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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리베이트 하는데 아니냐" 친척이 묻지만

  • 이탁순
  • 2012-06-05 06:45:54
  • 약대 졸업생은 "제약사 꼭 들어가서 뭔가…" 다짐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과 데일리팜 제약산업부 기자들이 만났다. 사진 위는 왼쪽부터 이상곤, 천제하, 김건 청춘들. 아래 뒷모습 사진은 왼쪽부터 이탁순, 어윤호, 가인호 기자.
스물다섯, 스물여섯. 스물과 서른 경계선에서 희망과 불안을 껴안고 사는 나이, 그 때 우리는 어떤 미래를 꿈꿨을까?

우리나라 제약산업도 갓 지난 스물다섯 청년과 다름없다. 이제야 학습을 마치고 갈 길을 정해야 하는 과도기라는 점에서 졸업 후 진로를 선택하고 고민하는 스물다섯, 스물여섯 나이와 닮아있다.

그래서 불안하다. 한편으로 기대도 된다. 불확실한 미래와 불분명한 선택에 두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다. 아직 꿈 꿀 수 있는 나이기 때문이다.

여기 스물다섯, 스물여섯의 세 청년이 있다. 이들은 약대를 졸업하고 제약업체 취업을 꿈꾸고 있다. 여러모로 부족해 보이는 국내 제약산업은 이 청년들에게는 도전과 모험의 상대일 뿐이다.

대한약사회 #제약산업위원회(이사 조선혜)가 2009년부터 전국 20개 약대 학장 추천을 받은 40명의 약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세대 제약산업 리더 육성 프로그램, PYLA(Pharm Young Leader Academy; 필라)에서 세 청년은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를 보았다.

스물여섯 천제하(덕성여대 약대 졸·현 서울대병원 근무)씨와 스물다섯 동갑내기 이상곤(중앙대 약학대학원 재학중), 김건(서울대약대 대학원 재학중)씨는 필라 프로그램의 인연으로 만나 소중한 우정을 쌓고 있다.

세 친구는 필라 프로그램 일환으로 견학한 일본 오츠카제약의 선진 시설을 둘러보며 국내 제약사도 오츠카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막 출발선상에 선 세 청년과 데일리팜 제약산업팀 기자 3명이 만나 맥주잔을 기울였다.

명목상 인터뷰 목적은 제약산업을 꿈꾸는 이들의 고민을 들어보는 것이었지만, 술자리가 끝나갈 즈음 오히려 세 청년의 긍정적 마인드와 도전정신이 기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청춘은 청춘인가보다. 이탁순기자의 썰렁한 유머에도 청춘 3인은 크게 웃었다.
친척들이 제약사 간다니까 '리베이트 기업 아니냐?'고 걱정해요

이탁순 기자(데일리팜 제약산업팀) - 요즘 제약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리베이트다 뭐다 해서 썩 좋은 편이 아니잖아요. 제약업체 취업을 선호한다 했을 때 주변분들의 걱정이 많았을 것 같은데.

건 -친척분들이 제약업체 가고 싶다고 하면 "거기 리베이트 하는데 아니냐"며 걱정들을 많이 하세요. 제 개인적으로는 리베이트를 많이 하는 건 문제지만, 그 적정선을 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조금만 줘도 뭐라하고, 제약업체도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윤호 기자(데일리팜 제약산업팀) - 그래도 꼭 제약업체에 가야겠다. 그런 생각을 가진 계기가 있었나요?

상곤 - 처음 약대 들어올 때는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적었어요. 하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까 약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러다 필라 프로그램이 계기가 돼 제약업체 취업을 꿈꾸게 된 것 같아요. 제약업체 근무를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게 제 꿈이에요.

건-작년 겨울 일본 오츠카제약을 갔다오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오츠카는 제네릭 위주인 국내 제약사와 달리 거의 모든 제품이 신약으로 무장했더라고요. 그러면서 생각했죠. 왜 우리나라엔 오츠카처럼 잘나가는 제약이 없는걸까? 하고요.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제약업체 근무를 통해 우리나라 제약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이 되도록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하 - 나이가 들면서 뭘해야 할까 생각도 많았고. 그러다 필라를 통해 국내 제약산업을 접하면서 정책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기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약사라는 고정적 이미지 대신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 보고 싶은 생각도 컸고요.

그러나 그들의 고민은 진지했다. 약학대학에 들어간 1차 선택후 또다른 선택의 앞에 펼쳐진 약업계 환경이 만만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과 좋은 직장, 두마리 토끼 다잡을 수 없을까요

가인호 기자(제약산업팀장) - 나이에 비해 너무 어려운 고민을 가진 것 같아요. 개인적인 고민은 없나요? 가령 이성문제라든지…(웃음)

제하 - 제가 작년부터 근무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은 남자직원이 없어요. 한정된 공간에만 일하니 남자 만날 기회가 없어 아쉽습니다. 저도 제약업체 취업을 생각 안 한 건 아니지만 타이밍상 어떻게 서울대병원 약제부에서 일하게 됐네요.

이 기자 - 우리 어윤호 기자는 어때요? 정말 나쁜 남자인데…하하, 다른 친구들은 고민이 뭐에요?

상곤 - 아무래도 진로고민을 가장 많이 합니다. 지금 약대 졸업생들은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배가 부른 것 같아요. 학부시절에는 어떻게 일하는 것이 가치있는건지 고민하지 않다가 막상 취업하고 나니 후회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 주변에도 돈만 보고 취업했다가 금방 때려치는 경우도 많았어요.

어 기자 - 저도 외자사 관계자들과 얘기하다 보면 약사들이 자기개발에 소홀히 한다고 들었어요. 특히 영어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상곤 - 약사라는 울타리에 있다보니 미래가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더군다나 약대가 6년제로 개편되면서 현 재학생들은 그런 경향이 더 심한것 같아요. 이렇다보니 취업과 관련된 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를 안 하다시피하고, 저는 그나마 필라 활동을 통해 자극을 받아 더 공부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죠. 하지만 저도 영어는 문제입니다.

가 기자 - 제약업체에 취업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해요?

제하 - 학교에서는 취업현장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것 같아요. 시대는 변하는데 학교가 현장감을 심어주지 못하는 인상이에요.

상곤 - 저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학교 선배들을 많이 찾아갔어요. 뭐, 이런 일 하지마라 하시는 분도 있었지만 이런 만남들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 같아요. 현장 산업약사들과 약대생들을 연결하는 멘토-멘티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봐요.

약가인하 타격받은 제약사가 뽑아놓고 잘랐어요

가 기자 -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요즘 취업현장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제약업체들이 힘들어서….

건 - 인턴을 뽑아놓고 #약가인하가 되니까 보류한 제약사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떨어진 친구들은 약국으로 가거나 다른데로 취업했고, 계속 기다려야 할 지 고민하는 친구도 많았어요.

상곤 - 어려운 시기인 것 같아요. 하지만 약대 6년제가 맞물려 수요가 많으니까 큰 위기감을 못 느끼것 같아요. 외자사같은 경우에는 정말 필요할 때는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기자 - 자꾸 어려운 질문해서 미안한데, 작년 한해 의약품 편의점 판매가 약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잖아요. 뭐, 최종적으로 법안이 통과되긴 했는데, 당시 일반 여론은 약사들이 너무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것 아니냐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았죠. 학생으로서, 새내기 취업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하 - 국민 입장을 봐서는 허용하는 게 맞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을 거라고 봐요. 시간과 공간적 제약도 필요하고요. 너무 빨리 허용하지 말고 천천히 했으면 좋겠고, 대신 약사들은 기존 학문만 고수하지 말고, 복약지도 질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상곤 - 솔직히 얘기하자면 약사들도 일반 국민 여론의 성향을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어느정도는 규제를 풀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진지한 걱정과 염려는 이내 화이팅으로 바뀌었다. 각자 도전과 모험을 즐긴후 다시 만나자며 건배를 하고 있다.
가 기자 - 제하 씨를 제외하곤 두 친구는 대학원생이라서 경제적으로 어려울 거 같은데, 어떻게 해결하죠?

건 - 주말에 의정부에 있는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경제적으로 100%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부담을 덜어주죠. 상곤이도 마찬가지고요.

사람들 행복하게 만드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이 기자 - 상곤 씨는 학교 축제 때 MC를 본다고 하는데. 끼가 남다른 가봐요. 어릴 때 꿈은 뭐였어요?

상곤 - 개그맨 하하. 어릴때부터 사람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주는 게 좋았어요. 앞으로도 꿈고 그렇고요.

이 기자 - 제하씨랑 건이씨는?

제하 - 전 화가였어요. 지금도 동아리에서 취미활동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앞으로 제 개인전도 열거구요.

건 - 전 컴퓨터, IT업종에서 일하는 거였어요.

가 기자 - 앞으로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제하 - 방금 말했듯이 미술 개인전 열고 싶고요. 스페이나 터키같은 남유럽도 여행하고 싶네요.

건 - 저도 여행이요. 예전에 인도에 가서 신선한 느낌 받았었는데, 기회 있으면 아르헨티나나 칠레같은 남미도 가고 싶어요.

어 기자 - 앞으로 꿈은 뭐에요?

상곤 -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건 - 제약업체에 들어가서 국가에 크가 이바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제하 - 전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더 크게는 #WHO같은 국제기구에서 일도 하고 싶고요.

가 기자 - 우리가 오늘 바쁜 청춘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던 것 같네요. 앞으로 제약업계 현장에서 또 만났으면 합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요. 빠이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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