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채용
정보
    얼마나 약이 없었으면...품절약 오픈채팅방 만든 약사
    기사입력 : 23.06.22 05:50:45
    0
    플친추가
    문석훈 약사 '약사를 위한 마켓' 운영

    "코로나로 촉발한 수급 불균형…지역불문 거래 좋겠다 생각"

    "이득 하나없이 교품…따뜻하고 세심한 정 없이는 불가능"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슈도에페드린 제제 가지고 계신 분 있으실까요? 회사 무관입니다."
    "기관지 확장 패취 0.5mg, 1mg, 2mg 급합니다. 간절히 부탁 드려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의약품 수급 불균형 현상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타이레놀'이라는 잘못 끼운 첫 단추가 오미크론이라는 변수를 만나며 심화했다. 의약품 수급이나 품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약국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현재도 약사 커뮤니티나 지역 약사회 내 교품방 등을 통해 부족한 약을 구하고, 남는 약을 나누는 게 일상이 됐다. 품절약 문제로 만들어진 초창기 오픈 채팅방에는 일반인이 들어오면서 방이 폭파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품절약 문제를 해결하고자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픈채팅방.


    이러한 가운데 약사 1000여명이 참여하는 오픈채팅방 '약사를 위한 마켓'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문석훈 약사.

    약사를 위한 마켓 운영자인 경북 영천 삼화약국 문석훈 약사(36·영남대 약대)는 실제 품절약 문제를 겪으며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 역시 품절약으로 고생했던 1인입니다. 특히 장기처방이 많은 저희 약국은 품절약 문제를 정통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죠. 도매상에 부탁을 넘어 생떼도 부려보고, 아는 약사님들에게 매일매일 부탁했지만 늘 턱없이 부족했어요. 지역에서는 대부분 비슷한 도매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약을 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거죠."

    의외로 타 지역 약국에 부탁했을 때 의외로 재고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문 약사는 '지역을 국한하지 않은, 약사들간 거래 공간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게 됐다.

    하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픈채팅방이 하나의 공간이라면 채팅방을 이용하는 실질적인 유저가 필요했고, 이후에는 법적 문제 등도 고민해야 했다.

    "10~20명 정도로는 의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염치 불구하고 단체톡방에 조금씩 홍보를 하기 시작했어요. 점차 한 분, 두 분, 약사님들이 들어오다 보니 약사를 어떻게 인증할까, 거래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까 하는 숙제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늘 존경하는 세란약국 이세란 약사님과 문경대한약국 나인호 약사님께 도움을 청하고 조언을 받았죠.."

    오픈채팅방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닉네임에 본인 약국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약국을 기반으로 교품이 이뤄져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개설자인 문석훈 약사 역시 유저로 참여할 뿐이다. "처음에는 간간이 올라오는 거래에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감을 얻어 여기저기 홍보도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은 1000명에 가까운 약사님들이 나름의 질서를 지키며 올바른 거래 문화를 형성하시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사실 그가 고민했던 또 다른 문제는 '이게 되겠어?'라는 부분이었다. 약사사회 내 품절약 문제가 최대 이슈이자 난제로 떠오르긴 했지만 통상 주는 사람에게는 뿌듯함 이외에 아무런 이득이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또 약국마다 쓰는 약도 다르고, 같은 성분이라도 회사가 제각각이다 보니 결혼 상대를 찾는 것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약국에서 구입한 가격에 판매를 해야 하다 보니 판매 약국에서는 이득 될 게 하나도 없었죠. 제가 가진 귀한 약을 모르는 사람에게 나눠준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데다 교품거래서도 작성해야 하고, 개수만큼 소분하고 택배도 싸야 하고 돈 거래도 해야 하고... 과연 될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게 되는 걸 보고 저 역시도 놀라운 마음이었죠."

    누구라도 구하기 힘든 약이지만 아무런 이득을 기대하지 않고 선뜻 더 급한 약사에게 내어주는 모습을 보며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는 것. "이 방을 운영하면서 잘했다고 생각하게 한 핵심적인 요소들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건전한 거래 문화를 만들어 주시고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신 약사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실타래처럼 얽힌 품절약 문제가 부디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로서 바라는 바입니다."
    강혜경 기자(khk@dailypharm.com )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관련기사
    0/300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얼마나 약이 없었으면...품절약 오픈채팅방 만든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