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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한미약품 나올 환경 만들어야"

  • 최은택
  • 2015-11-30 06:14:59
  • [단박]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

"원격의료는 공공의료 완성하는 단계"

"3상까지 무사히 마치고 상품 팔았다면 더 엄청나지 않았을까…."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제2, 제3의 한미약품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기업은 아직 신약 상품화단계까지 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제약산업을 도약시킬 육성지원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R&D 분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는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정 장관은 최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보건의약분야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정 장관은 첫 인사로 "그동안 정신없이 지냈다. 미국에서는 장관이 100일이 지나면 만년필을 준다고 한다. 이제 사인할 자격이 생겼다는 의미"라고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그 사이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는 정 장관은 그나마 이제 여유를 찾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을 모르고 지나쳤다. 아주 오랜시간이 지나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업무와 관련해) 아웃라인은 대락 잡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와서 보니 의대, 상대, 사회대, 법대 등 4~5개 학과를 한꺼번에 접하는 느낌이었다. (의대시절 공부와) 내용이 상대가 안된다. 처음엔 말(용어)이 잘 안나와 애 먹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정 장관은 "병원장하다가 장관해보니 어떤게 다르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병원장은 혼자 판단하고 고민하는 게 많은데, 장관은 혼자 하는 게 없다. 여러 부처와 함께 해야 한다. 사실 병원장 시절에 힘들면 술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것도 힘들다"고 말하며 웃기도 했다.

다음은 정 장관과 일문일답

-취임한 지 100일이 다 됐다. 소감한 말씀

=앞으로 좋은 정책을 개발하고 내 스타일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동안 바빠서 내 스타일을 제대로 나타낼 시간이 없었다. (복지부 조직) 안으로 시각도 돌려보려고 한다.

-취임사에서 '감성행정'을 강조했었는데

=그동안 정신없이 지냈다. 메르스로 인해 직원들이 너무 고생했다. 많이 지친 느낌이다.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게 급선무이다. 자주 만나고 대화해야 하는데 서울 일정이 많아서 지금은 일주일에 1~2일밖에 내려가지 못해 고민이다. 일단 서울에 있어도 화상회의 시설을 이용해 직원들과 얼굴을 자주 마주하려고 한다. 국회일정이 끝나면 업무보고를 과장이나 사무관이 직접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렇게 자주 보고 틈틈이 애로 사항도 듣고 해야지. 예전엔 이메일이나 페이스북, 트위터를 활용했는데 지금은 좀 조심스럽다.

-메르스 이후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한 소신을 밝혔었다

=복합적인 사안이다. 단편적, 지엽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이 각자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고, 그에 맞는 보상시스템도 함께 마련해야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걸맞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더 고민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병원 간 편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많이 없어졌다. 국민들에게 가까운 곳에서 좋은 의료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

-간병문화 등 감염병 대책은

=우리나라처럼 병문안을 많이 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인식을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원장시절 도쿄의 한 병원을 방문했었는데, 미리 약속이 돼 있지 않아 아는 사람(의사)조차 보지 못하고 온 적이 있다. 병실은 고사하고 엘리베이트 접근조차 불가했다.

-최근 제약단체와 만났는데

=현장에 어떤 어려움들이 있는지 들어보려고 만났다.

-한미약품이 '잭팟'을 터트리면서 새삼 제약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제약산업 육성에 대한 생각은

=제2, 제3의 한미약품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엔 임상단계에서 기술을 팔았다. 3상까지 무사히 마치고 상품을 팔면 더 엄청날 텐데, 우리 제약기업들이 아직은 거기까지 못가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R&D 분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약가제도에 대한 불만이 많다. 그만큼 보건의료전문가인 장관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다

=전 세계적 보험약가제도를 검토하고, 가격을 비교하는 ‘툴’을 만들어 보라고 해놨다.

정 장관은 지난 20일 제약관련 단체장들과 만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이 아직도 국회서 공전 중이다

=우리나라 국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법안이다. 의료영리화와 상관없다. 청년 일자리, 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고, 사실 정치적 이슈도 전혀 없다.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는 입법안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과거에는 공대 졸업한 사람이 우리 국민의 먹거리를 만드는 데 많이 기여했다. 그 다음 세대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다 의료계로 왔다.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의료인들에 국부창출 의무, 그것을 달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의료산업화라고 하는데. 의료산업화와 의료영리화는 다르다.

-원격의료법안은 상정조차 안됐다

=지금 진행 중인 시범사업처럼 특수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이 데이터를 기본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근거자료가 필요하고, 그래서 하자는 것이다. 한국은 의료영리화되면 더 어려워진다. 영리화는 우리에게 필요없다. 너무 걱정하는 것 같다. 전혀 그럴(의료영리화) 생각이 없는데.

-의료계도 '안티' 프레임이 확고하다

=걱정해서 그러는 것인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의료법개정안에도 동네의원에서만 하게 돼 있지 않나.

-의료계 일각에서도 발전된 IT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맞다.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원격의료는 공공의료를 완성하는 단계다. 도서벽지 오지에도 의사가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이것을 우리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발달된 IT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시범사업도 반응이 좋다.

대형병원이나 특정의료기관 쏠림현상을 걱정하는데, 원격진료에 걸리는 시간을 대면진료와 비교해 보면 안다. 원격으로 1명 진료하는 동안 대면으로 3명 정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보험수가를 3배 맞춰 줄 순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병원이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수익적인 이득이 없으니 동네의원 중에서도 수익이 좋은 의원은 유인할 동기가 없다. 의료수출 측면도 보자. 미국 등이 원격의료 분야에서 치고 나가고 있다. 우리가 먼저 그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놓치면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 자꾸 왜곡되게 생각하고 현실에 있지도 않은 일을 앞으로 일어날 것처럼 말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 결국 만나서 얘기해야 방법이 찾아질 것이다. 그래서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에게 맨 먼저 말한 게 의료계와 대화채널을 재개하라는 것이었다.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대화해서 오해를 불식시켜가고자 한다.

-직능간, 직역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타협은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조금씩 양보해야 가능하다. 각자 기득권만 주장하면 무슨 협상이 되겠나. 기득권이 더 많은 사람은 양보하고, 적은 사람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선에서 적정한 선을 찾아야 하는데, 서로 가진 것을 하나도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는 안된다. 의료계 만났을 때도 ‘여기 계신 분들이 기득권을 가진 분들이다. 국가 전체적인 틀에서 좀 크게 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씀 드렸다. 솔직히 와서보니까 (복지분야에) 어려운 사람 너무 많더라.

-복지부 밖에서 봤을 때와 지금 장관이 되고 나서 직면한 복지부, 뭐가 다른가

=각 단체에 계신 분들을 일주일 정도 명예공무원으로 근무하도록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막상 일해보니까 ‘밖에서 보는 것과 너무 다르구나’ 하는 점을 실감했다. 병원장 시절엔 자꾸 병원만 쥐어짠다고 생각했는데, 정책을 펼 때는 각 분야별로 균형을 맞춰 가야지 어느 한쪽을 향해서만 펼 수는 없겠더라. 밖에서는 왜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느냐고만 생각했는데 안에 와서 보니까 ‘이게 이렇구나’ 싶다. 그래서 단체에 계신 분들이 하루라도 근무하게 해보는 방안까지 생각해 본 것이다.

-의료기관은 여전히 불합리한 규제가 많다고 이야기 한다

=의료기관 현실은 잘 알고 있다. 불합리한 것들은 고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관에, 보건산업정책국장까지 외부인사 영입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있다

=타 부처와 교류는 계속 있었다. 개인적으로 희망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니고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뜻이 담긴 것 같다. 복지부로 왔으니까 이제 복지부 사람이다.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해 보인다.

-보건복지 복수차관 도입은

=분야가 다양하고 넓다보니 그런 요구들이 있다. 다만, 정부 조직 확대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필요하다고는 보는데 조금 더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

-의약계에 당부 말씀

=결국 우리 목표는 국민건강 증진이다. 이를 위해 잘 협조해서 서로 필요한 건 도와주고, 보충해주고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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