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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 조제료 퍼주기" vs "진료비 폭증…총액제"

  • 김정주
  • 2011-01-06 17:40:12
  • 국회 토론회서 의약사 갈등 표출…김진현 "역시나 집단 이해적"

의약분업 10년을 평가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국회 토론회 자리에서 분업으로 야기된 부작용에 대해 의약사 간 떠넘기기식 발언들이 오가며 상호 대치를 이뤘다.

6일 오후 4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약분업 자유토론에 참석한 의약사 패널과 방청객들은 제도 부작용과 원인 등을 놓고 예정된 시간을 초과하면서까지 난상토론을 벌였다.

의사협회 이혁 보험이사는 "의약분업 시행 10년이 지난 지금 당초 취지 가운데 해결된 것은 뭔지 묻고 싶다"면서 "환자 불편은 증가했고 대체조제, DUR, 환수 등과 관련한 일련의 진료권을 제약하는 제도들이 모두 분업을 기전삼아 도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이사는 현행 건보재정에서 부과되고 있는 약국 조제료에 대한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조제료가 21조인데, 조제내역서는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가 '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지출됐는 지' 알 길이 없다"면서 "이 돈이 긍정적으로 쓰였다면 환자들의 보장성 강화에 보탬이 됐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성분명 처방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이사는 "가장 기본은 환자의 안전과 약화사고인데 이 같은 안전성에 대한 언급은 그 누구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분업은 조제 부분만 약사에게 위임한 제도인 데 성분명 처방을 말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협회 이송 정책이사는 "의약품 재평가도 하는데 의약분업 재평가는 왜 못하겠냐"면서 "소비자가 배제된 잘못된 제도는 돈이 들더라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약 카운터 밖 판매에 대한 권용진 교수의 주장에 공감을 표하면서 "약국 진열장 비용 등 사회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 우려하는데 판매대 바꾸는 데에는 얼마 안 들 것"이라면서 "이제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돌려줘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방청객으로 참가한 좌훈정 전 의협 대변인도 "경실련이 일반약과 일부 약국 외 판매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같은 맥락에서 환자의 편의성을 생각해 볼 때 최소한 장애우와 중증질환자 등을 위해서라도 선택분업을 논의할 생각은 없는 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약사회 신광식 보험이사는 권 교수의 발제에 대해 "분업 이전 약국에서의 직접조제를 불법진료로 규정하고 이를 부당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한 논리"라고 반격을 시작했다.

신 이사는 성분명 처방 문제에 대해서도 "상품명 처방이라는 의사의 이익과 관련, 주장을 강화시키기 위해 생동성시험에 대한 부당한 덧 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비틀었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약사회 박인춘 부회장은 "약사들이 가져간 이득이 21조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의사들이 가져간 이득은 240조가 돼야 하는 것이냐"며 지나친 확대로 여론을 호도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약사들이 가져가는 돈은 8000억 수준인데 이 것이 마치 전체 건보재정 파탄의 원인이라는 식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늘어난 진료비에 대해서는 왜 언급이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약사회 이광민 정책이사 또한 "전체 재정에 조제료 비중은 매우 적다"면서 진료비 증가로 인한 재정 문제를 언급했다.

이 이사는 "대체조제를 환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하고 있다는 주장도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오히려 분업 이후의 재정문제를 해결키 위해서는 총액계약제 등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등을 함께 거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서울대 김진현 교수는 "양 측 모두 소비자 입장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긴 하지만 구체적 내용은 역시 각 집단에 동조하는 정책 제안들만 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김 교수는 "분업으로 항생제를 의사 처방으로만 복용할 수 있도록 관리기전이 마련된 것, 소비자 주권 실현 등은 일정부분 성과가 있다고 본다"고 평했다.

그러나 분업으로 야기된 재정 문제를 논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의약사 비협조에 대해 반문하면서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교수는 "아는 바와 같이 분업 당시 각 집단들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는데 그것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원칙 없는 수가 인상이 있었고 소비자가 부담키 힘들 정도의 재정증가가 수반됐다"며 "의약사들의 협조가 제대로 됐다면 무리한 재정지출이 완화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사가 분업의 기본정신에 동의한 만큼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협조했다면 무리한 수가인상을 강행해가면서까지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고 현재의 재정압박도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김 교수는 "분업을 보완하기 위해 아직까지 취약한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시키기 위해 처방전 2매를 의무적으로 발행하도록 하고 조제수가 비중을 조제료가 아닌 복약지도 중심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의료계의 일반약 편의점 판매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비치면서도 직능분업 주장에 대해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정상비약 수준의 편의점 허용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직능분업은 그렇지 않다"며 "환자 선택권을 명분 삼아, 얼핏보면 그럴듯 하지만 현 상황에서 직능분업을 하게 되면 분업의 목적인 의약품 오남용 방지와 동떨어지게 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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