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죄 없는 규제 갈등만 야기
- 최은택
- 2010-01-25 09: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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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협회는 최근 회원 제약사들로부터 처방사례비나 기부금 등을 강요한 병의원 리스트를 접수받고 ‘악성거래처’들을 선별해 행동에 나섰다.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업계의 상황을 안내하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계도 자정해 달라는 취지다.
의료계는 발끈했다. 실제 일부 병의원에서는 제약협회와 영업사원들에게 항의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협회 좌훈정 대변인은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라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상응하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제약협회와 제약업계의 이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공정위의 리베이트 조사와 처벌이 이어지면서 2008년에는 기부금을 주지않겠다는 공문을 병원에 보낸 적이 있고, 학회 홍보부스 입정비용의 상한선을 정하기도 했다.
‘고장난명’이라. 하지만 제약계의 이런 노력들은 의료계와 협의에 의해 이뤄지지 않은 것이어서 손바닥을 맞부딪치지 못했다. 제약업계와 의료계 각자가 ‘마이웨이’를 불렀던 거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약업계에 대한 정부규제는 계속 이어졌다. 최근 공정위가 개정승인한 공정경쟁규약이 대표적이다.
제약업계는 또 최근 복지부가 ‘가나톤’ 제네릭사들에 대해 강력히 규제할 뜻을 내비치자 영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제약업계 내부 경쟁도 문제지만 여전히 댓가를 요구하는 의료계의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고 토로했지만, 정부를 향한 하소연에 그쳤다. 그 울림이 의료계에까지 미치지 못했다.
이번 ‘악성거래처’ 공문은 불가피한 선택의 일환, 고육책이었던 셈이다.
아직 표명화되지 못했지만 제약업계와 의료계의 이번 갈등국면은 정부가 방치한 측면이 없지 않다. 리베이트 쌍벌죄 부재가 그 핵심이다.
복지부는 최근 미발표된 TFT 개선안을 통해 리베이트 수수 당사자 모두를 강도높게 처벌할 뜻을 내비쳤다. 물론 이 것이 현실화되기까지는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착목해야 할 대목은 쌍벌죄가 조기 도입되지 않는 이상 제약업계의 외로운 싸움과 내홍은 이러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우월적 지위에 선 의료계의 행태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쌍벌죄 도입은 또한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제약업계와 의료계간 긴밀한 협의를 추동할 수 있을 것이다.
폭풍전야처럼 보이는 이들의 갈등국면이 새삼 쌍벌죄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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