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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항암제 급여제 개선? 나올만한 건 다 나왔다"

  • 최은택
  • 2017-06-26 06:14:56
  • 급한 신약 우선 처리-실행방안 공론화 '투트랙'으로

[데일리팜 27차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 후기]

스토리는 공감을 얻어내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신 폐암치료 약제 현황과 건강보험 적용이슈' 주제 데일리팜 27차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은 스토리텔링에 필요한 '소스'들이 넘쳐놨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날 "그동안 유사한 토론행사를 3~4회 다닌 것 같다. 고가 항암제 급여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서는 나올만한 얘기는 거의 다 나왔다. 이제 논쟁은 그만하고 구체적인 실행안을 만들어갈 때다. 데일리팜이 이번 포럼을 계기로 방향을 잘 잡아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안 대표의 발언은 항암제지원펀드(CDF), 무상공급 프로그램 활성화, 허가와 등재 사이 기간 단축, 위험분담제 완화, 비용효과성 사후평가제 도입, 본인부담률 탄력적용 등 당일 제안된 대안만을 염두에 둔 건 아닐 것이다.

정리하면 분위기나 공감대가 무르익었고, 꺼낼만한 적정한 대안들도 테이블에 이미 올라왔다. 이제 어떻게 요리할 지만 결정하면 된다.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만 한 명제들=이날 토론에서 발제자(강진형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토론자들(김봉석 서울중앙보훈병원 혈액종약내과 교수 등)이 언급한 내용 중 공감대로 열거할 만한 명제들은 이런 것들이다.

"전국민 3명 중 1명은 암환자다."(김봉석)

"암 사망자 수가 과거와 비교해 20% 가량 줄었는데, 이는 최근 5~7년 사이 개발된 표적항암제, 항암 복합요법, 면역항암제 등에 힘입은 바 크다."(김봉석)

"말기항암제에 대한 환자접근성은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문제는 최근 나온 신약들은 한달 약값만 1000만원을 넘나드는 고가약제 일색이라는 데 있다."(강진형)

"대부분의 환자들은 매달 1000만원이나 되는 약값을 부담할 수 없다."(다수)

"설문조사 결과 암환자는 1년에 평균 2800만원을 쓰는데 이중 60%가 약값이다. 또 이 약값 중 60%는 비급여 제품을 복용하는 데 소요된다. 같은 조사에서 항암제를 쓰다가 중단한 환자 중 69%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했다." (김봉석)

"실손보험은 입원에만 한정된데다가 혜택기간도 제한적이다. 실손보험을 적용받기 위해 불가피하게 입원하려고 해도 입원실이 부족하다. 입원하게 되면 입원비나 식대 등 불필요한 돈이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된다."(강진형)

"선진국과 비교해 허가는 3~6개월이면 되지만, 허가 이후 급여 등재까지 십수개월 이상 걸린다. 이 공백을 최소화하고, 또 이 기간 동안 환자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우리사회가 당장 고민해야 할 최우선적 과제다."(다수)

"약품비 지출비율 중 항암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한국은 2015년 전체 약품비가 15조7000억원 규모였는데, 이중 항암제에 9652억원(6.9%)를 썼다. OECD 국가의 경우 항암제 비중이 13~24%로 우리보다 적게는 두 배, 많게는 4배 가량 더 높다. 평균(19%)으로도은 19%로 3배 가량 차이가 난다."(강진형)

"폐암은 2014년 기준 5년 상대생존률이 25% 수준으로 다른 주요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췌장암, 담낭암, 간암 등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다르지 않다."(강진형)

"암환자 사망원인의 30%가 담배다."(김봉석)

◆고민할 만한 의제들=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거나 찬찬히 곱씹어 봐야 할 의제들도 다수 제안됐다. 역시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소스'들이자, 데일리팜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메시지들이다.

"치료효과 측면에서 못하지 않은데 왜 3세대 EGFR TKI(한미 올리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만 여전히 급여절차 진행이 더딘가? 면역치료제에 가려져 조금 등한시 된 게 아닌가 싶다. 면역항암제는 폐암 뿐 아니라 흑색종,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이 확대될 수 있어서 높게 평가되는 반면, 3세대 EGFR TKI는 폐암에만 국한돼 있어서 목소리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강진형)

"약가문제는 정부와 제약사가 풀어야 할 사안이다. 환자들이 왜 중간에서 고통받아야 하나."(안기종)

"급여등재 기간 장기화나 절차 지연은 정부에게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다."(이병일 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

"경제성평가는 필수가 아니다. 제약사들이 더 많은 약가,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선택하는 의사결정 소스다."(이병일)

"이제 암은 보편성과 연계지어 생각해봐야 한다. 누구나 가족 중 1명 이상은 암환자가 있을 것이다. 특정환자집단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이야기다." (김봉석)

"5대암, 7대암 등으로 뭉뚱그리지 말고 생존률이 떨어지는 암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때다.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은 암종에 대해서는 관리와 추적관찰에 무게를 두고, 반대로 폐암과 같이 생존률인 낮은 암종에는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이 필요하다."(강진형)

"암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반면 5년 생존율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형평성이라는 게 다양한 해석과 접근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포인트를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의사결정 내용이 바뀔 것이다. 폐암, 췌장암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암종에 재정투입을 강화하거나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병일)

"암도 약자가 있다. 흑색종, 두경부암 등의 환자는 상대적으로 힘이 없다. 사회적 약자다. 이런 암종의 특이성을 고려해 의료재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강진형)

◆표적항암제 우선 처리-사회적 공론화 동시에=이번 포럼에서 강진형 교수의 발제내용이나 김봉석 교수와 안기종 대표 등의 패널토론을 보면, 적어도 3세대 EGFR TKI의 경우 급여등재가 시급한 것으로 거론됐다. 당장 급여문제에 직면해 있는 약제들은 시급히 절차를 진행하고, 이와 동시에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위해 공론화 하는 과정을 '투트랙'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에서 제안된 공론화할 만한 의제들은 이렇다.

"영국 NICE가 운영했던 항암제지원펀드(CDF)를 벤치마킹하자. 효과는 있는 데 비용효과성 입증을 위한 자료가 충분치 않은 항암신약 등에 약제비를 지원해주는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강진형, 안기종)

"여타 수단을 다 활용해도 공백이 생기는 비급여 기간동안 지원이 이뤄지도록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자."(강진형, 안기종)

"위험분담제 유형을 다각화하자."(강진형, 김봉석, 안기종)

"환자 본인부담률 5%에서 15%, 20% 등으로 더 높여서라도 진입장벽을 낮추자."(강진형, 김봉석)

"현재 운영중인 선별급여제도는 문제다. 자부담률 80%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안기종)

"급여등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자."(강진형, 김봉석, 안기종)

"건강증진기금을 활용하자."(강진형, 김봉석)

"당자자인 암환자, 제약사까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공론화하자."(김봉석)

"항암제에 대한 절대적인 약품비 지출을 늘리자."(강진형, 김봉석)

"급여를 빨리해주는 대신 사후에 비용효과성을 평가해 약가를 조정하자는 제안은 매우 '리즈널한' 방법이다. 반드시 필요하다."(강진형)

"영국 NICE는 시민들이 숙의과정에 참여해서 가치 등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가치 중립적인 시민들이 참여해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새 정부가 비급여를 완전 급여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틀 안에서 항암신약 등 의약품도 개선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김준현)

이중 비용효과성 사후평가는 이병일 약제관리실장이 검토해보겠다고 제시한 방안이다. 그는 "환자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일단 등재시키고 나중에 비용효과성을 따져 가격적인 부분을 제어하는 방향으로 보완해 갈 생각이다. 이들 약제에 대해서는 위험분담계약이나 본인부담차등제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대체약이 없거나 생명과 직결된 약제 등에 대해서는 아예 허가받고 즉시 급여화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도 했다.

이에 대해 김준현 대표는 "사후평가의 경우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을 때 비급여 전환할 수 있을 지, 또 약가조정에 합의가 안될 경우에는 어떻게 접근할 지 등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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