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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가주사제 오남용, 의약분업이 대안인가?자가주사제인 비만치료제 삭센다에 오남용 논란이 지속되고 있고, 논란의 핵심은 당뇨치료제인 삭센다가 비만의 체중 조절에도 활용되면서 오남용에 따른 안전성 우려와 더불어 수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11월 중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제시할 거란다. 낱개 포장과 의약분업 적용이 주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삭센다 사용 과정에서 폭리와 오남용 발생? 삭센다가 비만에 탁월한 약품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이 증가하였다. 처방전 수와 약품의 투여량이 늘어난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삭센다가 필요한 수요자에게 필요한 만큼 적절한 과정을 거쳐 적정 가격에 처방되고 투여되는 가이다. 삭센다 투여 필요성과 투여량 등이 전문가인 의사의 판단 이전에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이 결과 필요성이 부적절한 처방은 물론 부작용 등 안전성도 우려된다. 수요자의 요구 외에 처방& 8228;투여자의 수익성도 개입되어있다. 처방·투여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이익추구가 오남용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의료기관을 포함한 의약품 유통과정의 일부 주체들이 불법적으로 유통하는 것도 문제이다. 불법유통은 이익추구라는 문제 외에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남용에 대한 대처는 가능한가? 오남용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수요자의 행태가 가장 큰 원인이다. 삭센다처럼 질병 치료보다는 체중 조절로 외모 변화를 우선하는 수요자의 행태는 약품 오남용 현상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의사의 행태도 오남용의 주요 원인이다. 약품의 사용 여부와 사용하여야 할 약품의 종류와 수량이 의사의 처방으로 결정되는 약품의 특성 때문이다. 수요자인 환자 유치와 수익 증대를 위하여 처방·투여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수요자의 행태는 관련 정보제공과 홍보로 어느 정도 변화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 의사의 행태는 정보제공과 홍보 외에 제도적인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이 적용될 경우 진료비 심사과정에서 관리 가능하고, 의약분업으로 약사의 견제 기능 활용도 한 방법이다. 약품의 불법유통은 이러한 행태의 발생과 정도를 심화시킨다. 불법유통에 대한 대처는 약품의 오남용 관리 외에 경제적 측면에서 유통질서 확립과 건강보험재정 등 의료비 적정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다. 의약분업은 자가주사제의 오남용 방지 대안인가? 약품의 오남용 관리를 위한 방안은 다양하다. 수요자와 처방자의 행태 변화만으로 오남용을 예방·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도에 의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와 더불어 의약분업도 그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의약분업의 목적은 약품 사용의 경제성과 더불어 안전성을 포함하는 적절한 사용이다. 적절한 사용에는 경제성, 안전성과 더불어 편의성도 고려된다. 주사제를 분업에서 제외한 이유이다. 주사제를 분업에 포함시키면 약국에서 투약받아 의료기관에서 주사하는 번거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자가주사제는 이에 해당되지 않아 수요자의 선택에 따라 의료기관 또는 자가주사를 병행하고 있다. 병행의 현실은 제도의 악용으로 오남용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자가주사제에 예외없이 분업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약품을 자가주사로 분류하는 것은 안전성을 전제로 편의성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남용으로 인한 안전성과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에서 주사해야하는 극히 일부 수요자의 불편은 감당할 필요가 있다. 분업이 자가주사제의 오남용을 예방·관리하는 전부는 아니다, 수요자와 처방자의 행태 변화 유도를 위한 정부와 보험자의 노력과 더불어 심사와 평가, 불법유통 관리 등 관련 제도의 정립도 병행되어야 한다, 분업에 따른 약사단체의 조제료 신설 등 별도의 보상 요구는 제도개선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관련 당사자들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참여와 대처를 기대해 본다.2019-12-16 06:14:19데일리팜 -
[기자의 눈] 계속되는 품절약,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기자님, 또 품절이네요. 이제는 기삿거리도 안되겠죠?" 최근 한 취재원이 다빈도 조제 의약품 중 하나인 리피토의 품절 사실을 알리며 보내온 메시지다. 이제는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로 반복되는 조제약 품절에 약사는 물론이고 때마다 취재하는 기자 조차도 지칠 정도다. 의약품의 잦은 품절이 웃지못할 해프닝도 연출했다. 근거 모를 소문에서 비롯된 약 품절 나비효과가 그것이다. 최근 약사들이 모인 SNS를 중심으로 시네츄라시럽이 곧 품절된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소문은 빠르게 확산됐다. 이야기가 나온지 하루도 안돼 약사들은 주문량을 늘렸고, 온라인몰은 물론 의약품 도매상에서도 물량이 달리기 시작했다. 정작 제약사는 약 품절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과 더불어 갑자기 주문이 늘어 오히려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약을 사재기 하는 약사들을 이기적이라 비난도 했다. 하지만 처방은 계속 나오고, 대체할 약은 없는 상황에서 다른 방법이 있을지 묻고 싶다. 약이 없어 환자를 돌려보내는 것보다는 조제실 한켠 재고약 박스를 쌓아놓는 편이 오히려 마음은 편한게 약사 아닐까. 품절 약, 그중에서도 장기 품절약은 약사사회 해묵은 이슈이자 약국가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품절약은 약국 업무에 차질을 빚는 것을 넘어 환자들에도 고통이 될 수 있다. 대상 약이 희귀의약품이나 대체가 불가능한 약이라면 상황은 더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올해 초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가 장기 품절 의약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상,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히며 그 중 하나로 약사회는 심평원과 공조해 장기 품절약의 실태를 파악, DUR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극단적으로는 일정 기간 품절이 지속된 약에 대해서는 약품 코드를 중단하거나, 관련 제약사에 과징금을 추징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이쯤되면 특정 약 품절을 두고 제조사인 제약사에서 원인을 찾고, 도덕성을 문제삼는 것도 공허하게 느껴질 뿐이다. 이제는 원인이 아닌 결과에서 더 강력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봤으면 한다. 약이 품절되면 결국은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2019-12-16 06:00:00김지은 -
[데스크 시선] 문재인 정부의 원격의료 딜레마[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오는 1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원격의료가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경제지 등에서는 정부가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고 있는 원격의료를 구체화하기 위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기재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어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준비중에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한 경제단체는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주요 경제입법 과제로 꼽고, 정부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최근 '신산업 규제트리와 산업별 규제사례' 보고서를 통해 원격의료를 도입하려면,개인정보보호법·의료법·약사법 모두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약사법을 개정해 온라인을 통한 약 처방과 배송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격의료의 경우 원격진료와 더불어 의료기기 판매사업, 의약품 제조·배송, 건강관리서비스, 개인질병정보를 활용한 보험상품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경제계의 분석이다. 경제계의 원격의료 주장이 계속되는 이유도 곱씹어 봐야 하지만 우회적인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 추진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정부는 이미 규제특구를 지정해, 제한적인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강원도가 원격의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지만 참여를 결정한 의료기관이 아직 1곳에 불과해 현장의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만약 원격의료가 본궤도에 오르면 조제약 택배배송을 막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거동불편자가 병원에 가기 힘들어 원격진료를 했는데 약 조제는 직접 처방전을 출력해 약국으로 가라고 하면 동의할 환자가 몇명이냐 있겠냐는 것이다. 의약계의 갈등 과제인 원격의료, 투자개방형 영리법인, 조제약 택배이슈 등도 모두 의료가 산업의 대상이냐 아니면 공공재의 성격으로 봐야 하나의 충돌에서 불거진 이슈들이다. 보건의료의 영역에 산업정책 수혈이 필요하지, 아니면 정부의 규제 속에서 공공의 역할에 더 많은 비중을 둘지는 찬반이 너무 팽팽한 의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도 쉽사리 원격의료 카드를 꺼내들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 의료는 딜레마다. 보건의료정책에서 의료는 산업화 대상이 아닌 공공성을 우선해야 하다는 기조가 분명한데, 경제단체나 경제관료의 눈에는 의료야 말로 돈이 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19일 발표되는 경제정책방향에 원격의료가 언급될지 아니면 기존대로 규제특례 시범사업 형태로 그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2019-12-15 22:41:24강신국 -
[기자의 눈] 교육내실화 없는 통합 6년제는 빈수레[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국립대를 포함한 전국 37개 약학대학이 모두 통합6년제 전환을 결정하면서, 편입형 2+4년제 학제와 PEET 등이 사라진다. 지난 2009년 6년제 약학교육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왔던 기초교육과 전공교육 간의 연계 부족, 이공계 황폐화 등의 부작용은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약학교육평가원도 우여곡절 끝에 법인화를 이뤄내면서 37개 약학대학에 대한 평가 인증의 기반도 마련됐다. 이와 관련 약사법 개정안도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상황이다. 약학계에서는 통합6년제 전환과 약평원 법인화 등으로 약학대학의 교육 환경 개선은 상당부분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통합6년제의 취지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약학교육의 내실화라는 가장 중요한 숙제가 남아있다. 약평원은 평가 및 인증을 통해 약대마다 제각각이었던 교육의 질을 균일하게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약학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절반의 성공쯤으로 평가할 수 있다. 평가 인증 시스템만으로는 약국으로 편중되는 약사 인력문제를 개선할 수 없고, 신약개발 전주기를 이해하는 산업약사 양성에도 역부족일 것이라는 말이다. 약학계도 이같은 고민으로 재작년 서울대 오정미 교수를 중심으로 성과기반약학교육의 도입을 위한 연구사업을 진행했다. 약학교육협의회는 작년 6월 성과기반교육 공청회를 열고, 의과대학에 대한 사례를 검토하는가 하면 약학교육의 핵심역량을 도출하는 등 방향성을 구체화했다. 또한 올해 약교협은 전국 약학대학에 서신을 발송해 ▲학문적 우수성 ▲환자중심 ▲창의융합 ▲신약개발 ▲사회공헌 ▲협력존중 ▲자기주도 등 약학교육의 핵심가치를 공유하기도 했다. 37개 약학대학들이 통합6년제에 걸맞는 교과과정을 설정하기 위한 방향은 제시가 된 셈이다. 그러나 임상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재편성, 구체적 교과목 신설 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고통을 동반한 약학대학들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37개 약학대학들이 이른바 환자중심과 창의융합, 신약개발에 맞는 약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불필요한 것은 덜어내고, 필요한 것은 추가하는 취사선택의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약대 통합6년제라는 하드웨어는 어느정도 완성이 돼간다. 교육과정의 구체적인 내실화를 담아낼 수 없다면, 결국 빈수레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할 때다.2019-12-12 19:37:50정흥준 -
[기자의 눈]불법 리베이트 CSO, 탱자는 죄가 없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의·약사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를 제약사에 이어 의약품 CSO(영업대행사)까지 확대 적용하는 법 개정에 대한 정부·의회·산업 취재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탱자는 죄가 없다. 제약산업 CP(윤리경영) 전문가들은 약물 전문지식에 기초한 CSO를 감귤, 불법 리베이트 수단으로 변질한 CSO를 탱자로 지칭했다. 새콤달콤 토실한 과육을 뽐내는 귤과 달리 탱자는 껍질이 두껍고 씨가 많아 과육이 적은데다 신 맛이 강해 불법 CSO를 비유하기 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탱자를 불법 CSO와 견주기엔 11월 제철 탱자의 약리적 효능은 뛰어났다. 동의보감은 탱자가 피부의 심한 가려움증 해소와 간 해독, 복부팽만감 해소, 기침 등 호흡기질환과 체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지방을 제거하는 구연산 성분도 갖춰 체내 영양소 대사를 촉진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불법 CSO는 국민 건강과 제약산업 발전은 물론 정상적인 의약품 CSO 산업 건전화에도 백해무익이다. 불법 CSO 탓에 애먼 탱자만 오명을 뒤집어 쓴 처지란 생각을 한 이유다. 올해부터 시행한 한국판 선샤인액트가 제약사에 이어 의약품 CSO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태세다. 의약품 리베이트 규제조항이 담긴 약사법·의료기기법 개정으로 실현되겠지만 이에 앞서 제약산업과 일부 변질된 CSO의 자성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신성장동력인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더이상 복제약(제네릭) 중심 산업구조에 머무를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 시판돼 주요 특허마저 만료돼 같은 성분약이 다수 쏟아져나온 제네릭으로는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 산업을 선도할 수 없다. 제네릭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서 제약산업을 지탱하고 신약 개발 연구개발(R&D) 자금원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빛을 잃은지 오래다. 시장 혁신성을 찾기 힘든 제네릭 과당경쟁은 결국 불법 리베이트 전쟁으로 귀결된다는 전례가 수두룩하게 도출된 따름이다. 제네릭 경쟁을 하더라도 합법 CSO를 통한 의약품 전문성 기반으로 방향을 설정해야 함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CSO를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의약품공급자에 포함하는 보완입법에 나서기로 공감대를 합의했다. 이는 법 개정을 수단으로 제약산업와 CSO 업계에 자정활동에 나서라는 직접적인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복지부 역시 법 개정이 모든 의약품 리베이트를 근절할 마법의 총알이 될 수는 없다고 보고있다. 결국 정부와 국회가 구축한 합법적인 의약품 경쟁시장 속에서 제약산업과 CSO 스스로가 전문성을 뽐낼 수 있는 영업방식을 고민하고 부패한 구식 불법 영업을 도려내야 리베이트 근절을 실현할 수 있다. 탱자나무는 노랗고 탐스런 열매 말고도 장미나 엄나무가 겁먹을 만큼 뾰족하고 큰 가시가 돋친 줄기탓에 예로부터 울타리 대용으로도 유용히 심겼다고 한다. 불법 CSO로 비유됐던 탱자의 약용적 효능과 물리적 기능을 본받아 국내 CSO 업계가 의·약사 전문가 대상 의약품 영업을 전담하는 떳떳하고 튼튼한 산업으로 성장해 제약산업 글로벌 견인을 지원할 미래를 꿈꿔본다.2019-12-11 15:43:03이정환 -
[칼럼] 리베이트 약가인하 재판 추이에 관하여올해 '일회용 점안제 약가 일괄 인하', '제네릭 약가 개편' 그리고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 소송'까지 약가 제도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면서, 추후에도 회자될 한 해로 기억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약가 제도는 '동일 제제 동일 가격' 정책을 수정하는 등 패러다임이 변경(Paradigm Shift)되고 있고, 향후 몇 년 동안 변화될 약가 생태계 속에서 제약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 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약가 제도와 관련해 다뤄야 할 이슈들이 많지만, 최근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와 관련된 유의미한 판결들이 선고된 만큼, 이에 대한 쟁점을 소개하려고 한다. 다만, 선고된 판결들이 하급심 판결에 불과하고 아직 다툼의 여지가 많은 사안인 관계로 해당 쟁점에 대한 간략한 적시만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지난해 12월 '리베이트와 킥백(Kick-back)'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소개한 것과 같이,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가 적발된 11개 제약회사의 340개의 품목에 대한 상한금액 인하처분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제약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근 수년간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처분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법리가 다퉈질 기회 자체가 없었고, 이번 대규모 행정처분 이후 이에 대한 다양한 쟁점에 대한 법리 다툼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법리 다툼을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과거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 제4항 제12조에서 정한 '판매촉진을 위하여 금품을 제공하는 등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이 확인된 약제(이하 '구 리베이트 규정'이라 함)에 따른 약가인하처분의 본질이나 성격을 '제재처분'으로 볼 것인지 여부이다. 제재처분인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제재처분의 재량성이 인정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사법심사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제재처분의 재량성이 인정될 경우 사법부는 행정청의 판단을 존중해 특별히 큰 하자가 없으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게 되고, 인정이 되지 않을 경우 법원이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문제로 귀결지을 수 있다. 상기 쟁점에 대해, 이번 하급심 판결은 구 리베이트 규정에 따른 약가인하처분이 '제재처분의 재량성으로 볼 수 없고, 급여대상 약제 상한금액의 합리적 조정처분의 재량성에 기초해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즉 ,상한금액의 조정을 함에 있어 합리적 범위라고 인정이 되는 경우에만 재량권 범위의 적법한 처분이라고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전제 하에 이번 판결은 구체적인 쟁점 사항에 대해 재량권 범위의 처분 여부를 하나씩 판단했다. 우선 보건복지부장관은 상한금액조정처분을 진행함에 있어 제약사에게 상한금액 산정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의무가 없다고 보았다. 급여대상 약제에 관한 고시의 대상은 요양기관, 공단, 가입자, 피부양자 등 상호간에 적용될 뿐이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처분의 직접 상대자라고 보기 어려워 이유 제시의무가 없다고 본 것이다. 만약 A(가칭)병원에서 제공한 B(가칭)제약사의 의약품들 중 리베이트 수취자인 의료인이 처방한 의약품의 가격만 인하를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A병원에서 처방한 B제약사의 의약품 모두 상한금액 인하의 대상으로 볼 수 있을까? 법원은 B제약사의 의약품 모두 상한금액 인하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다. 리베이트 제공 자체가 포괄적으로 특정 제약사의 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제공될 여지가 높고, 반대로 특정 의약품의 판매촉진만을 위해 리베이트가 제공되었다고 볼 객관적 증거는 없었다고 보았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재량권 범위 내라고 본 것이다. 그럼 A병원에서 급여 대상 약제와 급여 대상이 아닌 의약품(소위 미등재 의약품)을 제공하고 있었다면, 상한금액 인하율을 계산함에 있어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미등재 의약품에 대한 리베이트 부분을 따로 계산하여 덜어내야 하는 것인가? 법원은 미등재 의약품 부분을 원천 배제하고 급여 대상 약제만을 대상으로 리베이트 금액을 안분한 것은 상한금액 인하율 산정을 잘못한 것이라는 취지로 판시했다. 즉 미등재 의약품에 대하여 리베이트가 제공되었을 여지도 있는데, 해당 부분을 덜어내지 않고 모두 상한금액 인하율 계산에 포함할 경우 과도한 인하율이 적용되므로 이는 산정방식에 있어 부당한 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만약 약사에게 제공된 리베이트가 전문의약품에 대한 비용인 경우, 해당 리베이트 비용을 포함하여 상한금액을 인하하는 것이 가능할까? 법원은 제약사가 약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가, 약사법위반죄로 성립될 수 있음은 별개로, 전문의약품의 처방·판매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전문의약품의 조제 및 판매는 의사 등의 처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고 일반적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을 제외하고는 약사에게 제공된 리베이트가 ‘전문의약품의 조제·판매를 촉진’하는데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약사에게 제공된 리베이트 비용은 제외하고 상한금액을 인하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리베이트 판결의 경우, 종전의 리베이트 판결에 비해, 상한금액조정처분에 이르게 된 기준과 방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해 '급여대상 약제 상한금액의 합리적 조정처분의 재량성에 기초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물론 1심 판결이고 이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므로 상기 쟁점들에 대한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지속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 항소심에서는 상기 쟁점에 대해 판단을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어떠한 결론에 이르더라도 본 사안이 항소심 그리고 대법원을 거쳐 판결이 확정되면 한동안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처분과 관련한 일응의 기준이 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헬스케어 분야는 양적 질적 팽창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수반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 뿐 아니라 고도적으로 정책적이고 기술적인 분야인 약가 제도는 그 논의의 핵심에 있다. 앞서 언급한 약가 패러다임의 쉬프트(Paradigm Shift)는 리베이트를 넘어 보다 다양한 화두(話頭)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다가올 2020년에는 또 어떤 약가 정책이 진행될지 지속적인 귀추가 주목된다.2019-12-09 21:35:15데일리팜 -
[칼럼] 의약품 실거래가 조사의 불편한 진실2년 주기의 실거래가 인하가 2020년 1월로 예정됐다. 엊그제 같았는데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듯 빨리 온다. 가뜩이나 발사르탄, 라니티딘 등 회수와 보상문제로 제약과 유통업계, 의료기관이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연말을 전후해서 상한가 조정과 보상, 반품까지 마쳐야 하니 업무량 폭주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거래가제도는 시장경쟁으로 거래된 실제 약가를 상한가에 반영하고 사후관리로 약가 적정성을 확보하여 건보재정의 효율성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과연 그 과정에서 불편한 진실은 없는지 그 내막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제약사 전체 물량의 90% 가량이 도매를 통해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직접 공급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실거래가 가중평균가의 주요 변동 요인은 전체 의약품의 20%정도를 차지하는 원내 사용약제에 있다. 원내 사용 약제에 한해 지정된 병원코드로 원외처방을 제한하다 보니 80%의 원외 처방을 지키기 위해 제약사와 유통회사 모두 선정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한다. 여기에 더해 의료기관의 저가구매 인센티브 유혹은 공급자의 과잉경쟁과 맞물려 1원짜리 초저가낙찰을 부추겼고 유통을 혼돈의 도가니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의약품 원가구조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기관의 원외처방약 복수 코드화 유도 및 권고 역시 다자간에 시도되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 의지와 상관없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도매유통회사와 의료기관의 상한가 미만 거래를 제약사가 약가인하로 책임지는 모순이 태동한다. 약가인하는 항구적이고 비가역적이다. 그만큼 제약사엔 미래수익과 직결되는 예민한 사안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원외처방이 거의 없는 주사제 등은 약가인하 폭이 커서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 비록 주사제 30% 감면 규정을 두고 있지만 특정 의약품의 지속적인 약가인하는 장기적으로 공급의 불안 요소가 된다. 유사한 처방 형태를 지닌 정신과 등 원내 조제 허용 약제들도 잠재적으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약사법은 의약품 도매상 또는 약국 등의 개설자가 실제로 구입한 가격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약사법 제47조 제1항, 시행규칙 제44조 제1항 제2호, 약사법 제95조 제1항 제8호). 현실은 조금 다르다. 유통질서 문란 행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입가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한 유통회사의 공급내역을 정부는 영업비밀보호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결국 제약사가 피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고 정작 약사법을 위반한 도매상은 처벌을 받지 않는 시장질서의 왜곡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제약사가 유통회사의 의료기관 공급가를 통제하면 공정거래법상 재판매가 유지행위로 처벌을 받는다. 현행 유통 체계에서 이를 선별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장치는 없어 보이니 제도의 틀을 바꾸지 않는 한 이런 논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건보재정 효율성 추구에도 맹점이 있다. 2018년 3619품목 1.3%인하로 808억 절감했고 2020년에는 4000여개 품목에 평균 1% 이상에 절감액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보재정 절감액은 단순하게 당해년도 약가인하만 반영된 수치다. 항구적인 인하로 매년 누적되는 재정 절감에 대한 추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시장경쟁을 통해 제약사가 자발적으로 저가 공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한 건보재정 절감 효과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재정절감 기여 측면에서 약가인하를 연동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제약사는 저가공급을 하고 싶어도 2년마다 오는 약가인하를 회피하기 위해 역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번부터 실거래가 조사대상에서 국공립병원을 제외했는데 약가인하를 연동하지 않고 있다. 시장경쟁으로 저가 공급을 유도하면 결과적으로 의료기관의 청구액이 보험상한가 대비 현저하게 낮아지므로 결국 건보재정 절감에 도움이 된다. 입증이 필요하면 국공립병원과 그 외 의료기관의 공급가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추측하건대 약가연동을 안하는 편이 건보재정 절감에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해마다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장려금'을 의료기관에 제공한다. 2018년에만 저가구매장려금으로 336억을 지불했다. 자율경쟁이 활발해지면 이런 인센티브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거래가 인하는 이러한 모든 의약품 유통경로에 영향을 미치며 직간접적인 부담은 각 유통 채널의 인건비 및 관리비용으로 전가된다. 대규모 약가인하는, 순차적으로 재고관리 및 반품, 약가차액 보상 등 추가 업무가 각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데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회 전반적인 행정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6년에 협회차원에서 각 단계별 인력 투입량을 추정해본 적이 있다. 단계별로 환산된 비용을 합산해 보니 실거래가 인하로 인해 연간 517억원 가량의 비용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해당 의약품의 차액보상 손실이나 반품 경비, 폐기 비용 등 직접손실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각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손해 비용을 합산하면 훨씬 더 큰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실거래가 조사에 의한 약가인하는 허점이 많은 부실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제도 폐지가 어렵다면 실사구시의 일환으로 약가인하를 일몰제로 유예해 보자. 그런 다음 재정절감 효과를 상호 비교해 보면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거래가조사의 법적인 쟁점과 인하요인을 두고 벌어지는 이해당사자간 갈등도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약가인하가 시행되고 나면 한동안 잊혀지다가 어김없이 2년 후엔 다시 쟁점이 될 것이 뻔하다. 여유가 있을 때 지혜를 모아았으면 좋겠다. 환경이 바뀌면 제도도 변한다. 8년 전에 도입된 약가산정 기준이 변하고 있다. 다음 차례는 20년 된 실거래가 제도가 되길 기대한다.2019-12-09 17:13:21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기등재약 사후평가 필연성과 과제[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사회보험으로서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될 수록 재정 지출 효율화와 지불에 있어서 가치 판단은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된다. 그 중 의약품은 보장성과 함께 무게추도 변화해왔다. 과거 네거티브 리스트제도 하에서 의약품 보험등재 가치는, 더 많은 약제를 등재시켜 국민들이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방점을 뒀었다. 당연히 업계는 시판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품목허가에 중점을 두었고 당시 보험은 허가 상황에 큰 영향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포지티스 리스트로 보험 정책이 바뀌면서 무게 추는 빠르게 전환됐다. 제네릭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이 약이 건강보험 재정으로 구매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동일성분, 동일제제, 동일함량 약제라도 보험에선 같은 가치를 지니는지 끊임없는 의문부호가 생겨났다. 이 것은 세계적인 흐름으로서, 인구구조와 질병구조, 재정구조, 사회적 양상이 변화하는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 흐름 속에서 정부도 기업도 복잡다단해졌다. 정부의 심사와 평가 구조는 세밀해지고 까다로워졌으며 이에 맞춘 제약기업들은 제조공정과 R&D, 마케팅과 유통에 이르까지 더 많은 노력과 자본을 투입해야 했다. 선별등재제도, 기등재약목록정비, 약가 일괄인하, 제네릭 약가개편 등 약가 사후관리를 관통하는 수 많은 제도들이 이를 방증한다. 보험 진입 문턱을 낮춘다면 당연히 수반되는 사후관리 강화인 셈이니 두 개의 정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을 것이다. 최근 정부와 보험당국은 또 다시 약제 사후평가 방책을 내놨다. '의약품 사후평가 기준 및 방법 마련안'이 그것인데, 아직 관련 위원회에서 확정하진 않았지만 공청회를 열어 일부를 꺼내보인 것이어서 전체 방향성과 맥락으로 정부의 의지와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사후평가는 크게 재정기반과 성과기반 평가로 나뉘는데, 임상적 유용성에 방점이 찍혔다. 재정기반 사후평가는 제외국 가격비교 재평가와 등재년차 경과 약제 재평가, 성과기반 사후평가는 문헌기반 재평가와 임상 현장에서 나타나는 RWE 기반 재평가로 구분된다. 이에 대해 제약계는 사후관리 기전이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재평가를 하는 데 대해 이중규제로 인식하고 있다. 재평가는 결국 보험약가를 떨어뜨리거나 하향조정하는 결과로 실현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2011년 시범사업 형식으로 마무리 했던 기등재약목록정비 이후 등재된 약제에 대해선 가격적인 사후관리 이외에 별 다른 기전 없이 약제등재 제도가 이어져 왔다. 그런 의미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기반으로 한 종합적이고 상시적인 약가제도체계를 갖추는 이 작업은 보험자와 가입자, 지불자와 환자의 측면에서 보험약제 신뢰성을 대폭 향상시키는 동시에 선별목록제도를 완성하는 의미가 있다. 이 흐름이 필연적이고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라는 데까지 인식이 따라왔다면, 우리는 앞으로 전개될 방향에서 간과해선 안 될 이면을 넘겨 살펴야 한다. 환자와 가입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무엇이 고가약인가'에 대한 정의, 고가약과 희귀질환약, 항암제가 이 제도 안에서 실제로 'and'로 적용될 지 'or'로 적용될 지를 판단하는 실효성 예측, 콜린알포세레이트와 같이 RCT(무작위 임상)가 어려운 약제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여기에 현행 사용량-약가연동제도나 사전약가인하제도처럼 기존 사후관리와 중복되는 부분이 생길 경우 사회적 합의 부분을 비롯해, 제외국 가격비교 시 실거래가 파악의 어려움, 'efficacy(효능)'과 'effectiveness(효과성)' 안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제약산업계와의 갈등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많은 전문가들이 좋은 제도는 '간단명료'와 '보편타당' '예측가능성'을 전제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그런 좋은 제도 뒤에는 합리성과 수용성을 고려한 정교함이 치열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2019-12-09 06:14:21김정주 -
[기자의 눈]불순물 포비아와 식약처의 자가당착[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이번엔 메트포르민이다. 아직은 작은 의심 수준에 그치지만, 앞서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사태를 겪은 직후라 우려가 적지 않다. 이쯤 되면 '포비아'라 할 만하다. 싱가포르의 3개 메트포르민 제품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이 조사에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다른 약도 아닌 메트포르민이다. 모든 당뇨약의 출발점이자, 마땅한 대체제도 없는 약이다. 만약 한국의 메트포르민에서도 NDMA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될 경우, 그 파장은 발사르탄이나 라니티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업계의 피로감은 상당하다. 발사르탄 사태가 마무리되는가 했더니 1년 만에 라니티딘·니자티딘 사태가 연이어 터졌다. 그때마다 문제의 약들은 회수·폐기됐다. 재발방지 대책 격으로 '불순물 안전관리'라는 새로운 숙제도 생겼다. 업계가 불순물 포비아에 시달리는 것은 식약처의 조치와도 관련이 깊다. 라니티딘 사태 이후 '전 품목 판매중지와 회수'라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처분을 내렸다. 어떤 완제의약품에서 얼마나 많은 NDMA가 검출됐는지 굳이 따지지 않았다. 라니티딘은 사실상 퇴출됐다. 물론 명분은 있었다. '분자구조상 자연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식약처가 댄 이유였다. 문제는 메트포르민이다. 정확히는 라니티딘처럼 ▲기준치 이상의 NDMA가 검출되면서 ▲자연발생 가능성이 높을 경우를 가정했을 때의 문제다. 식약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라니티딘처럼 전 품목 판매중지 결정을 내리자니, 당뇨병환자들이 메트포르민 대신 복용할 마땅한 약이 없다. 반대로 일부 품목만 판매중지 결정을 내리자니, 라니티딘과의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 뻔하다. 라니티딘 사태에서 단추를 잘못 끼운 결과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고 엄격한 조치를 내린 식약처가 자가당착에 빠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만약의 상황에 다다랐을 때 식약처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2019-12-09 06:10:00김진구 -
[기자의 눈] '답정너'식 첩약급여, 국민건강은 빠져있다[데일리팜=김민건 기자] 보건복지부가 이달 중으로 제 3차 첩약급여화협의체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내 추진 계획으로 알려졌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은 내년 초로 미뤄졌다. 이 얘기는 사실상 제 3차 전체회의에서 첩약급여화 1차 시범사업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주요 대화 상대인 대한약사회나 대한한약사회 등 직능단체는 이같은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소통 부재가 원인이다. 지난 4월 협의체를 구성한 이후 전체 회의는 단 2회 열렸고, 분과별 위원회도 실제적으로 개최한 적이 없다는 게 약사회와 한약사회 지적이다. 두 전문가 단체는 안전성·효과성 검증 없는 시범사업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한약사회는 4일 복지부 앞에서 한약사 면허증 사본을 태우는 퍼포먼스로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였다. 결국 이달 중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 건정심에 상정한다는 계획은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답정너식의 행태와 같다. 두 단체는 이러한 복지부 행태에 분노를 감추지 못 하고 있다. 약업계는 1993년 한약파동과 2000년 의약분업을 겪으며 국가 정책 혼선으로 생기는 막대한 사회적 갈등을 경험했다. 두 사건은 정부의 정책결정과정(Policy-making process)에서 주무부처와 직능단체, 언론, 시민단체 등이 개입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번 첩약급여화는 한의약 발전과 국민건강 보장성 강화에서 시작했다. 보건정책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결정하는 분야다. 그렇기에 협의 과정에서 공식·비공식적으로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복지부의 추진 과정은 이러한 절차와 거리가 멀다. 첩약급여 문제는 1993년 한약조제권 분쟁으로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주요 직능단체인 약사회와 한약사회, 한의사협회, 의사협회는 전문가 집단이면서도 결속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보건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정부가 직능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이유이다. 한의사와 청와대 유착 의혹이 불거진 현재 복지부는 국민이익을 담보하면서도 유관 직능단체 간 균형을 맞춰 반발을 줄여야 한다. 정부가 보건정책을 결정하는 데 어느 한 편을 들었다고 의심을 받는 건 주도권을 잃었다는 것이다. 분쟁 조정 기능을 상실했다는 말과 같다. 정부의 조정 기능 상실로 한약파동이나 의약분업 당시 계속해서 정책 결정을 번복할 수 밖에 없었다. 약사회·한약사회의 동의 없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면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는 특정 직능단체를 위한 이익만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약사회와 한약사회의 반발은 1993년 한약파동 이후 지속돼 온 한방의약분업과 보험 문제에서 복지부 전략부재와 무사안일 태도를 보여준다. 복지부는 약사와 한약사, 한의사 직능간 전문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국민이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시범사업 추진을 결정해야 한다.2019-12-05 17:33:07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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