근에는 창업 기업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촉매자로서 액셀러레이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2025년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사업 창업 초기 소형 분야의 최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어떤 펀드를 조성할 계획인지.

이 상무: 이번 펀드는 초기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전문 펀드다. GP로서 정부 출자금과 민간 자금을 결합해 약 70억원 규모로 펀드를 운용할 예정이다. 특히 기술기반 창업 초기 기업의 시드와 프리A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후속 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기관과 연계에도 중점을 둔다.

또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내 유의미한 협력과 후속 연계를 도모하기 위해, 산업 내 선도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로서 유한책임출자자(LP·기관투자자) 참여도 논의 중이다. 재무적 투자를 넘어, 산업 내 실질적인 협력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펀드를 운영해 나가려고 한다.

-펀드 운용에 있어 미리어드파트너스의 투자 철학은 무엇인가.

이 상무: 미리어드파트너스는 엑시트 가능성만 따지기 보다는 '기술의 시장성'에 무게를 둔 투자 철학을 지향한다. 기술의 우수성은 물론, 해당 기술이 실제 시장에 나가 수요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지, 즉 사업화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관점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 역시 이 같은 철학 아래 단기적 회수보다는 '실제 시장에서 작동 가능한 기술'에 집중하고, 그 과정에서 회수 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우리가 투자한 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다시 산업 생태계의 투자자이자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

성 대표: 지난 몇 년 동안 바이오 투자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기술력과 창업팀, 두 가지 요소만 보고도 충분히 펀딩이 가능했다. 최근 투자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현실적으로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인지 여부가 가장 핵심적인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요즘과 같은 보수적인 투자 환경에서는 기술이 시장과 얼마나 잘 연결될 수 있는지, 글로벌 확장성과 기술사업화 전략과 창업팀의 실행력이 명확한지 등을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창업을 준비 중인 초기 바이오텍에 조언을 해준다면.

성 대표: 바이오 투자 활황기에는 사업자 등록증에 '바이오'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 급변하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당연히 겪어야 할 과정이다.

바이오 창업은 기술력 하나만으로는 결코 완주할 수 없는 마라톤과 같다. 창업 초기에 완성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불확실성을 견디며 끝까지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팀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민감하며, 시장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좋은 기술'은 많지만, '시장과 연결된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은 드물다.

이 상무: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건 창업자는 단순히 연구자나 개발자의 역할을 넘어, 마케터 이자 설득자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더 이상 투자자가 몰려드는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창업자가 먼저 나서서 투자자와 시장을 설득하고, 리스크를 감수하고, 전략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이 요구되는 시대다.

마지막으로 혼자 가려고 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바이오 산업은 복잡하고 주기가 길기 때문에, 많은 경험자와 협력하고 믿을 수 있는 투자자와 신뢰 관계를 맺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미리어드파트너스도 그런 여정의 동반자로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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