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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부, 급여재평가 '말바꾸기' 논란 책임져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새로 마련한 급여재평가 방법의 적용 시점을 두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논란의 발단은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5월 30일 보건복지부는 2023년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급여재평가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여기서 정부는 급여재평가의 새로운 평가방법을 공개했다. 현행 평가방법과 비교해 일부 내용이 바뀌었다. 1차 평가는 '의학적 권고'라는 단어로, 2차 평가는 '임상효과성'이란 단어로 각각 대체됐다. 또 의학적 권고를 평가할 땐 문헌의 질적 수준을 고려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평가항목으로 '사회적 요구도'가 추가됐다. 논란이 되는 것은 새 평가방법의 적용 시점이다. 정부는 "올해 급여재평가부터 새 평가방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선 정부가 말을 바꿨다는 비판이 꾸준히 쏟아진다. 기존에는 내년부터 적용한다고 누누이 밝혀왔으나, 건정심 보고 이후 '올해 적용'으로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비판이다. 실제 지난 4월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간담회에선 정부가 '새 평가방법을 올해 적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제약사들의 개별 문의에서도 정부는 '새 평가방법의 올해 적용은 없다'고 답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올해 급여재평가 대상인 히알루론산 점안제 등 6개 성분(2개는 임상재평가 실패로 제외)은 졸지에 새 방법으로 평가받게 됐다. 정부 안내에 맞춰 급여재평가 자료를 제출한 제약사 입장에선 황당할 따름이다. 마치 수능시험을 치렀는데 성적표가 나오기 직전에 채점 방식이 바뀐 꼴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회적 요구도 항목이다. 의료적 요소, 사회적 요소, 재정적 요소 등을 종합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정부 입맛에 맞게 급여재평가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기사회생한 '고덱스'나 '이모튼' 사례도 새 평가방법을 적용할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말이 바뀐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비공개로 열린 급여재평가 설명회에서 심평원 측은 "기존 평가방법을 명확히 했을 뿐, 내용이 바뀌진 않았다"며 "평가 결과 역시 기존과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제약업계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오히려 비판의 강도는 더욱 세지는 양상이다.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정부의 '평가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도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점 방식이 바뀌어 한두 문제가 오답처리 된다고 하더라도 공부를 잘 하던 학생은 예전처럼 고득점을 하지 않겠냐는 수준의 해명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 정부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말이 바뀐 것은 맞지만 사실은 바뀐 게 아니라 구체화됐을 뿐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은 마치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과거 한 발언을 연상케 할 뿐이다.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진행된 급여재평가 결과를 과연 제약업계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엉터리 해명으로 당장의 논란을 어물쩍 넘어간다고 한들, 올 연말엔 더욱 큰 논란과 마주할 수밖에 없음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2023-07-10 06:15:14김진구 -
[칼럼]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약사와 큐레이터[데일리팜=정석원 이사 기자] & 65279; 애거서 크리스티는 제 1차 세계대전 기간 프랑스 대학병원에서 약사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1916년 그녀의 첫 추리소설인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에서 스트리크닌이란 독약을 등장시킨 것은 약사로의 경험이 컸을 것입니다. 성경과 셰익스피어만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보다 많이 팔렸다고 이야기될 정도로 그녀는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모리그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큘 푸아로 등은 어릴적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추리소설의 작가와 주인공들입니다. 추리소설의 최대 미덕은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다는 것은 그 대상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많은 약사들이 약국 공간에 대한 활용 미흡을 인지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FGI 참여 약사들은 약국의 공간활용을 통해 소비자의 시간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특히 약국의 개방형 공간구조에서는 고객과 개인적인 상담이 어렵고, 이는 소비자들이 약국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주요인이 됩니다. 오늘날 약국에서 체험할 수 있는 ‘무엇(something)’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기에 소비자의 시간을 붙잡는데 있어서 약국은 F&B스토어, 대형쇼핑몰, 편의점 등에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2018년 아이큐비아(IQVIA IMS Health Korea)의 에서 일반의약품 구매고객 600명과 약사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분기별 1회 이상 일반의약품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에 방문하는데 평균 체류시간은 5분 미만입니다. 약국에 방문하는 고객 중 58%를 차지하는 처방 조제 고객 중 대부분은 처방약만 구매하고 나갑니다. 일반의약품을 구입하는 고객은 주로 1 품목을 구매하고, 평균 지불 비용은 1만원 미만입니다. 2번 3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론적으로 1번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즉, 고객이 약국에 체류하는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좀 더 멋있게 표현하자면 고객의 ‘시간’점유율(Time Share)을 늘려야 합니다. 시간점유율의 사전적 정의는 기업이 시장에서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동종 업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경쟁하는 것 이상으로 고객의 시간 자체를 가지고 경쟁하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과거 기업에서 중요시했던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은 시장의 구도가 비교적 단순하던 시절의 성취 지표였다면, 시장의 경쟁자가 시시각각 바뀌는 요즘 세상에서는 경쟁사 대비 점유율 보다는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는 고객의 수면시간이다!”라고 말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시간점유율의 중요성을 간파한 사람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약국과 일반의약품의 경쟁상대에 대한 정의는 좀 더 폭 넓게 규정할 수 있습니다. 내가 운영하는 약국의 인근에 위치한 다른 약국 만이 경쟁상대인 시대는 지났습니다. 큐레이터는 ‘보살피다.’, ‘관리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큐라(cura, 영어의 care)’에서 유래된 용어입니다. 흔히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전시물의 관리 및 기획을 총괄하는 사람을 일컬었는데, 요즘은 미술관 큐레이터, 패션 큐레이터, 푸드 큐레이터, 디지털 큐레이터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큐레이터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데일리팜의 기획기사인 “주목! 이 약국”에는 ‘헬스 큐레이터’들이 있었습니다. ‘헬스 큐레이터’들은 고객들이 약국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는 사람들입니다. 헬스 큐레이터의 시각으로 고객의 시간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키오스크를 활용해 고객의 방문 목적에 대해 사전 파악하는 것입니다.즉, Cure(치료)와 Care(예방)을 기준으로 고객을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약국을 방문한 고객의 목적은 크게 ‘즉시 효과(Cure)’를 기대하는 경우와 ‘장기 효과(Care)’를 원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고객의 양분화된 방문 목적을 약사가 키오스크를 통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다면 약사의 행동은 차이를 보이게 될 것 입니다. 두번째, 고객 개인정보 카드를 통한 상담시간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고객 개인 소지형 카드로 약국방문 이력, 처방내용, 구입품목, 상담내용 등의 고객정보를 약국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약국 POS 시스템과의 연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번째, 약국의 홍보활동을 통해 소비자의 방문 기회를 더욱 확보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광고와 더불어 블로그나 카페 등을 활용한 온라인 광고를 병행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흥미를 유도해볼 수 있습니다. 헬라어에는 시간을 가리키는 단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크로노스(Chronos)이고 또 하나는 카이로스(Kairos)입니다. 크로노스는 과거, 현재, 미래로 연속해서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입니다. 반면 카이로스는 특정한 의미가 부여된 인간의 주관적이고 정성적인 시간입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1시간의 크로노스이지만 누군가에게 1시간의 카이로스는 1년 같기도 하고 1초 같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은 5분을 5초처럼 느낄까? 아니면 50분처럼 느낄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추리소설의 ‘재미’를 약국에서 느껴보기를 희망합니다.2023-07-09 19:52:41정석원 이사 -
[기자의 눈] 2차건보계획, 초고가약 만큼 제네릭 챙겨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 간 국가의 건강보험 정책을 좌우할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주요 키워드인 '지역·필수의료' 붕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건보 정책과 기조가 2차 건보종합계획에 포함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제약사들 역시 복지부가 내놓을 2차 건보종합계획 내 약제비 부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한정된 건보재정 약제비를 어떻게 운영하냐에 따라 신약, 개량신약, 제네릭 등 의약품의 시장 점유율과 환자 접근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이 가장 눈 여겨 보고 있는 점은 건보재정 약제비 '트레이드-오프'와 관련해서다. 통상적으로 제약산업에서 트레이드-오프는 제네릭 등 기등재약의 약값을 깎아 만든 재원으로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 등 중증·난치질환약의 건보급여율을 높이는 것을 지칭한다. 제네릭 중심 경영구조를 확립 중인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 자사 제품 가격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깎아 글로벅 빅파마 중심의 중증·난치질환약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의 트레이드-오프는 달가울리 만무하다. 중증·난치질환약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는 만큼 제네릭이 국내 제약산업에서 지탱하고 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제대로 평가해 달라는 게 국내사들의 요구다. 그럼에도 2차 건보계획 약제비 부문 무게 추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한 초고가 신약의 환자 접근성 강화로 쏠리는 분위기다. 복지부는 신약이 있어도 값이 비싸 쓰지 못하는 중증·희귀질환자 사례를 줄여 건보 보장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시그널을 여러 차례 보내고 있다. 대체약이 없고 초고가인 의약품의 환자 건보급여 확대 역시 복지부가 해야 할 중요 업무다. 중증·난치질환약 보험 확대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필수의료를 튼튼히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다만 초고가 신약 급여확대 뉴스에만 매달리는 방식의 건보종합계획 수립은 지양해야 한다. 건보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자칫 국내 제약산업 허벅지 역할을 맡고 있는 제네릭 약가에도 부정영향을 끼칠 수 있다. 초고가약 급여확대에 준하는 수준의 국가필수약, 제네릭 산업 육성 기조가 2차 건보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제네릭은 여전히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는 자국산업이다. 무수한 국내사들이 고품질 제네릭을 만들어 신약개발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는 식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무작정 제네릭 약가를 깎아 신약에 쏟는 방식의 정책이 2차 건보계획에 담겨선 안 되는 이유다. 제한된 약제비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쓸지는 정부가 고민해야 할 숙제다. 국내사들은 이런 정부 고민이 초고가 신약에 '올인'하지 않기만 초조하게 바라보는 상황이다. 제약산업을 구성하는 의약품은 중증·희귀질환약만이 아니다. 사실상 자국산업인 제네릭 산업 육성에 대한 향후 5년 동안의 청사진 역시 2차 건보계획에 포함돼야 한다.2023-07-06 17:04:39이정환 -
[데스크시선] 아스파탐 논란과 부화뇌동[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제약·식품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발암물질 2B군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의 제한적 결과·전임상에서만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을 말한다. 발암물질 2B군에는 위험성이 명백한 페놀프탈레인 등이 있다. 반면 프로필티오우라실 등의 의약품 성분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더해 피클·김치·염장 채소류·커피 뿐만 아니라 화장품에 널리 쓰이는 코코넛 오일로 만든 화합물인 코카마이드 DEA도 2B군에 속해 있다. 무차별적인 마녀사냥식 확대 해석은 금물이다. 실제로 적색육인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2B군보다 더 위험한 등급인 2A군에 이미 등재되어 있지만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발암물질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아울러 65°C 이상의 뜨거운 물도 2B군보다 높은 2A군에 등재돼 있다. 따라서 아스파탐이 2B등급으로 분류 예정이라고 해서 심각한 위해성이 발견된 것은 절대 아니다. 또한 아스파탐이 2B등급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고 해서 입에 대어서는 안 될 심각한 위해성이 발견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당초 아스파탐은 위궤양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다양한 물질을 합성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됐다.& 160;아스파르트산과 페닐알라닌이라는 아미노산이 기본구조이며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 가량 강해서 극미량만으로 단맛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가성비도 설탕보다 좋고 열만 가하지 않으면 변질될 우려도 적어서 시럽제 및 일부 경구제에 극미량 첨가된다.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국내 의약품 중 아스파탐이 포함된 제품은 700개 상당으로 집계된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물론, 다수의 외자사 제품이 아스파탐을 가미하고 있다. 먹을 때 느껴지는 쓴맛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아스파탐에 대한 세계보건기구에서 설정한 1일 권고 섭취량은 50mg/kg 이하다. 이를 체중 60kg인 사람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3000mg(3g)이다. 청량음료 355mL 캔에는 아스파탐이 87mg 들어있으므로, 음료 34캔(12.7L)을 마셔야 섭취 권고량 만큼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50mg/kg 기준 권고량을 넘는다고 해서 반드시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하로 섭취할 때에 안전하다는 것이 임상적으로 밝혀져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의약품에 들어가는 아스파탐은 음료에 비해 그 양이 1/10 또는 1/100 수준에 불과하다. 2022년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아스파탐을 1일 권장량 이하로 섭취한 집단에서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암 발병률이 높았다는 결과를 통해 아스파탐 섭취와 암 발병률 간의 상관관계를 발견했을 뿐, 아스파탐 섭취가 직접적으로 암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의 근거는 아직 없다. 한 연구에서 아스파탐이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는 화학적 스트레스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 논문은 메타분석 자료로 검토한 연구 표본이 부족하고 아스파탐 소비량 데이터를 자기보고식으로 받았다는 한계점이 존재해 보완이 필요하다. 근자에 벌어지고 있는 NDMA 불순물 파동·아스파탐 발암물질 논란까지 작금의 이슈를 보면 1966년 사카린 사태가 떠오른다. 국제암연구소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 사카린의 독성은 입증되지 않았고, 결국 2010년 12월 미국의 환경보호청(EPA)에서 사카린을 '인간 유해 우려 물질' 리스트에서 삭제, 안전성이 입증된 인공감미료 타이틀도 획득했다. 최근에는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발표도 나왔을 정도다. 이번 아스파탐 논란도 마찬가지다. 향후 철저한 연구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부화뇌동은 산업과 망국의 지름길이다.2023-07-06 06:00:10노병철 -
[기자의 눈] 신속심사 활용한 국내 혁신제품 기대[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를 신설했다.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는 영문으로 '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으로 GIFT라는 약자를 쓴다. GIFT는 새로운 치료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혁신적이며 혜택 받은(Gifted) 의약품과 신속심사를 통해 빠른 치료기회를 선물(Gift)같이 부여한다는 중의적 표현을 담아냈다. 사실 이 제도는 그동안 운영되던 신속심사를 활성화 하고 혁신제품에 대한 신속한 상용화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신속심사제도를 브랜드화 했다고 보면 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이 필요하던 시점인 지난 2020년 8월 신속심사과가 신설됐고, 신속심사기간 75% 단축 효과로 '렉키로나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화이자백신', '얀센백신', '모더나백신' 등의 품목허가가 재빨리 이뤄졌다. 여기에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와 국내 개발 36호 신약 대웅제약의 '엔블로'가 신속심사를 통해 허가까지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GIFT 제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9일 한국로슈의 '룬수미오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8개의 GIFT 지정이 있었지만, 국내 사는 한독의 '페그세타코플란주사제'가 유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GIFT가 국내 제약사가 아닌 외국 제약사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다만 과연 임상 3상까지 진행해 신속심사까지 올 수 있는 제품의 비율을 놓고 보면 국내 제약사가 적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이 같은 지적을 인지한 식약처는 혁신형제약기업이 개발한 신약은 우선심사, 신속심사를 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현재 복지부 인증 혁신형 제약기업은 48개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46개인 만큼 앞으로 GIFT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앞으로 국내 제약회사들이 GIFT 제도를 활용해 신속심사를 받고 허가신청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이들 또한 제대로 된 심사·허가 자료를 제출해 1, 2차 자료 보완 시간을 줄이는 노력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GIFT 지정 1호 품목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GIFT로 허가된 품목은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 제도를 활용해 다양한 글로벌 혁신제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2023-07-05 15:18:49이혜경 -
[기자의 눈] 키트루다 적응증 확대와 급여 이정표[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그야말로 역대급 사례가 나왔다. 한국MSD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13개 적응증에 대한 보험급여 신청을 한꺼번에 제출했다. 이는 우리나라 의약품 급여제도에서 포지티브리스트 도입 이후 전무후무한 사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MSD는 급여 신청 제출 후 "암은 환자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공격적이지만 대체약제 또는 급여 인정되는 최신 치료법이 없어 키트루다의 접근성 향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이러한 절실함에 부응하고자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임상적 요구도 및 급여 필요성이 높은 적응증에 대해 급여확대 신청을 제출했다. 키트루다의 치료 혜택이 필요한 모든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우선 박수를 보낸다. 면역항암제들의 비급여 적응증이 점점 쌓여가는 상황에서, MSD의 이 같은 결정은 성패를 떠나 제약회사로서 제대로 된 사명을 몸소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4개 암종에 대한 7개 적응증에만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말이 13개 적응증의 급여 신청이지 쉬운 일이 아니다. 키트루다는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약물인 만큼,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적응증 하나하나에 대해 신약에 준하는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3상 임상을 통해 승인된 적응증은 경제성평가까지 진행, 비용효과성을 입증해야 하며 2상 연구를 토대로 승인된 적응증은 또 경제성평가 면제를 적용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 역시 1개 약제의 수많은 적응증을 동시에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담당자들 역시 이번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 절차에는 상당한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전례 없는 상황이고 정부와 제약사가 사전논의 없이 이번 13개 적응증에 대한 신청이 이뤄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키트루다의 행보에 충분한 기대감이 실린다. 1개 약물이 수많은 적응증을 갖는 시대, 산적해가는 급여 확대 이슈에 이정표를 보여주길 바란다. 한편 키트루다가 신청한 13개 적응증은 13개 적응증은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성 또는 재발성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성 또는 재발성 두경부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암 ▲신세포암 수술 후 보조요법 ▲비근침습성 방광암 ▲지속성,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진행성 자궁내막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자궁내막암 ▲MSI-H 또는 dMMR을 나타내며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직결장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소장암 ▲ MSI-H 또는 dMMR 전이성 난소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췌장암 등이다.2023-07-05 06:00:00어윤호 -
[데스크 시선] 사라지는 의약품과 규제 학습효과[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기업이 연구개발(R&D) 노력과 비용 투자로 의약품을 허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이익이다. 시장성이 높은 의약품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많이 공급되면 실적이 개선된다. 시장에 갓 등장한 신제품일수록 제약사들은 시장 선점과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영업과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 최근 허가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판매 실적도 없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사라지는 의약품이 크게 눈에 띈다. 지난 5월 1일 의약품 322개 품목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는데 2019년과 2020년 허가 제품이 총 221개로 68.6%를 차지했다. 급여삭제 의약품 3개 중 2개는 허가받은 지 4년에도 못 미치는 신제품이라는 얘기다. 대부분 미생산·미청구 의약품의 급여 삭제다. 보건당국은 최근 2년 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거나 3년 간 생산실적 또는 수입실적이 보고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급여목록에서 삭제한다. 제약사가 자체 역량을 투입해 신제품을 허가받고도 판매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서 철수하는 이상한 현상이다. 급여삭제 의약품은 대형제약사에 비해 중소·중견제약사 제품이 많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의약품 1164개 품목이 미생산·미청구로 인해 급여목록에서 제외됐는데, 중소·중견제약사 제품의 비중이 매우 컸다. 중소·중견제약사들이 2019년과 2020년에 허가받은 제품이 판매도 하지 않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기현상이 반복해서 연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제네릭을 허가받기 위해 투입한 수수료와 인건비 등이 허공으로 사라지면서 사회적으로 적잖은 비용 낭비가 발생한 모양새다. 정부의 규제 변화에 따라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사회적 비용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과 2020년은 유례 없이 많은 제네릭 허가가 쏟아진 시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문의약품 허가 건수는 2018년 1562개에서 2019년에는 4195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2020년에는 2616개로 2년 전보다 67.5% 늘었다. 월별 허가 전문의약품 건수를 보면 2018년 월 평균 130개를 기록했는데 2019년에는 월 평균 350개로 치솟았다. 2019년 5월에는 한 달 동안 허가 받은 전문약이 584개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네릭 의약품의 허가가 폭증했다.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를 천명했고 2019년과 2020년 중견·중소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무제한 위수탁을 활용해 제네릭을 최대한 장착했다. 이후 판매실적 없이 3, 4년이 지나면서 미생산·미청구 의약품이라는 이유로 급여목록에서 사라지는 낭비가 반복되는 셈이다. 2019년과 2020년 허가받은 제네릭이 기업간 거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한 현상이다. 2020년 7월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약사들간 최고가 제네릭을 사고 파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도입된 계단형 약가제도에 따라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 낮아진다. 약가제도 개편 이전에는 시장 진입 시기와 무관하게 제네릭은 최고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새 약가제도 도입 이후 신규 등재 제네릭의 가격은 턱없이 떨어지는 구조가 됐다. 신규 제네릭의 저가 등재로 시장 진입을 주저하던 제약사와 제도 개편 이전에 최고가로 등재했지만 판매 계획이 없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비싼 제네릭 제품들이 양도·양수를 통해 활발하게 거래되는 기현상이 연출됐다. 정부의 규제 변화가 초래한 이상한 제네릭 거래 현상이다. 물론 제도의 빈틈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제약사들의 욕망에 펼쳐지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비용 낭비를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혼란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지난 3~4년 전 정부가 제네릭 허가와 약가제도에서 아무런 정책 변화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이처럼 소모적인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의 욕심과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 무능의 합작품으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은 영리하다. 정부는 제도 변화를 추진하기 전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예측하고 점검해야 한다. 정부 정책이 시장을 더욱 교란시킨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학습효과라도 있어야 한다.2023-07-04 06:17:15천승현 -
[기자의눈] 친기업 정책에 국내 제약은 예외인가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새 정부가 친기업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국내 제약기업들은 혜택을 못 느끼고 있다. 오히려 제네릭 약가인하 등 국내 제약기업을 옥죄는 정책 추진으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은 아직 물 밑에 있지만, 제약업계는 하반기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공개와 함께 표면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 추진단에 김진현 서울대 교수가 박민수 2차관과 공동단장으로 선임한 데 대해 약가인하 정책이 전면에 나설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다. 그간 김 교수가 제네릭 약가 인하에 누구보다 앞장 서 주장했기 때문이다. 박 차관이 제네릭 품목 수 절감 차원에서 약가제도를 손질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제약업계는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일단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과 함께 실거래가 인하제도 전면수정, 해외 제네릭 약가 비교 등 국내 제약사에게 불리한 정책이 연속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국내 제약사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정부가 바이오헬스 6대 강국을 실현하고, 5년 내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를 창출한다는 청사진과는 방향이 정반대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국내 제네릭 산업이야말로 한국 의약품 시장의 자립을 이끄는 주역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제네릭 시장을 값싼 수입 제네릭에 내주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직접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의 오랜 기다림을 통해 결실을 맺어야 하지만, 연구개발의 동력이 되는 제네릭 판매수익을 깎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정부가 제네릭 약가개편을 현실화하기 전에 자국산업 보호 차원의 메시지를 적극 전달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간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은 진보나 보수 상관없이 꾸준히 펼쳐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 정부의 임팩트가 더 강하다. 대표적인 게 이명박 정부의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정책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윤석열 정부도 일괄 약가인하 같은 정책이 나올까 전전긍긍 하고 있다. 물론 규제개혁 등 기업들이 원하는 정책에는 환영 입장이다. 하지만 대다수 국내 제약사들이 피해가 불가피한 제네릭 약가인하가 다른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도 상쇄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왜 의약품 사용량 절감 대책과 먼 제네릭 약가인하에 정부가 집착하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다. 한 제약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잘 돼야 법인세도 내고 국가도 부유해지는 것 아니냐"면서 "하지만 최근 국내 제약기업들이 내야 할 법인세는 R&D 세제혜택보다 못 해 최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익률 저하를 불러오는 정책을 추진하는 게 마땅하냐는 것이다. 법인세를 낼 돈도 없는 제약기업. 그럼에도 이익을 깎으려는 정부. 과연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제약기업은 들어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2023-07-03 16:56:45이탁순 -
[기자의 눈] 그 병원에선 투약은 되지만 약사는 없었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퇴근 시간이 다섯시 반인데 퇴근 이후 병상에 나가는 약을 일반 직원들이 담당하는 구조였어요. 병원에 자진해 퇴근 시간을 늦추겠다고 말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약사는 법적 기준 채우기를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300병상 규모 준종합병원에서 근무했던 A약사는 최근 자신이 근무했던 병원에 대한 민원을 국민신문고에 제기했다면서 해당 병원 약제부의 실태를 알려왔다. 약사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는 약사가 퇴근하는 오후 5시 반 이후에도 입원 환자의 의약품 투약이 지속됐고, 이중에는 향정·마약도 포함됐다. 약사가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는 간호사도 아닌 일반 직원들이 투약 업무를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병원약사 인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병원약사회를 넘어 대한약사회의 장기 미제 중 하나이며,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표명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38조 2항에 의하면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 병원 및 요양병원은 '1인 이상', 100병상 이하 병원과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은 '주당 16시간 시간제 근무약사'를 두도록 돼 있다. 사실상 ‘1인 이상’이라는 이 규정에서 문제는 출발한다. 병상이 100병상이던 300병상이던 똑같이 약사 1인만을 고용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0병상 미만의 대다수 병원에서는 약제부장 혹은 약제팀장 직책으로 한 명의 약사만을 고용하는 게 통상이고, 이들 약사가 근무하지 않는 야간이나 주말에는 약사 인력 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요양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주당 16시간’이라는 기준이 사실상 요양병원들의 든든한 면죄부가 돼 주고 있다.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에서는 약사가 16시간만 근무하다 보니 약사가 근무하지 않는 75% 시간에는 고위험약이 사실상 무자격자에 의해 투약되는 실정이다. 일주일을 168시간으로 봤을 때 요양병원들에서는 절반이 훨씬 넘는 75%의 시간에 약사 없이 마약류를 포함한 다양한 고위험약이 투약되는 실정인 셈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지난 선거 당시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 100병상 이하 병원,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 모두에 대해 병상 수와 상관없이 약사 1인 인력 기준을 '50병상당 1명 이상'으로 통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병원약사회와 대한약사회가 함께 병원약사 인력 기준 개선을 위해 공조체계를 이루겠다고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약사회는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병원 약사 인력기준 개선을 위한 눈에 띄는 움직이나 대비는 전무한 실정이다. 병원 이용환자는 외래 환자에 비해 중증일 가능성이 높고, 특히 요양병원 이용 환자는 만성, 복합질환을 가진 노인환자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약물 오류를 최소화가 필요하고 안전한 약물치료가 특히 더 필요한 곳이라는 말이다. 약사 인력 공백으로 인한 무자격자 조제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병원에서 환자가 안전하게 의약품을 투약받고 복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더불어 약사회도 국회와 정부가 이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병원, 요양병원의 약사 인력 공백 문제는 안전을 넘어 환자의 인권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사실상 무자격자에 의해 투약되는 약물로 인해 약물오남용에 방치된 환자들의 인권이 침해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2023-07-03 15:09:04김지은 -
[박정관의 생각] 처방전달시스템 표준화 왜 필요한가?이번 글에서는 정부 주도의 '처방전 전달시스템 표준화 도입'이 왜 필요한지 알아보고, 일본을 비롯한 기타 국가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정부 개입의 이점과 의료 효율성 및 환자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처방전 전달시스템'과 '처방전 표준화'는 얼핏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현재 약사회는 '처방전 전달시스템 표준화'가 비대면 진료에 대한 최우선 과제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어 안타깝다. '처방전 전달시스템'은 처방전 전달의 주체인 고객(환자)이 처방전을 보낼 약국을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는 문제로,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 하더라도 환자가 처방전을 받을 약국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약국 선택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올바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처방전 표준화'는 병의원에서 발급하는 처방전이 표준화된 코드 또는 표준화된 시스템으로 약국에 전달돼 환자들은 전국 어느 약국에서도 내 처방전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는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의약분업 실시로 환자의 약 처방은 의사가, 약 조제는 약사가 하게 하고 있다. 의약분업은 의사로 하여금 처방이 적절한지 한번 더 생각하게 하고 약사 또한 처방전에 의한 약의 적정성 등을 상호 점검해 약의 오남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한다. 환자를 진찰한 의사가 발행하는 처방전은 의사가 환자에게 투여해야 할 약 내역의 기록으로 의약분업 정책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 처방전 안에는 환자가 복용해야 할 약 내역 뿐 아니라 개인 주민번호, 질병정보, 다녀간 병원정보 등등 민감한 정보들이 많이 담겨있어 매우 중요한 문서로써 이 문서(처방전)의 전달 프로세스 또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처방전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종이 처방전' 뿐만 아니라 의사나 치과의사가 '전자서명법'에 따른 전자서명이 기재된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한 처방전(이하 '전자처방전'이라 한다) 또한 인정하고 있다(의료법 제17조의2). 전자처방전은 종이 처방전이 손글씨 처방의 가독성이 떨어져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분실 도난의 위험, 대기시간 등 환자 편의성이 떨어지는 점 등에 비해 의료기관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을 디지털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처방 절차를 간소화해 의료기관-약국 간 효율성 증가, 오류 감소, 환자 안전 및 편의성 향상과 같은 이점이 있다. 그리하여 정부에서는 의약분업 이후 줄곧 전자처방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종이처방전 방식에서 전자처방전 전환을 시도해 왔다. 2019년도 과기부에서 '전자문서 이용 활성화를 통한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목표를 세워 페이퍼리스(paperless)를 촉진하기 위해 종이 처방전 전자화 서비스 확산사업을 시도했고, 2022년도에는 건보공단이 원주에서 공단 주도 하에 '요양비 전자처방전 연계시스템'오픈으로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과 유사한 시범사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전국화 하는 데는, 이해 당사자 간의 이견 차이로 결국은 지지부진하게 논의만 거듭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는 사이 전자처방전 사업을 하는 민간업체는 중·대형 병원, 동네의원 할 것 없이 속속들이 그들만의 전자처방 전달시스템을 도입했고,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주변 약국은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끌려가게 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키오스크, 2D 바코드 등으로 전송되는 제각각의 전자처방전을 받으려면 약국은 해당 민간업체 마다의 장비를 구비해야 하고(물론 약국 경비로), 건당 200~300원씩 부과되는 수수료로 인해 매달 나가는 고정경비도 만만치 않다. 월100건의 전자처방전을 받는 약국이 건당 200원씩을 낸다면 매월 42만원(100*21(영업일수)*200=420,000), 1년이면 504만원을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병원과 특정 약국 간 담합문제, 병원에서 키오스크로 약국은 지정해 놓고 오지 않는 일명 '노 쇼(No Show)'까지도 고스란히 약국 부담이 되었다. 전국 2만4000여개 약국에서 내는 장비 비용과 수수료를 합하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아마 수백억원은 될 듯 싶다. 처방전을 받는다는 대가로, 약국에서 민간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이런 불공정한 구조가 대한민국에만 있다는 사실은 아는가? 엄밀히 따지면 해당 업체를 채택한 병의원에서 이 수수료 비용은 부담하는 게 맞지 않을까. 우리의 이런 불공정한 문제는 모두 표준화된 처방 전달시스템 없이 민간업체에 의해 제각각의 시스템으로 처방전이 전달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및 비대면 진료와 함께 전자처방전의 편의성과 효율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고,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처방전 전달시스템의 표준화는 우리에게 이제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시스템을 제대로 정착시키도록 탄탄한 논리로 강력히 주장해야 한다. 우선 병의원에서 발급하는 처방전은 지금처럼 업체마다 제각각 방식이 아니라 단일화된 방식, 즉 표준화된 코드로 약국에 전달돼 환자들은 전국 어느 약국에서도 내 처방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처방 데이터들은 지금처럼 민간업체에서 보관·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처방 데이터가 모이는 서버가 정부가 아닌 민간업체가 될 경우 지금처럼 약국은 업체에 종속돼(병원 포함) 수수료를 지불하는 등의 불공정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고, 환자의 처방 정보가 활용되는 문제 또한 발생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종이 처방전에 표준화된 QR 코드를 찍어서 내보냄으로써 전국 어느 약국에서든지 리더기를 통해 처방전을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올해 1월 26일부터는 종이 처방전 자율화라는 명목 아래 전국적인 공적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확대를 선언하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24년 말까지 거의 모든 의료기관과 약국으로 전자처방 시스템을 확대하겠다며, 병원과 약국에 시스템 및 장비 도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는 등 정부 주도 하에 매우 적극적으로 공적 처방전 전달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의사는 국가가 주도하는 전자처방전 관리서비스에 처방전 정보를 등록하고, 환자가 약국에서 마이넘버카드(전자 주민등록증)나 의료보험증을 제시하면, 약사는 저장된 처방전 정보를 동일 서버를 통해 확인하여 조제한 후 조제정보를 동일한 서버에 등록하고 환자에게 약을 투약(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일본은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 국가 또한 정부 주도로 전자처방 전달시스템이 운영되는 국가들이라고 한다. 스웨덴의 경우 처방전의 99% 이상이 전자처방을 통해 이뤄지고, 모든 국민이 국가보건포털을 통해 자신의 의료기록과 처방내역, 검사결과를 열람할 수 있으며, 또 지자체의 95%가 서로 다른 의료서비스 제공자의 의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김대진 동국대 약대 교수는 '북유럽, 영국 등에서는 전자처방전 중앙 서버 관리를 정부가 주도해 하고 있다. 기본적인 단계에서는 민간이 개입되지 않는 방식'이라며 '이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국가 차원의 국민건강헬스 포털이 마련돼 있고, 환자는 해당 포털에서 자신의 의료 정보를 모두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모범적인 선례를 따라,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의 처방전 전달시스템 표준화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의약품 전달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관리의 복잡성을 줄이며 병의원과 약국 간의 원활한 상호 운용을 가능하게 하여 병의원, 약국, 환자 모두의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처방전 전달시스템의 표준화는 상당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정부 주도 하의 중앙집중식 접근 방식은 장비와 관련된 비용, 건당 부과되는 수수료,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줄여 약국과 의료기관 간의 시스템 전체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게 된다. 물론 약국은 더 이상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결국은 표준화된 전자처방전을 통해 환자의 안전이 크게 향상된다는 큰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상호 운용성은 의료기관, 약국 및 기타 이해 관계자 간에 환자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여 치료 및 환자 결과의 개선된 연속성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또 표준화를 통해 처방 정보의 일관되고 정확한 전송 및 해석을 보장하게 될 것인데, 이는 시스템 또는 데이터 형식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오류 위험을 최소화 할 것이다. 처방 데이터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개선해 표준화는 환자의 안전을 더욱 보장하고 약물 부작용의 가능성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환자는 처방약 조제를 위해 약국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경쟁이 강화되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의료 및 약료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 주도의 처방전 전달시스템 표준화 도입! 이젠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상황이 됐다. 현재의 불공정을 바로잡고 모범적인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역시 공정하고 효율적이며 환자 중심적인 표준화 시스템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2023-07-03 09:00: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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