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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스처방 조제한 약사, 192일 업무정지 처분 적법
기사입력 : 21.11.30 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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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특정 의원서 발행한 팩스처방전 지속 조제

"영세 약국에 폐업 강요 조치…가혹하다" 항변

법원 "비대면 조제·투약·복약지도로 볼 수밖에 없어"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특정 의원으로부터 3년간 의료급여 수급자들에 대한 원외처방전을 팩스로 전송받아 조제해온 약사가 190여일에 달하는 업무정지 처분 처지에 놓였다.

약사는 약국 안에서 처방전을 전송받고 조제한데 더해 환자 대리인에게 약을 교부한 장소도 약국인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전 과정이 사실상 환자와의 ‘비대면’으로 이뤄졌단 점에 주목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약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처분(192일)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사건을 보면 한 장애인복지협회의 대표는 특정 의원의 B원장에게 협회에 소속된 의료급여 수급자들에 대한 처방전 발행을 요청했다.

B원장은 협회 대표가 수급자들에 대해 다른 병원에서 발급한 처방전을 갖고 내원하면 수급자들을 대면해 진료하지 않고 해당 처방전과 동일한 약제를 처방했고, 다른 병원 처방전이 없는 경우도 수급자들에 대한 진료 없이 협회 대표 요청에 따라 약을 처방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해당 협회 대표는 A약사를 소개로 알게 된 후 B원장의 의원에서 관련 처방전을 팩스로 전송할테니 수급자들에 대한 약을 조제한 후 협회 직원에 약을 전달하라고 요구했고, 약사는 이를 수락했다.

실제 A약사는 의원에서 팩스로 처방전을 전송하면 이에 따라 조제를 했고, 장애인복지협회 직원 중 한명이 약국에 방문하면 복약지도서를 동봉해 조제한 약을 교부해 왔다.

복지부의 현지조사 결과 이 같은 방식으로 A약사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3년여간 총 1077건의 팩스처방 조제를 했고, 이를 통해 청구한 급여는 1억894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는 부당금액을 산정해 A약사에게는 업무정지 192일, B원장에게는 업무정지 65일의 처분을 내렸다.

“약국서 조제·투약…부당청구 금액 산출도 오류”

복지부의 처분에 대해 약사는 약국에서 정당하게 처방전 접수와 조제, 투약이 이뤄진 만큼 약사법 위반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수급자들을 보호하는 기관인 장애인복지협회 직원을 수급자들의 ‘보호자 또는 대리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복지부의 부당금액 산출 방식에도 오류가 있으며, 업무정지 처분 기간이 연루된 병원의 3배 이상인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약사 측은 “이 사건 수급자들의 보호자, 혹은 대리인인 협회 대표로부터 처방전을 팩스로 교부받은 장소, 수급자들에 대한 약을 조제한 곳, 처방전 원본을 확인한 뒤 해당 조제약을 보호자 및 대리인인 협회 직원에게 교부한 장소도 모두 약국”이라며 “약사법 제50조 제1항을 위반해 약국이 아닌 장소에서 약을 판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의 부당청구 금액으로 복지부가 판단한 1억800여만원 중 약사의 실제 수익인 조제료는 1100여만원에 불과한 만큼 조제료만을 기준으로 업무정지기간이 산정돼야 한다”면서 “비대면 진료를 한 B원장에게는 65일 처분만 이뤄진 것은 형평성에 반한다. 영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에게 이 처분은 사실상 폐업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비대면’ 조제·투약…청구비용 전체 부당금액으로 봐야

법원은 원고인 약사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약의 특수성과 약과 관련한 모든 행위를 약국 안으로 한정한 약사법 취지를 고려했을 때 A약사의 주장은 안전성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우선 법원은 A약사의 팩스처방과 관련한 모든 행위를 사실상 ‘비대면’으로 환자의 조제와 투약을 진행했다고 봤다.

법원은 “약사는 수급자들을 대면하지 않은채 팩스로 전송받은 처방전에 따라 조제한 뒤 수급자 본인들이 아닌 협회 직원에게 인도해 배송되도록 했다”며 “약국 내에서는 조제만 이뤄졌고, 그외 의약품 판매에 대한 전 행위는 약국 외에서 이뤄졌다. 약사의 관련 판매행위는 '약국개설자는 약국 이외 장소에서 약을 판매해선 안된다'는 약사법 제50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거동이 불편한 수진자에 대해 동일, 유사 만성질환으로 동일한 약제가 반복적으로 처방돼 비대면 조제 필요성이 인정되는 예외적 경우 보호자 지위인 시설 관계자 등 대리수령자에게 복약지도를 하고 약을 인도할 수 있다는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전제했다.

이어 “하지만 이 사건 수급자들의 보호자라 주장하는 협회 대표와 직원의 경우 수급자들과의 관계를 명확히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실질적인 보호자로 보기 어렵다”면서 “또 관련 수급자들이 약국을 직접 방문해 약을 수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단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부당금액 산출 방식에 따른 업무정지 처분 기간 설정이 과도하다는 약사의 주장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의료급여법에 따른 업무정지기간 산정의 기준이 되는 부당금액은 급여비용으로 지급하면 안되는데 지급된 비용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민사상의 부당이득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면서 “약사법을 위반해 급여를 청구해 지급받은 이상 업무정지 기간은 그와 관련해 수령한 급여비용 전체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사는 이번 처분으로 폐업에 이르는 등의 큰 손실을 입게 된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경제적 손실 등의 불이익은 본인의 과오로 인해 발생된 것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필요성에 비해 약사의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없다”며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김지은 기자(bob83@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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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면허 박탈해라
    21.11.30 14:48:02
    0 수정 삭제 5 1
  • 플랫폼 업체들도 곧 저꼴 날것
    .
    21.11.30 12: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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