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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엄격한 GMP 처분의 위험성[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GMP 적합판정을 거짓·부정하게 받거나 반복적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된 경우 GMP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일명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도입했다. GMP 규정 위반 사례가 반복되자 엄격한 처벌 규정을 도입하면서 관행적으로 만연한 GMP 위반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GMP 적합판정서는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된 의약품 품질관리 제도다.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엄격한 GMP 처벌 규정이 시행된지 1년 남짓 지난 상황에서 벌써부터 규제 완화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막상 처분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하자 처분 수위가 회사 존폐를 위협할 정도로 가혹하다는 점이 체감되고 있어서다.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 시행 이후 이미 제약사 2곳이 처분 대상으로 지목됐다. 한국휴텍스제약과 한국신텍스제약에 대해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이 결정됐고 현재 집행정지 인용으로 처분은 유예된 상황에서 행정소송이 전개 중이다. 실제로 GMP 적합판정 처분이 효력이 발생하자 제약사들은 일부 제품의 위반 행위로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하는 처벌은 가혹하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품질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회사 사업의 존폐를 위협할 정도의 처분을 내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불만이다. 휴텍스제약은 6개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첨가제를 임의로 증량하거나 감량해 허가 사항과 다르게 제조하고, 제조기록서에는 허가사항과 동일하게 제조하는 것처럼 거짓 작성하는 등의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휴텍스제약에 해당 처분을 사전통지했고 청문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처분 방침을 결정했다. 휴텍스제약의 GMP 적합판정 취소를 초래한 6개 품목 연간 처방실적은 100억원대로 집계됐다. 휴텍스제약은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이 시행되면 자체 생산 뿐만 아니라 위탁 생산도 금지됐다. 의약품 제조업자는 1개 이상의 제형군에 대한 GMP 적합판정서가 있는 경우 위탁제조를 할 수 있다. 휴텍스제약이 GMP 적합판정을 받은 제형군은 내용고형제 1개다. 내용고형제 GMP 적합판정이 취소되면 위탁제조의 근거도 소멸된다. 휴텍스제약은 법원의 처분 집행정지 인용 전에 GMP 적합판정 취소가 한달 가량 시행됐는데도 1분기 처방실적이 1년 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휴텍스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2542억원이다. GMP 위반이 연루된 의약품이 품질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연 매출 2000억원 이상이 흔들릴만한 위력이 나타났다. 제약사의 보유 시설에 따라 처분 영향력이 상이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만약 휴텍스제약이 내용고형제 이외에 주사제와 같은 다른 제형의 GMP 적합판정을 보유했다면 위탁 생산 의약품은 처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2개 이상의 GMP 제조시설을 보유한 업체가 1개 공장에 대한 GMP 적합 판정 취소 처분을 받더라도 위탁 생산의 근거는 소멸되지 않는다. 동일한 GMP 적합 판정 취소 처분을 받더라도 보유한 GMP 제조시설의 개수에 따라 제약사가 체감하는 처분 수위가 달라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GMP 제조시설을 1개 보유한 중소제약사들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추가 GMP 공장을 확보하려는 이상한 현상마저 연출되는 실정이다. 정부의 엄격한 처벌 규정이 기업들의 비용 낭비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정 업체에 대한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이 아무 상관없는 기업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지목된다. 국내 제약업계는 활발한 위수탁 방식으로 의약품을 생산·공급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중소·중견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다른 업체에 위탁 생산 방식으로 공급받는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과거에는 국내에서는 특정 업체가 특정 제품을 집중적으로 만들면 품질관리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위수탁을 적극 장려했다. 만약 수탁 사업을 전문으로 진행하는 업체가 GMP 적합 취소 처분을 받으면 해당 공장에서 의약품을 공급받는 수십개 업체들도 동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GMP 문제가 없는 업체들도 거래처의 일탈 행위에 따른 동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휴텍스제약의 GMP 적합판정 취소가 시행되는 동안 위수탁 거래 관계에 있는 업체들도 동반 손실을 입은 상태다. 더욱이 최근 강화된 의약품 개발 규제로 제약사들은 수탁사 변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1년 7월부터 개정 약사법 적용으로 의약품 공동 개발 규제가 시행되면서 위수탁 제한 규제도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이른바 '1+3' 규제로 불리는 새 규정은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개발 규제는 이미 허가 받고 판매 중인 위수탁 제네릭에도 적용되는데 규제 시행 이후 위탁 허가 제품을 3개 품목까지만 추가할 수 있다. 기존에 10개의 위탁 제네릭을 생산한 수탁사의 경우 3개사만 추가해 총 13개의 위탁 제네릭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1+3’ 허가 규제 시행 이후 위탁사들은 기허가 제네릭의 수탁사 변경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상당수 수탁사들은 이미 허가 받을 수 있는 제네릭 개수를 모두 채워 위탁 제네릭을 추가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탁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업체가 GMP 처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수십개 업체의 위탁 의약품 생산 중단으로 공급난 문제로 확산할 수도 있다. GMP 규정 위반은 의약품 안전성과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해당 처분으로 다른 업체까지 불똥이 튀어서는 안된다. GMP 적합판정 취소로 멀쩡하게 생산되던 의약품의 생산도 중단되면서 공장 폐업, 직원 감축 등 막대한 손해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의약품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는 실정이다. 규정을 위반한 업체에 상응한 처벌을 내리되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은 엉뚱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규정 위반 수위에 상응한 처벌을 내리는 유연함이 필요하다.2024-06-25 06:13:22천승현 -
[데스크 시선] '파격과 혁신', R&D정책 성공 열쇠[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한국형 혁신신약 개발·AI 융복합 연구개발 시스템 확립·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 글로벌 제약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R&D 예산 확보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다.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 중장기 로드맵·규제장벽 개선, 부처 간 칸막이 없는 지원 등 범부처 컨트롤타워인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빅파마들의 역량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더욱 과감한 실행전략이 요구된다. 수요자 기반 R&D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 민간 투자 활성화 촉진,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협력, 지속적인 혁신 과제 발굴 등 다각적인 전략을 통한 미래 신약개발 육성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때다. 먼저 제약바이오 분야 연구개발 투자와 예산에 가장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고, 표준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 보건복지부의 2025년 R&D 예산요청액은 71조로 전년(66조) 대비 7.9% 증가해 타 부처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NIH)은 정부 기능과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AI 연구개발에 2조2000억을 투자할 방침이다. 아울러 암 정복 프로젝트(Cancer Moonshot)에 12개 이상 부서와 기관에 걸쳐 4조7000억 상당을 투자해 암 예방, 실험시설, 임상시험, 공중보건, 환경보건 등의 연구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 바이오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흥 기술 상업화와 모든 파이프라인의 구성 요소를 포함한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연구개발 추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글로벌 헬스케어산업 외형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올해 연구·혁신(R&I) 분야 예산은 20조 수준으로 전년대비 2.6% 증가했다. EU의 주력 연구 프로그램은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인데, R&I 분야에서 광범위한 연구·혁신 활동을 지원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호라이즌 유럽 보건 프로젝트에 1조8000억, 식품·바이오경제·천연자원 등에 1조6000억이 사용될 계획이다. 또한, 유럽 전역의 보건위기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건강문제 해결·디지털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서비스 제공 등 포괄적인 의료 대응을 보장하기 위해 EU4Health 프로그램에 1조1100억이 쓰여질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제약바이오 전략과 암 극복 계획, 정신건강, 디지털 의료기기 및 의약품 개발 정책 지원에도 상당한 예산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도 미래 국가핵심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상당한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올해 과학혁신기술부 예산으로 약 25조원을 배정, 이는 전년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AI 기술개발 장려를 위한 130억 규모의 펀드 조성 계획도 눈에 띠는 대목이다. 특히 생명과학 부문을 성장시키고, 글로벌 허브 구축을 목표로 기금을 통해 7500억 이상을 기업에 투자해 고부가가치 제조 및 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계획이다. 유전체학, 차세대 의료 솔루션 제공과 북아일랜드·웨일스에 의약품·진단제품 제조 시설 확장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1600억을 공동 투자하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일본의 보건의료 분야 R&D와 관련된 예산은 2조 정도로, 일본 의료 R&D 컨트롤타워인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에 1조3000억이 배정됐다. AMED의 주요 프로젝트는 신규 모달리티 창출을 통한 신약개발, AI·IoT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헬스케어, 재생·세포의료·유전자치료, 게놈 및 레지스트리 등 의료데이터 기반 연구, 뇌 기능·면역·노화 등 질병 기초연구, 혁신적 첨단 연구개발 추진 등이다. 2015년 4월 설립된 국립연구개발법인 AMED는 건강·의료전략추진본부 하에서 각 행정부처가 연계해 의료분야 연구개발 예산 일원화 관리 등 정부 일체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스마트 바이오의약품 개발 프로젝트 추진, 수학적 모델(디지털 두뇌) 개발을 통한 뇌 메커니즘 이해 향상과 신경질환 진단, 치료 및 약물 발견을 위한 뇌·신경과학 R&D 촉진을 담당한다. 후생노동성은 치매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오마커 개발, 임상연구 인프라 확대, 치매연구 품질관리 데이터 활용 프레임워크 구축 지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헬스케어산업을 주로 담당하는 부처는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R&D 총예산은 15조 정도로 파악된다. 이중 제약바이오분야 R&D 예산은 1조5910억 원으로 10.6%를 차지, 이는 전년(1조5085억) 대비 5.5% 증가한 규모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주요 R&D 예산은 7884억으로 전년(6967억) 대비 13.2%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원천연구기술분야 바이오 R&D 예산은 5391억으로 전년(5429억 원) 대비 0.7% 감액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6대 첨단전략산업 초격차기술 분야 중 바이오 R&D 예산은 2635억으로 총 R&D 예산의 5.2%를 차지, 전년(2689억) 대비 2% 감소했다. 이들 3개 부처는 원천기술·신약개발·제조역량 강화, 국가전략 기술 투자 확대,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국가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글로벌 수준의 연구기반 조성을 목표로 국가 R&D 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화이자·노바티스·MSD·로슈·GSK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아직 한국 제약바이오기업과 비교불가한 데이터 풀과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과 대등해 지거나 추월하기 위해서는 지금 보다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민관융복합 선도형 R&D 정책이 필수불가결요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본연의 목적지향성을 올바로 인식 후 인재 육성과 체질개선 그리고 사고의 전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R&D 투자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부처간 경쟁·협력이 가능한 예산 배분·조정 체계 가동,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 투명한 예산 시스템 전환 추진도 중요 고려사항이다. 단순 경제성보다 연구의 파급효과를 중점 평가하는 등 사전 평가제도 보완은 물론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한 펀드 조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제약주권 확립을 여는 황금열쇠다.2024-06-20 06:00:00노병철 -
[데스크시선] 약사가 없는 정부[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요즘 '부심'이 뒤에 붙은 단어를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맵부심, 록부심 등 특정단어와 자부심이 만나 탄생한 용어다. 스스로 '부심'을 붙여 이야기한다면 그래도 이 분야만큼은 자신있다는 뜻일 것이다. 매운 음식을 잘 먹거나 록음악에 대해 잘 안 다는 그런 자신감 말이다. 하지만 남들이 '부심'을 붙여 얘기한다면 자신감보다는 '허세' 의미가 더 커진다. 서울부심이나 학벌부심, 공무원부심 같은 단어들은 그런 특정 집단의 허세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조롱의 말이다. 하지만 최소한 약대를 졸업하고, 약학을 전문가로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한 약무직들은 '공무원부심'이란 용어가 어색하기만 하다. 자신에게 부심을 붙이기도, 주변 약사들이 '공무원 부심'이나 '약무직 부심'을 붙여 조롱하는 일도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약무직부심이 있거나, 약무직부심을 부러워하면서 한편으로 조롱하는 이들도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데일리팜이 최근 창간 25주년을 맞아 기획한 '공직약사' 세 편의 기사는 약사 공직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매년 채용공고는 나오지만, 정원은 항시 모자라고, 3명 뽑으면 1명 남는 만년 부족 현상은 공직약사의 현주소라 하겠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남아있는 자들의 인식이다. 오랫동안 근무해 불가피하게 퇴직했거나, 공직을 준비하는 약대생들은 그래도 특정 집단과 영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기획에는 못 실었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약대생들은 공직약사만의 특별한 매력을 보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도 있지만, 그 직무만이 갖는 특수성과 차별성에 기대를 갖고 있었다. 매년 1~2명 선발해 경쟁이 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지원하는 예비 약대 졸업생도 어렵더라도 꿈을 향해 나아갈 곧은 의지가 보였다. 약무직에 오래 있었거나 취업 준비생들은 낮은 임금, 원거리 근무, 경직된 조직문화 등은 일하는데 있어 큰 리스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현직에 있는 공직 약사들이 자신의 업무를 부정적으로 보고,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취재를 하면서 가장 크게 우려된 점은 공직을 그만두고 재취업하는 데가 대부분 제약사나 로펌 같은 직무 관련성이 큰 곳이었다는 점이다. 마치 기자가 자신이 출입했던 국회나 기업 홍보실로 향하고, 검사가 자신이 맡았던 사건의 변호인으로 향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나. 역할이 정반대로 바뀌는 상황에서 혹여 정부의 업무기밀이나 루틴 등이 새어나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물론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개인의 이동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언론이 광고주인 기업에 쩔쩔매듯,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약사들이 재취업 가능성이 큰 제약사나 로펌에도 휘둘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이 들었다. 나아가 아예 공직 약사가 사라졌다고 가정했을 때 그 반대편에 있는 민원인들이 더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지금의 시스템은 무너지지 않을까. 물론 취재에 응한 관계자들은 절대갑인 정부가 있는 한 기우에 불과하다고는 했다. 여하튼 현직에 있는 많은 약무직들이 공직생활을 더 좋은 직무로 향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여긴다고 들었을 때는 약무직 직원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정원에 미달되고, 지방이전으로 이탈하는 현상은 댐이 무너지기 전 조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쩌면 조만간 의사처럼 공직에서 약사를 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2024-06-17 06:10:57이탁순 -
[데스크 시선] 뇌기능개선제와 새로운 희망[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을 대체할 치료제로 니세르골린 성분의 약물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에 대한 임상재평가가 진행, 내년 중 평가결과에 따라 시장 존속·퇴출 향방이 결정된다. 이 성분은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3개 적응증을 보유했었지만 임상재평가 추진 과정에서 첫번째 적응증을 제외한 2개가 삭제됐다. 니세르골린 성분의 뇌기능개선제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는 지난 5월 30여개에 이르는 제품이 대거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하고 경쟁구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제품군 중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시장 1·2위를 다투는 대웅바이오와 종근당도 포함돼 있어 니세르골린이 치매 예방제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지 주목된다. 특히, 니세르골린30mg 성분 약물의 적응증은 일차성 퇴행성 혈관치매 및 복합성치매와 관련된 치매증후군의 일차적 치료로 기억력 손상·집중력 장애·판단력 장애·적극성 부족 등으로 콜렌알포세레이트와 비슷한 효능효과를 발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띤다. 니세르골린 성분 대표 제품은 일동제약 사미온정으로 1997년 국내 허가를 받았다. 5mg·10mg은 노인 동맥경화성 두통·고혈압 보조요법에 30mg은 뇌기능개선제로 처방된다. 의약품 유통실적 기준, 사미온정30mg의 연평균 매출은 15억원 수준이지만 대규모 영업·마케팅 능력을 갖춘 대웅제약·한미약품·종근당 등을 비롯한 대형·중소형제약사들의 제품이 새롭게 급여 출시되면서 급속한 시장 팽창이 관측된다. 만약 예상대로 니세르골린30mg을 콜린알포세레이트 대체 약물로 육성할 경우 수년 내 기존 6000억 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니세르골린은 선택적인 α1 아드레날린 수용체 길항제로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켜 동맥 혈류를 증가, 신경전달물질 기능을 향상시켜 대사 활동을 촉진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관련 제제 약가는 360원~424원 밴딩 폭이며, 성인 환자는 1일 1회 30mg을 식전 복용, 필요에 따라 최대 60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19년 기준 28만명으로 집계, 최근 10년간 19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65세 미만도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환자 증가 추세와 반대로 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이 인지기능 개선에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 선택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9년부터 도네페질,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 인지기능 개선 목적으로 사용되던 의약품 성분에 대한 임상시험 재평가 결과 적응증이 삭제돼 처방 영역이 축소되거나 아예 성분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네페질 성분 처방의 10%를 차지했던 혈관성 치매 관련 적응증은 2019년 삭제됐다. 2021년까지 511억원의 시장 규모였던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은 2019년 일차적 퇴행성질환에 이어 2022년 뇌혈관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질환 효능 입증에도 실패했다. 혈관성 인지 개선이라는 단일 적응증을 가져 2022년 210억원의 시장 규모였던 옥시라세탐도 2023년 임상재평가에 실패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국내 뇌혈관 질환 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발매된 니세르골린30mg 약물들이 치매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더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함과 더불어 침체 일로에 있던 관련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길 기대해 본다.2024-06-08 06:0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또 폐기되는 21대 국회 한약사 법안[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오는 29일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된다. 약사사회 최대 이슈인 한약사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도 변변한 논의도 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된다. 현재 국회에는 약사·한약사 면허 범위 구분 법안, 의약품 한약제제 표기 의무화 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을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국회, 정부 모두 손을 놓고 있었다. 이는 책임 방기다. 1993년 한약분쟁 이후 한방 의약분업을 전제로 한약사 면허를 도입하면서 약사법 정의 조항 이외의 조항에서 약사와 한약사, 약국과 한약국의 역할, 기능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았고 한약사들이 약사법의 맹점을 파고들면서 약국도 개설하고, 일반약을 팔고, 약사를 고용해 조제도 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2023년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복지부장관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조 장관은 "항히스타민제나 경구피임약은 한약사 면허 범위에 들어간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해 한약사 문제를 엄중히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왔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었다. 복지부 후속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한약사 문제에 대한 약사들의 민원에 보건소도 어쩔 줄 몰라 하는 게 현실이다. 주무 부처인 복지부가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은 지자체에 행정처분 지침을 내려보내면 된다. 즉 한약사는 한약 및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업무를 담당한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형사처벌은 힘들지만 복지부와 지자체가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지자체와 보건소에 지침을 보내면 한약사의 무분별한 일반약 판매 억제 장치가 될 수 있다. 또한 식약처도 한약제제 분류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한약제제가 분류되면 한약사가 팔 수 있는 일반약이 정해진다는 이야기다. 국회도 입법에 나서야 한다. 직능 갈등이 첨예해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직능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곳이 국회이기 때문이다. 이제 5월 30일이면 22대 국회가 출범한다. 21대 국회와 같은 우를 범한다면 또 4년이라는 시간이 속절없이 흐른다. 한약사는 매년 배출되는데도 말이다.2024-05-24 10:45:28강신국 -
[데스크 시선] 찜찜한 행정소송과 불안한 출구전략[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 환수협상 명령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불안한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선고가 나온 모든 재판에서 고배를 들면서 환수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형국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종근당 등 제약사 10곳이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 협상명령 취소 소송에서 항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보건당국의 콜린제제 환수협상 1차명령 취소소송의 2심 선고다. 콜린제제 환수협상 명령을 둘러싼 행정소송은 1차명령과 2차명령으로 구분된다. 2020년 12월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콜린제제를 보유한 업체들에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처방액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요양급여계약을 명령했다. 제약사들은 환수협상 명령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제기했다. 당초 제약사들이 협상을 거부하자 복지부는 2021년 6월 2차 협상 명령을 내렸다. 제약사들은 또 다시 2개 그룹으로 나눠 소송전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제약사들은 1차명령 취소소송 1심 2건과 2심 1건, 2차명령 1심 2건 등 5건의 행정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제약사 2곳이 청구한 협상명령 등 위헌확인 소송에 대해서도 각하 판결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제약사들은 콜린제제 임상재평가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번 환수협상 명령을 둘러싼 소송전은 콜린제제의 효능 논란에서 촉발됐다. 콜린제제는 효능 논란이 불거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6월 콜린제제 보유 업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제약사 57곳이 재평가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제약사들이 콜린제제의 임상시험에 착수하자 보건당국이 환수협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협상 명령 8개월만에 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재평가 임상 실패로 최종적으로 적응증이 삭제될 경우 임상시험 계획서를 승인받은 날부터 삭제일까지 처방액의 20%를 건보공단에 돌려주겠다고 합의했다. 제약사들은 환수협상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급여 삭제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울며겨자먹기로 합의를 했고 소송전을 동반 진행했다. 그러나 소송 전략은 점차적으로 꼬이는 형국이다. 오히려 이미 협상을 완료했다는 점이 소송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사들은 행정소송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면서 임상재평가 실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콜린제제는 효능 논란에도 불구하고 처방 시장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콜린제제의 외래 처방시장 규모는 6226억원으로 지난 2018년 3088억원에서 5년 새 2배 이상 확대됐다. 콜린제제의 임상재평가는 2025년 이후 결론이 도출될 전망이다. 만약 콜린제제가 매년 600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고 5년에 걸친 임상시험에서 실패할 경우 제약사들이 물어야 하는 환수액은 6000억원에 달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콜린제제의 처방액이 큰 제약사는 1000억원 이상의 청구서를 받을 수도 있다. 대형제약사의 연간 영업이익에 근접하는 금액으로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다. 보건당국 입장에서도 유례없는 거액의 환수를 진행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임상시험 실패시 보건당국이 환수를 요구하면 또 다시 소송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업의 사활을 건 사생결단의 소송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콜린제제의 사전 약가인하로 환수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등장한 상태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콜린제제의 재평가 임상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약가 자진인하를 선택했다.환수협상을 통해 약가 일부를 인하하고 추후 임상시험에 실패하면 처방액의 일부만 돌려주는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상 실패 시 거액을 물어주는 것보다는 사전에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시장 생존을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약물에 대해 임상실패를 대비한 자발적인 처분을 선택한 이상한 현상이다. 그만큼 제약사들이 정부의 콜린제제 환수 정책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반증이다. 심지어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는데도 환수 리스크에 대비해 시장 철수를 고민하는 업체도 있다고 한다. 콜린제제의 환수협상은 건보공단과 개별 제약사와의 합의를 통해 체결됨에 따라 업체 간 내용이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방액 대비 20%의 환수율은 공통적으로 적용하면서 시기별 환수율은 다르게 합의한 사례도 있다. 상당수 업체들은 환수율을 점차적으로 커지는 구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콜린제제의 임상재평가 실패 시 환수율을 올해 10%로 설정하고 5년 뒤에는 30%로 적용하는 합의 내용도 가능하다. 콜린제제의 처방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어 환수율을 점차적으로 높인 업체는 시장 성장에 환수금액이 기하급수로 확대될 수 있다. 사실 제약사들은 환수협상에 대해 이상한 정책이라고 주장해왔다.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받고 판매한 제품인데 재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이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의 판매를 부당 수익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임상재평가는 판매 중인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신 과학기술을 기준으로 점검하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다. 임상재평가를 진행하는 기간에도 식약처의 허가가 유지되기 때문에 임상재평가 실패시 판매액을 되돌려주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최근 제약사들은 옥시라세탐, 세프테졸, 날록손염산염 등 임상재평가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다만 이들 제품은 정부와 환수협상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임상 실패에 따른 환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가 임상재평가 실패로 환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의약품마다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콜린제제의 임상시험 종료일이 다가오고 있다. 임상재평가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만약 임상시험 결과 적응증 1개라도 삭제되면 제약업계 전반에 거쳐 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의 전례 없는 무리한 정책 강행이 제약업계를 혼돈에 빠리고 있다. 보건당국과 제약사들은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출구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2024-05-16 06:17:47천승현 -
[데스크 시선] 이참에 상급종병 쏠림·전공의 의존도 낮추자[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이번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는 전공의에 의존하는 대형병원 민낯을 볼 수 있다. 덕분에 전공의 없다고 병원이 마비되는 허약한 의료체계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공감대도 생겼다. 이번 사태 이전에 정부가 전공의 의존 상급종병 체계 개선에 선제적으로 메스를 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40%에 달하는 상급종병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부가 뒤늦게나마 연구용역에 나선 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처럼 느껴지지만 옳은 방향임에는 틀임없다. 전공의 의존도 문제는 이번 대규모 사직 이탈로 불거졌지만, 그전에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다름없었다. 우리나라 상급종병의 환자 쏠림현상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3년 3분기 누적 진료비를 계산한 결과 전체 요양급여 비용 85조3556억원 가운데 상급종병에서만 16조9568억원이 사용됐다. 이는 19.8%에 달하는 점유율 수치다. 47개밖에 안 되는 상급종병에서 전체 의료의 20%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최수경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혁신센터장은 최근 열린 의료개혁 정책 토론회에서 3차 병원 환자 중 입원 환자 44%, 외래 환자 64%는 1, 2차 의료기관에서도 진료가 가능한 환자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환자가 몰리는 상급종병에서 의료진의 40%가 수련 중인 전공의였다는 점은 대형병원의 취약한 인력시스템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병원들은 늘어나는 환자들을 교수나 전임임에 비해 낮은 소득과 수련 명목으로 전공의들로 커버했다. 그래서 전공의들은 주 80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로에 지쳐갔을 것이다. 의대정원 증원에 굳건한 의지가 있다면, 정부는 이참에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과 전공의 의존 문제도 같이 풀길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금의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대규모 사직 이탈로 전공의 의존율은 떨어졌고, 상급종합병원에 가던 환자들은 1, 2차 병원으로 흩어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 의료 정상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부디 위기에서 교훈을 찾기 바란다.2024-05-08 06:36:12이탁순 -
[데스크 시선] 효율적 CP운영과 양형기준 수립[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자율준수제도(CP) 운영 우수기업에 대한 과징금 감경 혜택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공정거래법이 6월 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시행령 개정안은 ▲CP 평가 기준·절차 ▲평가 등급 등에 따른 과징금 감경(20% 이내) ▲평가기관(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 지정 등을, 고시 제정안은 ▲평가 기준 ▲평가비용 ▲과징금 감경 등의 기준·정도 등 CP 평가 및 유인 부여 등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주요 개정안을 보면, CP 도입요건을 갖추고 1년 이상 운영한 사업자가 AA등급 이상을 받으면 유효기간(2년) 내 1회에 한해 10%(AA) 또는 15%(AAA)까지 과징금을 감경 받을 수 있다. 조사 개시 전에 CP의 효과적 운영을 통해 당해 법 위반을 탐지·중단했음을 사업자가 입증할 경우 5%까지 추가 감경도 가능하다. 아울러 AA등급 이상 사업자에 대해서는 심층 면접 평가를 추가해 엄격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가 절차도 강화했다. CP가 과징금 감경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CP 담당자가 법 위반행위에 개입한 경우 ▲법 위반이 CP 도입 이전에 발생한 경우 ▲가격담합 등 경쟁제한성이 큰 부당 공동행위 ▲고위 임원이 법 위반에 직접 관여한 경우에는 과징금 감경을 받을 수 없다. CP의 효과성 평가와 양형 기준을 골자로 한 이번 개정은 미국 등을 포함한 선진국의 관련 법 적용 실례를 상당 부분 참고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해외에서의 부패와 부적절한 사업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해외부패방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20개 이상의 헬스케어기업에 대한 법적 조치와 3조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됐다. 해외부패방지법은 반부패규정 위반 시, 개인뿐만 아니라 이를 위반한 기업에 대해 천문학적 과징금을 부과해 뇌물로 얻은 이익을 뿌리째 회수한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약사법 등에서의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국제 표준 요구 사항을 적극 도입하는 등 CP의 도입과 효과적 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현재의 양벌규정은 임직원의 위반행위 방지 노력과 무관성에 대한 증명은 오롯이 기업 몫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소여부나 양형에 고려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CP 운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소지가 다분했다. 글로벌 관련 법제화와 적용 트렌드에서 알 수 있듯이 CP 운영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과 구체적인 평가지침은 사전에 강력하고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를 확립하도록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기업의 관리·감독의무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CP의 운영을 주로 입증하게 되나, CP의 확립/운영이 기소여부나 양형에 반드시 고려되도록 하는 명시적 규정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여전히 검사/판사의 판단에 따라 판결 결과가 달라지고 있다. 때문에 CP 운영/확립이 법 위반 시, 기소여부나 양형에 대한 요소로서 명시적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하고, 약사법상으로도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지침/인센티브 부여에 대한 가이드라인 신설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2024-04-29 06:00:53노병철 -
[데스크 시선] 제일약품의 도전과 P-CAB 성공[데일리팜=노병철 기자] 7200억 외형의 제일약품이 최근 혁신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바로 국산 신약 37호 타이틀의 자큐보정(자스타프라잔·P-CAB)이 그것이다. 국가적으로는 2022년 11월 이후 2년여의 공백을 깨고 탄생한 국산신약이자 개별기업인 제일약품으로서는 창립 65년 만에 일군 연구개발의 결실로 평가된다. 여기에 더해 자큐보정의 탄생과 맞물려 지난해 제일약품은 역대 최대 외형인 7264억원의 실적 달성과 영업이익(82억원)·순이익(52억원)의 흑자전환으로 펀더멘탈에 대한 자신감도 급상승 중이다. 자큐보정 탄생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의약품 제조와 유통 그리고 연구개발을 분리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초격차 전략 로드맵을 구상한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가 그 구심점에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상철 대표는 제일약품의 미래 R&D 비전으로 2020년 25억원을 투자해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세웠다. 이후에도 지주사(그룹사)인 제일파마홀딩스와 제일약품은 에스앤피혁신기술1호를 통해 71억원 상당의 추가 자금을 투입했다.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는 종속회사로 제일약품·제일헬스사이언스·제일앤파트너스·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를 이끌고 있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이들 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과 기업 의결권의 과반수를 소유하고 있다. 오너가인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는 제일약품과 제일헬스사이언스 사장·대표를 맡고 있으며, 나머지 종속회사에 대해서도 기업 외부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너 3세인 한상철 대표의 기업가적 혜안은 적중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3년 3월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과 총 1억2750만 달러(한화 약 16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2022년 36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대웅제약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에 이어 2년 만에 37호 신약을 탄생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신약개발 전문기업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성장동력은 여기서 멈추진 않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상장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더욱 공격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파이프라인으로는 자큐보정 외에도 PARP/Tankyrase 이중 저해 표적항암제인 네수파립(OCN-201·JPI-547)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항암 후보물질을 자체 연구 중이다. 올해 자스타프라잔과 이중 저해 표적항암제인 네수파립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한다. 이어 신규 후속 파이프라인에도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P-CAB 제제에 승부수를 던지는 이유는 시장의 전환과 팽창성에 있다. P-CAB 제제가 복용 편의성(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과 빠른 효과를 무기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2023년 국내 PPI 외래 처방 금액은 6951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성장하는데 그쳤다. 2020년 16%, 2021년 6%였던 PPI 시장 성장세는 한 풀 꺾인 반면 지난해 P-CAB 외래 처방 규모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2176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BCC리서치도 세계 P-CAB 시장(17개국 기준)이 2015년 610억원에서 2030년 1조8760억원으로 연평균 25.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PPI 등장 후 25년 만인 2000년대에 들어서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차단제 P-CAB이 개발됐다. P-CAB은 PPI와 다르게 가역적 결합이 가능한데, 프로톤 펌프와 결합한 후 떨어져 나온 뒤 새롭게 생성되는 다른 프로톤 펌프와 결합할 수 있어 빠른 위산 분비 억제 효과를 보인다. 또, PPI 대비 긴 반감기로 약효 지속 시간이 길어 야간 위산 분비 조절에도 효과적이며, 타 약물과의 상호작용도 적어 다른 약물과 병용할 수 있다.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1일 1회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복용 편의성도 높다. P-CAB의 성공은 향후 제일약품그룹의 연구개발 사기와 방향성을 결정짓는 기준점이자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제일약품은 그동안 국내 습포제 시장을 이끌며 습포제 대중화에 기여, 국내 경피흡수제 연구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왔다. 또한 전문의약품 부분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이루어 소화·순환·내분비계를 비롯해 항생·항암제 품목 공급·개발에 앞장서 왔다. 이제 P-CAB 제제 1등 제약기업으로서 개량·혁신신약 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K-바이오의 새로운 역사를 이끌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2024-04-26 06:00:01노병철 -
[데스크 시선] 정부의 정책 후퇴와 의사들의 모르쇠[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서 한 발 후퇴한 50~100% 탄력 증원 카드를 꺼냈다.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하는 모양새이지만 총선 패배와 낮아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등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정부는 2000명 증원이라는 명분을 지키면서 대학이 증원 규모를 결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총선 이전 강대강으로 맞서던 정부였는데 민심 이반과 장기간의 의료대란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립대 총장들의)건의를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 의대생을 적극 보호하고, 의대 교육이 정상화돼 의료현장의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결단했다"고 밝혔다. 의대생 수업 거부 정상화를 위한 국립대학교 총장들의 건의를 전향적으로 수용했다지만,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굴복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래서야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의료개혁 정책들이 제대로 추진될지도 미지수다. 모든 의대 보유 대학들이 50% 증원안을 채택할 경우 의대정원 규모는 1000명으로 낮아진다. 문제는 1000명으로 낮아진다고 해도 의사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힘들다는 데 있다. 의대증원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도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의사인력의 급격한 증가에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먼저 환자들을 생각해야 한다. 환자와 국민 불편을 정부 책임으로만 떠 넘겨서는 안된다. 아울러 정부의 의대증원 탄력적용 방침까지 나왔다.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화난 민심은 의사들로 향할 수 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구성한 특별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 여기서 머리를 맞대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환자와 국민을 볼모로 한 의정대치가 너무 벌써 두 달을 넘었다. 정부는 의료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보험료를 쏟아붇고 있다. 전공의 병원 이탈로 인한 진료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비상진료체계 유지비로 1882억원 투입을 결정했다. 현장 의료인력 보상과 대체인력 투입비로 활용한 1285억원 예비비 투입까지 고려하면 정부는 지난 2개월 간 약 5000억원을 상회하는 건보료를 사용했다. 이 돈은 국민이 낸 사실상의 세금이다. 국민은 불편해 하고 있는데, 안써도 될 건보료만 축내고 있다.2024-04-21 20:54:22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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