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병원에 의한, 병원을 위한' 저가구매인센티브
- 데일리팜
- 2013-12-06 0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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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정부, 인센티브 안주는 새 상환제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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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장관 취임으로 복지부 업무도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면서 '보험의약품의 시장형실거래가 상환제도(일명 저가구매 인센티브제)'가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 것인지 의약계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예 기간을 더 두고 새 상환제를 모색하게 될 지, 아예 폐지한 후 새 제도 개발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게 될 지 현재로선 미지수기 때문이다.
병원협회를 제외한 모든 보건의약 단체들은 신임 문 장관이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라는 점에서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를 약가인하를 견인하는 장치로 인식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하고 있다. 더 정확히는 정상 작동이 난망해 2년동안이나 유예됐던 이 제도가 문 장관 취임을 계기로 다시 살아나 시행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보건의약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가 도입했던 '저가구매 인센티브 상환제'는 이미 문제 많은 정책으로 평가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를 용도 폐기하고 '새 상환제'를 모색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가 고쳐 써 볼 요량으로 용역연구를 발주해 이런 저런 대안을 마련했다지만, 애초부터 잘못 설계돼 틀어진 골격이 근육 몇 조각 덧붙인다고 해서 꼿꼿이 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병원과 약국 등 요양기관이 보험의약품을 상한액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면 그 차액의 70%를 요양기관에 인센티브로 주는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는 한마디로 '병원의, 병원에 의한, 병원을 위한 제도임'이 여실히 입증됐다. 김성주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 제도에는 상급종합병원 등 병원이 절대적으로 참여했고, 전체 요양기관의 95%를 차지하는 의원과 약국의 참여율은 10% 미만에 불과했다.
일괄약가인하…오리지널-제네릭 동일가 정책의 효과 살펴야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전체 인센티브 지급액 2399억원 중 대형병원이 2143억원을 가져갔다는 점이다. 병원(6.4%) 의원(1.7%) 약국(0.1%)에게 돌아간 인센티브는 조족지혈이었다. 이 제도가 약가 인하를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봐도 문제가 많다. 왜냐하면 이 제도 시행 후 약가인하로 인한 건보재정 절감금액보다 인센티브로 나간 돈이 더 컸기 때문이다. 약가인하를 유인해 보험재정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는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보험재정을 나쁘게 만드는 제도로 변질됐다. 배보다 배꼽이 큰 전형이다.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는 '시장 자율경쟁적 요소를 갖춘 제도'로 보이지만 착시일 뿐이다. 슈퍼갑이 을을 뒤흔들어 가격을 깎아 내리는 것도 모자라 대형병원들이 의약품의 위치를 재배치하는 인위적 현상도 유발시킨다. 싸게 산 차이가 큰 만큼 인센티브가 커지는 특성상 대형병원들은 늘 새로운 사냥감(의약품)을 찾아 대체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 자율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정책은 '오리지널-제네릭 동일가 정책'이다. 제네릭사들은 시장환경을 보아가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슬금슬금 가격을 내리고 있다.
정부는 병원협회를 빼고 의사협회, 약사회, 제약협회, 신약개발연구조합, 도매협회, 경실련 등 저가구매 인센티브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단체가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제도를 굳이 끌고가서는 안된다. 정부는 이 제도를 폐지하려면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따져보자면 일괄약가인하나 오리지널-제네릭 동일가 정책이 이미 저가구매 인센티브제의 목표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또 보험약품 상환제와 저가구매인센티브를 같은 제도로 혼동해서는 안된다. 보험약품 상환제는 움직일 수 없는 헌법같은 골격이고,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는 보험약 상환제의 한 가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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