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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약사 문제 바로잡을 법 개정 시급하다지금까지 약사는 마음만 먹으면 취업이 됐고, 개업하면 부자는 아니어도 생계는 어렵지 않게 꾸려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개업할 자리도 없고, 취업하기도 힘들어졌다. 기존 약국은 처방전 감소, 일반매약 매출의 감소가 계속돼 이전을 하려해도, 지금보다 나은 자리를 찾기 힘들어 이전을 하기도 쉽지 않다. 작년에 약사면허를 취득한 신입 약사들이 아직도 취업을 못했는데도, 이번 달 약 1900여명의 새내기약사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개국을 하거나 취업을 하려해도 약품수요가 많은 대도시의 터미널 구내약국, 마트약국, 대학가 문전약국의 상당수를 한약사가 약국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왜 약사가 아닌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해서 약사인척 국민을 기만하고 있을까? 바로 개정이 필요한 약사법의 허점 때문이다. 약사와 한약사는 교육과정이 다르고 이에 따라 면허시험의 과목 또한 전혀 다르다. 약사법 시행령 제4조(시험과목)에 약사국가시험과목은 생명약학, 산업약학(생약,한약제제), 임상실무약학, 보건의약관계법규이고, 한약사시험과목은 한약학기초, 한약학응용, 보건의약관계법규로 돼있다. 이를 근거로 학제와 면허에 기반을 둔 직무 전문화가 실현돼야 하지만, 그럼에도 약사법 내 여러 규정 간 법률적 지향점이나 내용이 일치하지 않거나 충돌하는 조항이 있어 약사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국어, 영어, 수학처럼 수요가 많은 과목이 있는가 하면, 지리, 기술, 가정처럼 수요가 적은 과목도 있다. 수요가 적은 선생님들의 지속근무를 위해 가정선생님이 영어를 가르치고, 기술선생님이 국어를 가르친다면 학생들의 교육서비스 질과 수준은 매우 나빠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약사와 한약사가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부실한 약사법으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약사법의 문제점을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 첫 번째 문제점은 한약사가 한약제제가 아닌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법으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사법 제2조 정의는 약사, 한약사의 직무범위, 약사법 사용 용어에 대한 법률적 정의를 내린 것으로, 약사법의 입법취지가 담겨있다. 하지만 한약사는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도록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약제제가 아닌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약사법 제20조에서 약사와 한약사는 공통으로 약국을 개설할 수 있으나, 제44조와 제50조에서 약국개설자에 대한 일반의약품 판매조항이, 약사법 제2조와는 달리 각각의 면허범위 내에서 판매해야 한다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지난 2012년 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한약사는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업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비한약제제 일반의약품을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2013년 부천지검에서 한약사의 비한약제제 의약품 판매행위에 대한 불기소결정이 있었다. 추후 확인한 결과 그 당시 부천시보건소는 약사법 2조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 아니라, 약사법 제93조, 97조 위반으로 고발했음을 알게 됐다. 이 약사법규정은 한약사의 면허범위 외 의약품판매와는 관련이 없는 조항이다. 결국 부천시보건소의 법령해석 오류로 인한 고발로 엉뚱하게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에 대한 면죄부만 준 꼴이 됐다. 이후 법제처에 법령해석요청을 한 결과, 복지부는 한약사제도의 도입취지, 약사법의 개정취지에 의거 면허범위 내에서 의약품을 취급하는 것이 맞는다고 답변했다. 다만, 한약제제가 구분이 되지 않았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한약제제가 구분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늘까지 한약사의 약사법 위반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소지하고 있는 자동차운전면허증은 크게 1종과 2종으로 나눠져 있다. 법으로 1종 보통 운전면허 취득자는 15명 이하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지만, 2종 보통 운전면허 취득자는 10명 이하의 자동차만 운전할 수 있다. 하물며 운전도 2종면허자가 1종면허에 해당하는 자동차를 운전하면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에 해당돼 처벌 받고 있는데 한약사의 무면허행위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무대응이 안타깝다. 두 번째로는 약사-한약사의 면허 교차고용은 금지돼야 한다. 어이없게도 약국을 개설한 한약사가 약사를 고용하면, 의사처방전을 조제해 보험청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의료법을 보면 병원급에서는 양,한방 협진이 가능하지만, 의원급에서는 의사와 한의사의 교차고용이 금지되어 있다. 이유는 1차의료기관에서 의사와 한의사의 업무범위와 진료행위가 엄격히 다르기에 이를 용인할 경우 치료의 원칙이 왜곡돼 과잉진료의 원인이 되거나 일관성 있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약사법내 불일치 조항은 당장 개정돼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최우선 해결과제는 약사법 제2조(정의)2항이 약사법 전체의 해석 지침으로 적용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44조와 제50조만을 별도로 해석하면 제2조(정의) 2항이 사문화된 조항처럼 무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20조(약국 개설등록)에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다’로 돼있어 한약사가 한약국이 아닌 약국을 개설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약사는 한약국을 개설해야 한다. 00약국이라고 되어있고, 한약장조차 없는 한약사 개설약국이 허다하기에, 국민들은 방문한 약국에 근무하는 사람이 약사인지 한약사인지 구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의료법에서는 면허범위에 따라 의사는 의원, 한의사는 한의원, 치과의사는 치과의원으로 개설하게 돼있다. 약사법도 의료법과 마찬가지로 약사법 제20,21조 및 제44조,50조를 개정해 약사는 약국, 한약사는 한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개설자의 면허와 동일한 면허를 가진 자만을 고용 및 관리지정, 지위승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약사법 개정을 더 늦춰서는 안 된다. 한약사의 불법으로 수많은 약사들에게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끼치고 있음은 물론이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약사법의 허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 약사와 한약사가 각각의 면허범위 내에서 직무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국민들이 올바른 약료서비스를 받는 것, 이것이 바로 이번 정권에서 주장하는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 될 것이다.2021-01-24 19:17:50박영달 경기약사회장 -
[데스크시선] 조플루자 약가협상과 돌파구는[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로슈가 개발한 인플루엔자(독감) 혁신신약 '조플루자(발록사비르)'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조건부 비급여에 따른 매출 감소와 시장 진입 난항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투약율이 대폭 개선된 이 약물은 출시 이전부터 타미플루를 대체할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기대됐지만 지난해 실적은 최대 1억원 정도다. 아이큐비어 기준, 2020년 1Q 매출은 36만원, 2Q 140만원, 3Q 2900만원, 4Q 5000만원 내외로 추정된다. 실적 저조의 원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전국민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독감 환자 자체가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형 독감치료제(신종플루)의 대명사 타미플루(인산오셀타미비르) 역시 지난해 35억원의 외형을 기록한 부분도 이를 방증한다. 여기에 더해 작년 3월 보험급여 전 비급여 론칭 전략도 환자 처방접근성 위축을 가져 온 것으로 관망된다. 조플루자의 비급여 가격은 7만원에서 7만5000원 정도다. 시대적 돌발변수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배제한 조플루자의 시장 침투 관건은 보험급여 진입이다. 하지만 1차 관문인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조건부비급여를 받으며 약가신청 초기단계부터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조건부비급여란, 심평원이 제시한 평가금액 이하를 수용하면 건보공단과 예상 청구금액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개발사인 로슈는 이를 수용키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추정, 심평원의 조플루자 보험등재가격은 2만원~3만원, 로슈의 신청가격은 4만5000원에서 6만원 밴딩 폭이다. 기허가 시판되고 있는 글로벌 약가를 살펴보면 미국 20·40mg 90달러(9만9153원), 일본 10·20mg이 각각 1535.4엔(1만6349원)·2438.8엔(2만5961원)이다. 로슈가 글로벌 약가를 기준으로 가중평균 하더라도 5만원 이하로 보험등재 하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4만원대로 약가가 책정될 경우 A7 글로벌 약가 혼선과 제외국의 불만을 불러 올 여지가 큰데 기인한다. 조플루자 약가협상의 핵심은 단연 경제성평가에 있다. 다시말해 기존 타미플루 대비 어느 정도의 경제적 효율성을 가지는가에 대한 심평원의 이해와 로슈의 설득에 달려 있다. 타미플루75mg의 보험약가는 1662원으로 1일 2캡슐씩 5일간 복용 시, 1만6620원이 소요된다. 반면 조플루자40mg은 단 1회 복용으로 인플루엔자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즉 조플루자 1캡슐로 타미플루 10정을 대체하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나타낸다. 건강한 성인과 청소년 대상의 CAPSTONE-1 주요 결과를 보면, 증상 완화까지 소요된 시간의 중간값은 조플루자 투여군에서 위약 투여군 대비 약 26.5시간 빨리 완화됐다. 조플루자는 대조군에 비해 보다 빠른 바이러스 수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조플루자는 24시간 만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환자 비율을 절반까지 줄였으며, 이는 위약(96.0시간, 약 4일)과 타미플루(72.0시간, 약 3일) 대비 유의하게 단축된 수치였다. 고령환자 및 만성질환자를 비롯한 인플루엔자 고위험군 환자군를 대상으로 한 CAPSTONE-2 결가에서도, 고위험군 환자군의 증상 완화까지 소요시간 중간값은 73.2시간(약 3일)으로, 위약 투여군(102.3시간) 대비 약 29시간 단축됐다. 또한 조플루자는 48.0시간(약 2일)만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환자의 비율을 절반까지 줄여, 위약(96시간)과 오셀타미비르(96시간) 대비 약 50%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종합해 보면, 조플루자 복용 시 타미플루 대비 1~2일 가량 빨리 독감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5일 동안 10정의 타미플루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1회 투여로 간편화한 점은 연하곤란자에 희소식이다. 심평원이 바라보는 경제성평가의 종점은 '24시간' 빠른 증상호전에 따른 환자의 기회비용을 약가에 얼마나 반영하느냐다. 다시말해 조플루자 복용 후 하루 이른 회복으로 일당이 10·20·30만원인 직업인이 얻는 경제적 가치 창출 효과 증명에 이번 약가협상의 명운이 달렸다.2021-01-23 06:15:00노병철 -
[기자의 눈] 품절약 이슈와 업체 공포마케팅[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의 사재기를 유도하는 유통업체들의 영업행태가 문제시된다. 품절 예고, 재고 확보 등의 뉘앙스가 담긴 문자를 약사들에게 발송하면서 전체적인 수급 불안정을 조성한다는 지적이다. 외국계제약사 한 관계자도 “실제로는 재고 관리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도매업체의 부추김이 품절로 연결되는 경우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유통업체의 영업행태만 고치면 품절약과 사재기 이슈는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약사들이 왜 확실하지 않은 정보에도 대량 재고를 확보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공포마케팅를 주도하는 일부 유통업체의 문제나, 사재기를 하는 약사들의 문제보다는 공포마케팅이 통하는 환경적 요인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품절 이후에도 병의원 처방이 계속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관련 논의를 진행중인 복지부 주관의 민관협의체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이다. 품절약 처방 중단이 이뤄지기 위해선 ‘품절’의 정의와 기준을 정해야 하지만 논의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코로나에 따른 원료공급, 공급사 변경 등의 이유로 품절 품목들은 늘어났고, 약국 현장에선 처방조제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약사들이 "품절 예고 정보가 절반은 거짓이라고 해도 재고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속는 셈치고 사두는 게, 품절이 돼서 겪게 되는 혼란보다는 적기 때문이다. 대형병원 인근 약국의 한 약사는 "제약사에 직접 연락해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결국 소문대로 한달 뒤에 품절된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런 일을 한 번 겪고 나면 다음번엔 얘기가 돌면 재고를 확보해놓을 수밖에 없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약국이 적정 수량만 구입하도록 제도화하기도 힘들다. 차라리 재고가 충분한 약국이 그렇지 않은 약국에 협조하는 것이 방법이고, 또는 병의원 협조를 구해 대체조제 가능약들을 처방전에 명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의약품 공급의 불안정은 약국의 불편뿐만 아니라 환자의 불편으로 연결되는 문제다. 공포마케팅은 공급 불안정에 기름을 붓고, 뾰족한 대책 마련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올해에는 약업계 내부 자정활동부터 품절약에 대한 처방 중단 논의까지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가야 할 것이다. 품절약 악순환으로 이미 약국의 피로도는 정도를 넘어섰다.2021-01-21 19:32:24정흥준 -
[기자의 눈] 유한의 오픈이노베이션 성공모델[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불과 5년여 전까지 유한양행은 '혁신'이란 단어와 거리가 멀었다. 명실상부 국내 1위 제약기업이지만, 외국 약을 가져다 판다는 비아냥거림이 꼬리표처럼 붙었다. 도매상이란 불명예스런 별명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5년 전만 해도 이 회사엔 파이프라인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R&D의 불모지였다. 주인 없는 회사에서 R&D는 사치로 여겨졌다. 그랬던 유한양행이 변했다. 2015년 이정희 사장의 취임 이후 회사는 환골탈태했다. 취임 전 9개에 그치던 신약 파이프라인은 지난해 말 기준 30개로 늘었다.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7%에서 10.8%로 확대됐다. 올해도 유한양행은 2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 결실이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다. 유한양행은 지난 18일 조건부허가를 받았다. 글로벌에서 약 4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경쟁약물이다. 사실상 타그리소가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렉라자의 경쟁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까지 공개된 데이터상으론 타그리소와 효능은 비슷하면서 안전성은 우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렉라자가 연간 5억6900만달러(약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렉라자의 허가는 서른한 번째 국산신약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바이오벤처-유한양행-글로벌제약사'의 삼각구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바이오벤처로부터 유망한 후보물질을 라이선스인한 뒤, 이를 다시 글로벌제약사에 라이선스아웃하는 사업 모델을 정립했다는 평가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제약바이오업계의 화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었다. 많은 제약바이오기업이 앞 다퉈 오픈 이노베이션에 뛰어들었다. 다만 렉라자의 조건부허가 전까진 상업화 성공 사례가 없었다. 한국형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에 물음표를 붙이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렉라자의 허가는 신기루 같았던 한국형 오픈 이노베이션에 실체를 부여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이 제시한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은 제2, 제3의 렉라자를 노리는 다른 제약바이오기업에게 신약개발의 방향을 확신을 심어줄 것으로 전망된다.2021-01-20 06:10:43김진구 -
[데스크시선] 국산신약 성공스토리를 기원하며[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오랜만에 국내개발 신약의 상업화 소식이 나왔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가 보건당국으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비록 3상시험을 수행해야 최종 허가를 받는다는 ‘조건’이 달렸지만 ‘케이캡’ 이후 2년 반 동안 명맥이 끊겼던 국내개발 신약의 상업화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렉라자는 이미 제약업계나 투자업계에서 ‘레이저티닙’이라는 성분명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의약품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신약 중 가장 활발한 글로벌 개발이 진행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얀센과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당시 받은 계약금이 500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기술수출한 신약 과제 중 레이저티닙보다 계약금 규모가 큰 제품은 4개 뿐이다. 그만큼 글로벌제약사 입장에서도 크게 관심 갖는 신약이라는 방증이다. 레이저티닙은 기술수출 이후에도 2건의 대규모 기술료를 유한양행에 안겨줬다. 추가 기술료는 계약금보다 2배 많은 1억달러에 달한다. 존슨앤드존슨은 레이저티닙과 자체 개발중이던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을 일찌감치 제약사업부의 10대 유망파이프라인으로 지목하고 상업화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레이저티닙을 비소세포폐암 분야 유망신약 7종 중 하나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레이저티닙이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연간 최대 5억6900만달러(약 6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레이저티닙은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간 협업으로 등장한 신약이라는 독특한 이력도 지니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신약개발업체인 오스코텍으로부터 전임상 직전 단계였던 '레이저티닙' 개발 권리를 넘겨받고 물질 최적화와 공정개발, 전임상, 임상단계를 거쳐 기술이전과 조건부허가를 성사시켰다.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벤처와 개발과 협상 능력을 보유한 제약사가 만들어낸 시너지다. 비록 조건부허가지만 다양한 스토리를 가졌기 때문에 레이저티닙이 국내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식이다. 이제 업계에서는 레이저티닙의 상업적 성과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주목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지금까지 30여개의 신약을 배출했지만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은 없다. 카나브와 케이캡은 국내에서 상업적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성공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한미약품이 초대형 신약 기술수출 성과를 쏟아내면서 기대감을 키웠지만 아직 상업화 단계에 도달한 제품은 없다. 국내개발 신약은 쓰라린 실패 경험이 더 많다. 차세대 신약으로 각광받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는 성분 변경 논란으로 허가가 취소됐다. 슈도박신, 밀리칸, 올리타, 시벡스트로, 리아백스 등 많은 신약 제품들이 시장성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사라졌다.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대다수 생존한 신약 제품들은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물론 레이저티닙의 상업적 성공 여부를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 해외에서 활발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데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판허가를 받았더라도 얼마나 많은 매출을 가져올지는 또 다른 문제다. 경쟁약물의 개발현황과 같은 시장환경도 급변하고 있고, 레이저티닙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노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레이저티닙이 추후 부정적인 소식을 가져오더라도 실망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신약개발은 너무나 많은 변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랜만에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낸 제품이 국내 허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기대를 가져보고 싶다. 이번에는 국내개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국산신약 잔혹사에 대한 학습효과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2021-01-19 06:10:50천승현 -
[기자의 눈] 21살 의약분업, 발목잡힌 한약제제 분업[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새해에도 약사·한약사 직능갈등 양상은 작년, 재작년과 판박이다. 두 면허 간 다툼으로 '한약제제 분업'은 서랍 속에 처박혀 차츰 잊혀져가는 신세가 됐다. 새해는 의약분업이 스물 한살 생일을 맞이한 해다. 사람 나이로 치면 어엿한 성인이 된 의약분업의 현 주소와 미흡점을 점검해 바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 나온다. 반면 한약분업은 반의 반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 현실이다. 한약 안전성·유효성은 차치하더라도 한의원 처방이 필수인 첩약과 약침, 한의원 한약제제, 약국·한약국 한약제제 등 한방 의약품 전 범위에서 분업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더 아이러니 한 것은 이미 2년 전부터 정부가 한약제제 분업에 시동을 걸었는데도 한의사, 약사, 한약사 직능갈등이 제제 분업을 막는 단단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2018년 말 발주해 2019년 종료한 '한약제제 분업 실시를 위한 세부방안 연구'는 연구보고서 마저 대외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약사회는 각 직능에 유리한 주장을 각자 펴며 한약제제 분업 등을 위한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약사회는 국내 시판허가 의약품의 '한약제제 분류' 카드를, 한약사회는 약사·한약사 면허범위의 완벽한 이원화 또는 일원화(통합약사) 중 택1 이란 의제를 정부에 촉구중이다. 한의사 입장에서 약사와 한약사 갈등은 손해될 게 없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방 의약품 분업은 물론 한약제제 분업을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라 약국·한약국 취급 한약제제를 둘러싼 약사·한약사 갈등이 지리하게 이어질 수록 한의사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제제 분업이 무기한 연기되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한약제제 분업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약사와 한약사 간 합의안 마련을 원하는 눈치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심의·의결된 '4차 한의약육성발전 종합계획'에 한약제제 분업 자체를 포함하지 않은데다 연구용역 결과도 여전히 "의견수렴 단계"란 입장을 반복하며 대외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00년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란 슬로건으로 국민과 의·약계 대변혁을 가져온 의약분업은 국민을 대표하는 시민단체와 의사, 약사, 정부, 학계 전문가 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밤샘 무제한 토론 끝에 우리 사회에 안착했다. 제도의 성공·실패를 놓고는 각 직능별 의견이 분분하나, 직접적인 면허 분쟁·갈등이나 국민 불편·불합리 없이 오늘날까지 정상 작동하는 상황이다. 한약제제 분업은 돌고 돌아 약사·한약사 면허범위 재정비 필요성을 재차 들먹이는 상황까지 왔다. 아무에게도 책임은 없고 상호 비판과 비난만 반복되는 소모적인 논쟁의 장이 또 열린 셈이다. 결국 한약제제 분업도 의약분업과 마찬가지로 국민과 정부, 유관 직능이 한 자리에 모여 무제한 토론을 벌여야 제도 도입 방향, 시점을 구체화 할 초석이 마련된다. 한약분업이 꼭 필요한지 여부는 정부와 전문가 간 깊은 논의가 더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약국·한약국이 취급하는 한약제제에 대해서는 직능갈등을 넘어 국민 합의를 담보한 본격적이고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2021년은 하얀 소(신축)의 해다. 흰 소는 신성한 기운과 함께 우직함, 인내를 상징한다. 반면 다소 고집스런 성격을 가진 동물이기도 하다. 신축년은 한약제제 분업 유관 직능이 각자 고집만 내세우기 보다 국민과 사회, 한약제제 발전이란 큰 틀을 놓고 서로 인내하며 합의하는 풍경을 기대해 본다.2021-01-18 11:06:19이정환 -
[기고] 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는 게임체인저인가?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의 임상데이터가 발표되고 온 나라가 시끄러워졌다. 이것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나 아니면 그렇고 그런 치료제 하나가 늘어나는 건가. 게임 체인저라면 그렇다. 단순히 치료효과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것으로 코비드19라는 가위눌림에 짓눌린 인류가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는 약이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이 약이 사망과 중증화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뿐 아니라 전염의 차단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번에 발표한 데이터만으로 이것이 게임체인저가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게임체인저가 아니라고 비관할 필요 역시 없다. 추가적인 데이터는 3상 시험에서 보충될 것이고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면서 거시적 데이터로서 확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데이터가 가장 아쉬운 점은 아마도 경-중등 증상자의 중증화(이약4.4%/대조약8.7%)를 보다 더 확실히 줄일 수는 없었을까 하는 점이다. 4.4%의 증증화가 나타난 사례는 감염후 바이러스의 세포내 침투가 이미 일정수준이상 진행된 사례일 수 있다 이 경우라면 항체치료제가 효과를 발휘할 시기가 지난 경우이며 중증화를 방지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필자의 욕심으로는 임상환자의 중상 발현시기나 바이러스 노출 추정 시기, 혹은 진단시 폐렴 진행정도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하여 이 기준에 따른 재분류를 할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다음으로 아쉬운 시각은 50세 이상의 중등도(中等度) 환자군 외에는 중증(重症)화 방지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좀 더 분명히 해두어야 할 측면이 있다. 여기에서 비교가 된 위약(placebo)으로 표시된 사례는 가짜약이란 뜻이 아니라 표준치료법 즉 렘데시비르/덱사메타손을 투여한 대조군을 말한다. 임상시험에서 생명의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가짜 약을 주고 죽음을 관찰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조군도 기존 치료법으로 최선을 다해 치료하여야 한다. 대조군을 그렇게 치료한 결과 46명의 경증이하의 환자는 한명도 중증화하지 않았으며 57명의 중등도군에서 9명(15.8%)의 중증화가 나타났고 여기에 대비하여 렉키로나주의 효과를 분석한 것이다. 한명도 중증화하지 않은 경증 환자에서 대조군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며 중등도 환자의 중증화(이약 7.2%/대조약15.8%)방지 효과 역시 훌륭한 결과이다. 통계적 유의성이 부족한 것은 3상 임상시에서 환자수를 좀 더 늘리거나 증상발현 후 시일이 경과한 사례를 재분류하여 분석한다면 여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대조군에서도 그렇지만 204명의 치료군에서 단 한명의 사망 사례도 없었다는 점이다. 글로벌 추정 사망률(사망자수/확진자수)이 2.14%인 현실에서 204명의 렉키로나주 치료군에서 우연히 사망자가 없을 확률은 1.21%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약의 치료가 유의하게 사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삼차 유행을 진정시킨 것은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여 누구나 쉽게 검사를 받을수 있게 한 정책이 주효하였다고 보인다. 필자는 이 정책의 장점을 활용하여 셀트리온 치료제 허가시 조기 선제 검사와 항체치료제 투여를 패키지로 묶어 누구나 쉽게 검사와 항체치료를 동시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주기를 바란다. 아주 선제적으로 조기진단이 이루어질 경우 치료제의 효과는 임상데이터 이상으로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이것이 전염을 원점 차단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그만큼 코로나 문제가 심각하고 그 극복을 전 국민이, 전 인류가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2021-01-17 22:23:06신광식 보건학박사 -
[칼럼] 백신 운송 시스템 가이드라인 필요성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수급계획에 따르면, 2월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 가능 수준인 3,600만 명에 대한 접종이 완료된다고 한다. 이러한 정부의 백신 수급계획 발표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뿐만 아니라 화이자, 모더나 등 수종의 백신이 국내에 공급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코로나19 백신은 저장온도가 중요한데, 이는 코로나19 백신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 저장온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단백질이 변질되어 백신 효과가 떨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이자 백신의 적정 저장온도의 경우 영하 70도로 보관 과정에서 이를 유지하기 까다롭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또한 초저온 유지 조건은 백신이 생산되어 의료기관에 도착하는 운송 과정에서도 유지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백신 운송 시스템 확보의 중요성은 백신 수량을 확보하였지만, 접종률이 낮은 해외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캐나다의 경우 인구 대비 5배의 백신을 확보하였으나 초저온 운송 시스템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도심 이외의 지역에 백신을 공급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접종률이 낮은 이유 중의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계획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백신 운송 시스템 확보가 중요하고 운송 온도 관리 등에 관한 정부 차원의 지침이 요구된다. 다행히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에서 ‘백신 보관 및 수송 관리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여 백신 취급자에게 백신의 생산, 유통, 사용 단계별 온도 관리에 관하여 안내하는 등 백신 운송 시스템 확보에 신경 쓰고 있지만, 운송 중 온도 관리 부분은 가이드라인의 다른 부분 설명에 비해 운송 업체의 자율에 맡겨진 부분이 많아 작년 독감 백신 운송 사고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지나친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상이한 보관조건을 가진 수종의 백신이 수급되는 현실 및 작년 독감 백신 운송 사고를 겪은 상황을 고려하면 코로나19 백신의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운송 과정 온도 관리에 관해 보다 자세히 규정하여 이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의약품 콜드체인 운송시장에 진입하는 기업 또한 운송 중 온도 관리에 관한 높은 수준의 표준 운영 절차(SOP, Standard Operation Procedure)를 마련하고 이를 준수함으로써 운송 과정의 신뢰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그때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더 빠른 코로나19 극복이 가능할 것이다.2021-01-15 12:00:55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대체조제 방치하고 제네릭만 '멱살잡이'[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연말연초가 되면 구멍가게에서부터 큰 기업까지 한 해 실행 가능한 계획을 짜고 숨을 고른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예산안을 계획하고 확정짓는 행정절차와 과정이 민간 기업보다 더 까다롭기 때문에 보다 세부적이고 전략적으로 정책사업을 구획하고 실행한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2021년 건강보험종합계획‘ 세부일정에 따르면 정부는 대체조제 장려금제도와 궤를 같이 하는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도'에 대해 연내 개선안을 만들어 확정짓기로 한 것은 그래서 꽤나 고무적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순항을 한다면 이는 그간 대체조제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이자 쟁점이었던 사후통보 문제를 전산 시스템(DUR)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정부-국회-약계가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에 기인할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여기에 더해 정부가 현재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제도 운영과 재정절감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정부는 약품비를 유의미하게 절감할 수 있는 방편으로 대체조제 활성화제도가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감한 바 있다. 2010년 수가협상 당시, 보험자인 건보공단과 의료공급자인 의병협이 진행했던 2011년도 병의원급 수가협상 부대합의조건에 약품비 절감 사항이 들어갔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석 달 내외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약품비 절감 가능성에 매우 유의미한 결과를 얻고 함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대체조제제도는 사문화 되기엔 꽤나 아깝고 아쉬운 제도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의사들이 처방을 위해 의약품을 고를 땐 최소 두세 번의 선택 과정을 거친다. 계열과 성분 선택, 품목 선택이 그것이다. 획기적 치료 신약 중 오리지널 품목이 단일 등재돼 있어 의사조차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모를까, 적어도 계열과 성분이 치료 목적에 부합한다는 전제 하에 같은 성분과 함량 제네릭 제품이 1개 이상 등재돼 있다면 약제 선택은 오롯이 의사의 의학적이면서 주관적인 판단에 맡겨진다. 여기다 단일요법, 병용요법 또는 3제요법까지 급여기준이 다양하고 제네릭이 많은 만큼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과 경우의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원내 약품비 절감은 병원경영 차원에서 상황에 맞게 자발적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이를 원외로 확대해야만 진정한 약품비 절감이 이뤄진다. 때문에 대체조제 활성화는 단순히 의약사 쟁점사항, 직능이기주의가 아닌 장기적으로 건보재정 효율 운영의 문제이자 보장성강화와도 직결된다고 단언할 수 있겠다. 정부가 처음 건강보험종합계획을 야심차게 내놓을 당시, 재정누수와 불필요한 지불 등을 사후관리강화로 꼼꼼하게 들여다 본 뒤 여기서 절감되는 금액을 보장성강화에 투입하는 방식을 지향하겠다고 말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것을 의약품 급여제도로 바라본 것이 지난해 본격화 한 제네릭 계단식 약가제도라 할 수 있다. 제네릭 난립으로 건보재정이 누수되고 등재기간 동안 비용효과성이 유지되는 약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는 등재 전엔 ‘1+3 계단식’ 허들로 진입을 통제하고 등재 후엔 제제별 사후관리강화로 급여재평가를 진행한다. 재정절감과 비용효과적인 의약품 사용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선 등재-처방 및 사용-사후평가가 유기적으로 연동돼야 한다. 물이 가득 담긴 고무풍선의 어느 한 쪽만 쥐어짠들 전체적인 물의 양은 결코 줄지 않는 이치와도 같다. 사문화 되다시피 했던 대체조제제도가 올해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제도' 개선으로 리얼 월드에서 활성화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2021-01-14 06:14:22김정주 -
[기자의 눈] 코스피 3000시대와 '카더라' 주의보[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다. 새해 첫 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3100선을 넘었고, 11일 오전에는 3200선도 돌파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도 영향으로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지만 국내 증시가 새로운 변곡점에 들어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의 유동성이 풍부해졌다지만, 코스피 상승률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독보적이다. 한국거래소가 밝힌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은 28.3%였다. 주요 20국(G20)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표현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렸다. 투자업계는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의 주역으로 개인투자자를 꼽는다. 각종 언론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급락하고 있던 국내 증시를 동학개미들이 지켜냈다"라며 추켜세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마냥 축포를 터뜨리기엔 석연치 않다. 개인들의 투자액 상당부분이 '빚'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도 연일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잔고는 20조3221억원에 달한다. 지난 7일 사상 처음 2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위를 돌아보면 주식투자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음을 체감하게 된다. 작년 여름 SK바이오팜 상장 대박을 지켜본 지인 A는 마이너스통장까지 만들어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톡 채팅방은 온통 투자종목에 대한 대화로 바뀌면서 종목토론방을 방불케 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이른바 '영끌' 현상이 부동산을 넘어 주식시장으로 옮겨붙은 듯 하다. 제약바이오종목은 지난해 주식투자 열풍의 중심에 있었다. 기자의 지인들 중에도 '왜 신풍제약이나 박셀바이오를 투자종목으로 추천하지 않았냐'는 원망 아닌 원망을 쏟아내는 이들이 상당하다.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93개 회사 중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2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박셀바이오의 작년말 종가는 16만7300원으로 공모가 1만5천원대비 1015.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 4일 박셀바이오를 '투자위험예고 및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목하기에 이르렀다. 신풍제약은 작년 한해동안 주가가 1453.87% 오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최고 수익률을 냈다. 이자부담 없는 저금리 환경에 주가가 연일 오르는 요즘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이다. 하지만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단타(단기매매)' 또는 '묻지마식 투자' 용도로 제약바이오업종을 선택하는 현상은 참으로 우려스럽다. 연구개발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기 힘들고 용어와 내용 자체가 어렵다보니 '묻지마 투자' 대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탓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하지만 증시 거품 붕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객관적인 위험신호도 하나둘 포착되고 있다. 지난 11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2.17% 오른 35.65로 마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전 세계 증시가 하락세였던 6월18일(37.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주가지수 급락 때 급등하는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흔히 '공포지수'로 불린다. 주가 흐름이 과속, 과열 상태이고 개인 투자자들이 흥분해 있음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다. 3월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가 자칫 개인투자자들로 활발해진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코스피 3000시대에도 하락하는 종목은 있다. 누구나 돈을 버는 건 아니란 의미다. 제약바이오종목을 투자할 때도 인터넷상에서도 떠도는 '카더라' 정보 대신 기업의 재무상태나 기술력을 근거로 삼는 현명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2021-01-13 06:14:18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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