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창고형약국 1호, 250평 규모인데 약사는 1명
- 강혜경
- 2025-10-02 14: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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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전주 중화산동 테라메디약국 가보니...
- 진열장 곳곳 휑…'가격 마찰'에 가격표 재부착
- 사입가 미만 판매·같은 약 다른 가격…무자격자 판매 고발 염두
- "약사회, 왜 가격경쟁에만 매몰되나…약사회 역할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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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는 테라메디약국 외에 370평 규모의 초대형약국이 개설을 준비 중이어서 앞으로 창고형약국간 같은 지역에서 경쟁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기약, 해열진통제, 소화제, 파스류 등 효능·효과별로 구분돼 있기는 했지만 앞서 선보인 메가팩토리약국 처럼 오래 공들인 인테리어나 진열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타이레놀 10T 2300원, 다제스 30정 4800원, 프렌즈아이드롭 아이스 4500원, 텐텐츄정 120정 1만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은 소비자들을 유인할 만 했다.
◆약국은 250평, 약사는 1명= "9살 아이가 먹을 수 있는 해열제는 뭐가 있나요?", "효과 좋은 알레르기약이 어떤 거예요?" 소비자들의 질문에 약사는 연신 250평 약국을 홀로 누비며 응대에 나섰다. 별다른 질문이 없을 때는 4군데 계산창구 옆에 서서 고객들의 질문에 응답하기도 했다.
이 약국에 등록된 약사는 개설약사 1명이 유일하다. 약국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약사 1인이 하루 12시간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약사 1인당 처방전 75건이라는 차등수가제와 달리, 일반약의 경우 이같은 조건이 전무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약사는 구인공고를 올렸지만, 지원자가 없다고 답했다. 월 700만원대 급여에 더해 숙식, 차량까지 지원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아직까지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는 것.

가격은 개별 품목별로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취급 품목수가 많다 보니 동일한 품목에 각기 다른 가격이 붙는 오류도 포착됐다.

이 약국은 사입가 미만 판매로 고발되기도 했다. 잇치와 아로나민골드 등 일부 의약품 판매가격을 잘못 책정해 사입가 미만으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현재 두 품목은 모두 가격이 조정된 상황이다.
지역 약사회는 사입가 미만 판매뿐 아니라 무자격자 판매, 복약지도 미비에 대해서도 고발에 나섰다. 사실상 소비자들이 고른 의약품과 의약외품을 창구에서 비약사인 직원들이 결제하는 구조다 보니 약사의 개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무자격자 판매'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창고형 약국의 저가판매, 제약사도 난감= 250평 약국은 소비자들이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기에도 좁은 감이 없었다. 오히려 수백개에 달하는 철재 진열장이 휑할 만큼 공간적 여유가 넘쳤다.
약사는 "순차적으로 약이 들어오는 중"이라며 "점점 더 품목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약사는 제약사의 공급 거절로 인해 일부 제약사,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취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주문이 불가한 경우도 있다. 이 약사는 "제약사에서 담당자 재량에 맡기다 보니 영업 담당자들의 고충도 적지 않다.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거래를 트지 않거나, 품목을 선별해 주문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가격적인 부분 역시 제약사의 입장을 반영해 계속해 수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해 제약사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대형약국이 연달아 생겨나면서 가격적인 부분을 놓고 지역 약국들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초도주문 물량이 많아 구매수량당 할인 정책 등이 적용되다 보니 저가정책을 고수하는 부분에 대해 제약사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설된 일부 창고형 약국에 대한 면대설도 주목하는 포인트다. 거래시 담보나 신용조회 등 절차를 거치고는 있지만 자칫 부도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제약사의 손해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플래너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다시 약국에 발을 딛게 된 그는 "비유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소매업의 기본 생리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도매 격인 새벽 시장에서 얼마나 좋은 가격에 좋은 물건을 떼오는 지가 농수산 소매업의 핵심인 것처럼, 약국 또한 마찬가지"라며 "제약사가 선보이는 프로모션을 통해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경영의 핵심이다. 대상이 약이라고 해 고귀해야 한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전 약국을 운영하면서도 약사회와 마찰이 있었다. 2000년대 중반 당시 약국을 운영하면서 일반약을 복약대 밖으로 빼놓은 것과, 소아 조제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통창 오픈형 조제실을 도입했다가 주변 약국의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로 지역 약사회와 갈등을 빚기도 했던 것.
그는 "선진화된 약국, 약사에 대한 고민 없이 기존 약국과 다른 형태의 약국을 악으로 분리하고 매도하는 격"이라며 "왜 약사회가 가격에만 혈안되는지 모르겠다. 가격 이외에 약사 역할이 무엇이 있을지 등에 대한 고민이 전무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오히려 약사회가 경계해야 할 부분은 창고형 약국이 아닌 '대형규모인데, 복약지도 마저 잘하는 약국'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약사는 창고형 약국의 수명이 길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식자재 마트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가지만 약은 그렇지 않다. 현재는 창고형 약국에 대한 호기심으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길어야 3~5개월일 뿐"이라며 "우리 약국 역시 3개월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도 새로운 게 없다면 소비자들은 '재미없는 약국'으로 인식하게 마련이다. 때문에 진열을 바꾸고, 매달 할 수 있는 이벤트를 고민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고민 없이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약국은 처방조제도 개시할 계획이다. 흘러 들어오는 처방을 응대하기 위해 ATC도 주문한 상황이다. 그는 "무조건 저렴하게 할 수는 없다 보니 가격 민감도는 대형 약국이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비용, 편의 등의 이유로 정해진 틀 안에서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현재의 모습으로는 제대로 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테라메디약국만의 약국 선진화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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